노래에 희망을 담아 나눔과 봉사를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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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희망을 담아 나눔과 봉사를 꽃 피우다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1.11.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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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혼기에 대학교 교단에서 노래를 노래하다

한 노교수가 교단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는 노래를 이렇게 38년이나 불러왔지만 음악을 가르치는 교수도, 가수도 아니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다. 그가 수업 중간 중간에 부르는 노래는 아름다운 선율로, 때론 희망의 메시지로 학생들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노래하는 노교수는 제자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나눔과 봉사를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38년간 이어져 온 노래인생
남서울대 교양과정부 박재진 교수는 노래를 38년간 불러왔다. 그의 노래는 희망과 봉사 그리고 나눔을 위한 사랑의 노래였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활동을 과거 은행원 시절부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기업은행 삼성동 지점장으로 부임한 후 ‘문화마케팅’ 영업방침을 내세웠다. 은행이 금융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면 좋겠다는 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었다. 고객을 위해 혼자서 작은 콘서트 수준으로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기업은행 합창단으로 그리고 외부 저명  인사를 비롯해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콘서트로 점점 진화했다.
그는 이어 ‘3시의 데이트’라는 코너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음악회는 처음 일 년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 열었다. 1994년 5월부터는 자원봉사단체 그린하모니클럽을 창립하여 합창활동을 시작했고, 그가 노래를 한 건 같은 해 11월부터였다.

박 교수는 삼성동지점 이후 서울 송파지점, 대구 송현동지점, 서울 문래동지점까지 총 4개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했고, 그의 음악회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다만 송파지점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던 음악회를 수요일로 한정하여 ‘수요데이트’로 이어갔을 뿐이었다. 총 503회, 은행원과 고객이 함께 출연하여 독창, 중창, 싱어롱의 프로그램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그의 노래는 계속된다
503회로 콘서트가 끝날 때 그는 은행지점장을 은퇴하고 중소기업 CEO를 거쳐 대학 강단으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지도하는 겸임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학생들을 향해 사랑의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를 이해하지 못하던 학생들도 차츰 그의 진심을 읽고 열렬한 팬이 되었다. 학교에서 그는 이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의 수업은 어려운 편이고 토론수업이기에 토론수업에 익숙치 않은 많은 학생들이 기피하였었다. 그러나 그의 노래는 멀리 퍼져 수업은 항상 학생들로 만원을 이루었고 청강하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로 인기 수업이 되었다.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학생들이 그의 수업으로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유 있는 인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현재 제가 가르치는 수업은 ‘취업과 진로’, ‘인간관계론’ 같은 어렵고 난해한 수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난해한 수업을 2시간 동안 이해하기도 어렵고 견디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내 수업 시간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테니 2시간 동안 수고 많았다는 의미로 노래를 불러주는 것입니다.”

발표가 많고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강의에 지쳐가는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들은 제자들에게 바치는 그의 위로였다. 또한 단순한 지식을 넘어 앞으로 남에게 봉사하고 사랑으로 베푸는 마음을 갖는 박애의 정신을 노래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제자들도 그처럼 작으나마 다른 이를 위해 무언가 봉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그의 교육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그의 노래에는 앞으로도 노래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래하는 은행지점장’에서 ‘노래하는 교수’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는 앞으로 또 다른 일을 하며 노래하는 수식어가 붙은 수식어를 달고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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