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산 스님의 원력으로 가람 불사에 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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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 스님의 원력으로 가람 불사에 혼신
  • 박은영 기자
  • 승인 2011.10.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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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의 대표적 문화탐방지이자, 종교적 현장으로 거듭나고자

사천을 대표하는 성황당 산성의 정취를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선황사이다. 천 년의 기운이 함께하는 사천 지역의 명지(名地)에 자리한 선황사는 지역의 불교문화를 상징하는 본산이자 영험기도도량으로, 지역사회 역사적 전통과 종교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이에 선황사(사천시 정동면 예수리 44-2/055-852-8588) 주지 운산 스님을 만났다.

성황 성지에 자리한 영험기도도량 선황사
선황사가 있는 성황산(城隍山)은 이구산에서 뻗어온 일맥으로, 옛 사천고을의 중심이 되는 읍의 소재지가 산성과 가까운 정동면 고읍리에 있었기 때문에 ‘고읍성’이라고도 불려진다. 성황산의 ‘성황당 산성’은 정상의 산봉우리를 둘러싼 테뫼식 산성으로, 현재는 둘레 약 1,109m, 높이 3.5m의 흙으로 쌓은 성벽이 남아 있다. 기록에 의하면 돌로 쌓은 벽의 둘레는 1,941척이라 하였으며, 성 안에는 샘, 무기고, 서낭신을 모시는 성황단,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태조실록에 의하면 나라 안의 이름난 산과 큰 강, 성황당, 바다섬 등에 작위를 봉하자고 한 기록이 있는데 이때 진주의 성황당(지금의 사천 성황당)이 지리산, 무등산, 금성산, 계룡산, 감악산, 백악산 등과 더불어 호국백(護國伯)으로 봉하여졌다. 이 산성의 축성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근에서 출토되는 기와와 토기조각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며, 1993년 12월7일 경상남도기념물 제132호로 지정되었다.

해마나 음력 10월 金일이면, 사천시에서는 성황당 산성에서 국태민안과 사천시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성황당 산성제를 제관하고 있으며, 이는 제례봉행과 당제무 공연 등으로 진행 되고 있다. “이 때, 성황 성지에 자리한 선황사 또한 구국안민과 사천시의 평안을 위해 봉수대 옆 산신각에서 기원제와 산신제를 함께 봉행하고 있다”라고 운산 스님은 말한다.  

사천의 천여 년 역사와 함께해 온 성황산 성지, 그 명 터에 자리한 선황사는 성지의 역사적 가치와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의 종교적 현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람 불사에 한창이다.   

문화탐방지로서, 사천의 대표 사찰로 거듭나고자
경상남도문화재로 지정된 성황당 산성을 복원하는 사업이 지난 1999년 5월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성곽을 쌓는 1차 공사만 진행되고 국·도비 예산이 제대로 영달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주모 스님을 은사로 수덕사에서 수련하던 중 지난 3월, 주지 소임을 맡고 선황사에 오시게 된 운산 스님은, 천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여 문화적 가치가 높은 성황당 산성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21세기 일류 해양관광도시로의 도약하고자 그 기틀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사천시의 가장 잠재력 높은 관광 자원이 성황당 산성이다. 이를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복원 개발하여, 이곳을 찾는 등산객및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천의 대표적 명소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지금도 성황당 산성의 곳곳에는 과거의 기와와 토기조각 등의 유물이 출토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황사 소유의 절터에서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절의 증축 및 개축이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신도회를 구성하여, 법의 허용 범위 내에서 부처님의 가람을 불사함으로써, 과거 성지에 자리한 영험기도도량으로서의 명성을 중흥하고자 하는 운산 스님은 “성황당 산성을 성역화하고 복원하려는 시의 움직임이 함께 이루어져, 선황사와 산성이 사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종교적 현장이자 여가 공간 및 위락 공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인다. 운산 스님은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성황당 산성을 오르는 도로부터 정비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에는 절터에 탑이 있는 기도처를 불사할 계획이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행하라
“불교의 흐름이 과거에는 소승불교에서 대승불교로 흐르다, 오늘날에는 생활불교가 강조되고 있다”라고 말하는 운산 스님은 “대웅전의 부처님이 과거 법당 중앙에 있다가 지금은 벽으로 물러나 있는 것 또한 좀 더 많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이유에서이다”라고 덧붙이며 불자의 삶 속에서 바른 실천을 강조하는 생활불교의 가치를 일깨운다.

또한 “부처님의 불상은 현상일 뿐, 이를 보면서 스스로 깨닫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는 운산 스님은 “인간은 스스로가 가장 높은 줄 알며 그 아상이 갈등의 시작이 된다. 모든 아상과 탐진치를 내려놓고,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율법적이거나 형식적인 것보다도, 근본과 평등을 강조하는 운산 스님은 절의 공양보살이나 불자들이 밥상 아래에서 식사를 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또한 “사는 동안이 지옥 같다가, 사후 극락에 간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강조하는 운산 스님은 인간의 능력으로 현세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부처님의 말씀으로 지역민을 제도하는데 여념이 없는 운산 스님은, ‘네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하라, 대신 그것이 네와 중생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깨달으면 곧바로 다른 길을 향해 나아가라’는 은사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성황 성지의 영험기도도량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종교 현장으로 선황사가 거듭나기 위해 가람 불사에 혼신을 다하고 계신다.

스님의 ‘뜻’에 힘이 되어주고 있는 선황사 신도회 김양수 회장과 정영목 사무국장을 비롯한 신도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운산 스님. 스님의 원력과 지역 불자들의 성원 속에서 사천의 성지 성황당 산성에 자리한 선황사가 옛 명성과 전통을 중흥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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