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대한 애정, 법률서비스로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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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대한 애정, 법률서비스로 답하다
  • 공동취재단
  • 승인 2011.10.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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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의 밀알이 된 어느 법률가의 어젠다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한마디로 요약할 때 쓰는 말이다. 36년 동안의 식민통치와 동존상잔의 비극을 딛고 IT강국, 한류열풍의 중심으로 올라서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결과가 이 한마디에 모두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왜곡된 함의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한강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는 강인데, 마치를 이를 중심으로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수많은 노동자, 농민, 기업인들이 지방 각지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그 결실은 결국 한강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각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값진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이 많으며 그들이 있기에 지방경제의 미래는 기대해볼만 하다.

어느 건설·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어젠다
“수도권의 지나친 발전은 한 나라의 장래를 고려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광주의 경제규모는 다른 광역시에 비하여 너무나 열악한 상황입니다.”

광주광역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재훈 변호사는 지역 양극화 현상에 대해 토로하듯 말문을 열었다. 실제 그의 말대로 최근 몇 년 사이 광주지역의 상당수 중견업체들이 부도상황에 내몰렸고, 그로 인해 다름 아닌 광주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부터 이러한 지역양극화에 대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체감하기에는 그 온도차가 크다는 것이 심 변호사의 이야기였다.
그는 <법무법인 구성원변호사>로 출발해 그곳의 대표변호사를 거친 후 현재는 건설 및 부동산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인증을 받은 후에는 <심재훈·최지현 변호사사무소>를 운영하며 건설 및 부동산 분야 이외에도 민사를 비롯한 형사, 행정 등의 사건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심재훈 변호사가 건설과 부동산과 관련된 사건을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그가 말하는 지역양극화, 지역균형발전 어젠다는 사뭇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 그가 소위 ‘돈이 되는’ 세무나 형사사건보다 건설과 부동산 사건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광주?전남의 경우 전국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어서 환경문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된 곳입니다. 그런데 광주에서 10층 정도 되는 빌딩을 건축하는데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3번 정도 바뀌는 과정에서 발주자와 시공사가 부도가 나고 경매문제, 하도급업자들의 인건비와 자재대금이 지급되지 못한 상황, 담보대출의 어려움, 공사업자들의 유치권행사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는 건물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심한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며 건설과 부동산으로 파생된 문제를 연구하며 각 현장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로서는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역이 균형 발전하는 데 있어서 건설과 부동산 문화의 올바른 정착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러한 남다른 포부와 열정이 심 변호사의 전문성을 훌쩍 키워놓았다.

발로 뛰며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려
시민은 물론 각 기업과 군청 등 각계각층에서 문의해 오는 관련 사안에 대해 자문을 주저하지 않는 심재훈 변호사. 그의 꼼꼼하고 섬세한 일처리는 이미 지역 내에서 정평이 파다했다. 그 명성의 원동력은 서류에 그치지 않고, 발로 뛰며 끊임없이 현장을 확인하는 부지런함에 있었다. 사건과 자문에 있어서 사례분석을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확한 변론과 자문을 위해 건물의 구조, 규모, 특히 설계도면을 통해 꼼꼼하고 세밀하게 체크해 나간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현장조사를 하면서 비디오나 사진촬영을 하거나 특별한 검사 기구를 통한 검사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무소와 고문 계약을 체결한 건축사의 자문을 받기도 하지요. 이와 함께 하자담보기간 등 제척기간, 각종 계약서의 약정기간, 보증기간 등 법률상 기본사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언제나 애를 쓰고 있답니다.”

이렇듯 심 변호사가 현장을 누빌 수밖에 없는 것은 건설 및 부동산 관련 대법원 판례가 그리 많지 않다는 법률적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그는 그동안 담당했던 하급심 판결문과 각종 하급심 관련 판례들을 수집, 감정함에 있어서 감정사항점검표와 하자일람표 등을 유형별로 작성하고 사례화해 데이터베이스화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 향후 사건에 대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밀알이 되어
역지사지방하착(易之思之放下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며 지나친 집착을 버린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가다듬는다는 심재훈 변호사. 하지만 상담인과 의뢰인들을 위한 사건에서는 ‘법률 전문가로서의 집착’이 도드라지게 된다.
숱한 그의 변론사(辯論史)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는 한 사건이 심 변호사의 끈질김과 섬세함을 대변해 주고 있다. 한 번은 우리나라 굴지의 금융회사가 자신의 직원이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을 때 잘못된 점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였다고 지난 문제를 들추어 그 직원에 대하여 파면처분을 하고 사기죄로 고소한 사건을 맡은 적이 있었다.

사건기록이 3,000여 쪽에 달하고 1심에만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결국 그는 법정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아내고 의뢰인을 복직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의뢰인의 결백을 증명해내기 위해 재판이 진행되는 1년 동안 증인을 찾아다녔으며,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변론요지서를 작성하는 등 열정의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 사건변론에 힘을 쏟았노라 회고했다.
“재판부로부터 무죄판결이 떨어지고, 의뢰인의 억울함이 해소되었다고 판단하는 순간 그야 말로 가슴이 그득하게 차오르는 게 느껴지더군요. 그 보람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지금도 그때의 열정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열정과 의지 그리고 섬세함으로 뭉친 법률가 심재훈. 그가 꿈꾸는 목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부와 명예를 좇아 모두가 서울로 향하는 동안 그가 지역에 남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광주의 지역경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업체의 유치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여겨집니다. 위와 같은 유치나 지원이 있기 위해서는 우리 시민의 의식변화와 철저한 사업계획 및 기획, 그리고 합리적인 주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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