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고 또 바꿔라” 생활 패턴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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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또 바꿔라” 생활 패턴이 빨라졌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1.10.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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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화장품, 의류 등 교체주기 빨라져…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세월이 변화함에 따라 생활 유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생활 유형이 바로 ‘패스트(Fast)’. ‘패스트푸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패스트패션이 의류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폰은 물론, 화장품까지 점차 생활 속에서 패스트현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쇼핑을 하다보면 가끔 기획 상품으로 몇 천 원에 판매되는 옷들이 많이 있어요. 가격이 저렴해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별로 맘에 들지 않아도 굳이 교환이나 환불은 하지 않아요. 유행하고 있는 옷을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인터넷 쇼핑을 통해서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죠.”
최근 이모 씨처럼 인터넷을 통해 패스트패션을 쫓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제 떨어지거나 망가지면 버린다는 개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란 유행에 따라 빨리 바꾸어서 내놓는 옷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써 시즌별 유행 개념은 점점 사라지고, 요즘은 유행의 순환 주기가 빨라져 거의 주 단위로 새로운 스타일의 옷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행도 쫓고 가격도 저렴, 패스트패션시대
싼 맛에 사서 한두 번 입고 버리는 게 특징인 패스트패션은 10대와 20대 여성들에게 크게 각광받고 있다. 패스트패션을 선도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들어가 보면 티셔츠 한 벌에 1,000원, 바지 한 벌에 3,000원 하는 초저가 상품들이 즐비해 있다.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 옥션, 지마켓, 디앤샵 등에서는 티셔츠 한 장이 2,000~3,000원 대의 옷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민소매 같은 경우는 단돈 몇 백 원에 파는 것도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서로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하며 패스트패션 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처럼 패스트패션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신 유행을 쫓아갈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10,000원대의 의류와 1,000원대의 액세서리까지 한 벌 값으로 상하의는 물론 액세서리까지 코디가 가능해졌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노모 씨(24)는 “유행을 따라 갈 수도 있고 철 지나면 바로바로 바꿔 입을 수 있고 가격도 싸다는 게 패스트패션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젊은 남성들과 주부들도 패스트패션에 가세하는 추세다. 값이 워낙 싸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큰 부담이 없어서이다.
모 의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스트패션이 유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유행에 매우 민감한데다 패션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패스트패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패스트패션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명동 거리에 늘어선 보세매장을 둘러보면 몇 천 원대의 의류들이 즐비해 있다. 이처럼 저가상품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패스트패션은 이미 정착한 단계다. 패스트패션 시장이 급성장하다보니 국내·외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스페인과 미국 등의 해외 유명 패스트패션 브랜드 옷이 오픈 마켓과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고, 국내 업체들도 패스트패션을 표방하며 앞 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고 패션 주기가 짧은 편이기 때문에 국내 패션시장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대전화, 화장품 등 생활 곳곳에서도 ‘바꿔 바꿔’
이러한 패스트현상은 비단 패션계에만 나타는 현상은 아니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화장품 등까지 전자, 뷰피업계에서도 패스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년 정도 쓰고 나면 휴대전화를 바꿔요. 1년 이상 가면 흠집도 많이 나고 디자인도 식상해 지거든요. 친구들 중엔 신제품에 눈에 띄는 기능이 있으면 몇 개월마다 바꾸는 애들도 있어요.”
취업사이트 파워잡이 대학 매거진 씽굿과 함께 진행한 ‘휴대전화 교체주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289명의 대학생 중 46.4%가 2년 전후 21.5%가 1년 전후라고 답했다.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휴대폰이 업체들의 ‘공짜폰’경쟁까지 더해지며 교체주기가 짧아진 것.
업계 관계자들은 “휴대전화를 할부로 사고 그 할부금을 다 갚기도 전에 구형이 되는 것이 요즘의 개발 추세”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휴대폰 교체 주기는 27개월로 비교적 짧다.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 즉 얼리어답터들의 정보 공유 역시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도 휴대폰 교체 열풍에 한 몫 했다. 
여성들에게 패스트화장품도 인기다. A업체의 새치 전용 염색제 경우 염색시간을 30분에서 15분으로 줄였다. B사의 제모 제품은 3분 만에 제모가 가능하다. 또 붙였다 떼기만 하면 제모가 되는 간편한 제품까지 나왔다. 15분 만에 각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피부의 빛깔을 나아지게 만드는 젤 타입의 마스크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쉽게 버려져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있어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몇 가지 유행이 변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트렌드가 바뀌다 보니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물건들은 곧 헌 물건이 되어버리고 있다.
장롱 속에 묻혀있거나 버려지는 휴대전화가 매년 2,000만 대나 된다.
패스트패션 의류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품질이 낮아 오랜 기간 동안 입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충동구매를 유발․구매하고도 몇 번 입지 않거나 혹은 가격표를 떼지도 않은 새 옷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에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상당수 패스트패션 제품이 저가라 부담 없이 쓰고 버려 쓰레기를 양산하고 자원낭비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한 보고서는 최근 “패스트패션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환경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잘 입는가’란 이 보고서는 티셔츠와 스웨터 값이 어떤 경우 샌드위치보다 더 싸게 판매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패스트푸드 못지않게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재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심각한데, 패스트패션 열풍이 지속될 경우 의류부분에서의 쓰레기 양산도 사회문제화 될 것”이라며 “패스트패션의 특성상 일반 의류에 비해 재활용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폐기처분할 때 태우든 땅에 묻든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롱폰 이제 꺼내세요”
SK텔레콤 중고폰 안심 매매서비스, KT 그린폰 제도 도입

중고폰 매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휴대폰 교체주기는 약 27개월(해지 및 기변)로 46개월인 일본에 비해 절반 정도로 짧다. 해지의 경우 19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휴대폰 교체가 잦아 연간 발생하는 중고폰은 2,280만 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부분인 2,180만 대는 ‘장롱폰’으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불요금제 및 MVNO(이동통신재판매사업) 저변 확대, 스마트폰 시장의 급격한 성장 등에 따라 중고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중고폰 매매는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개인 간 거래로 이루어져 제품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거래금액의 편차가 커 확산에 한계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이 중고폰 매매 활성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SK 사후 보증제도, 중고폰 성능 검증 등 중고폰 매매활성화 제도 마련
지난 8월19일 SK텔레콤은 휴대폰 구입비 부담을 낮추고, 중고폰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중고 휴대폰 안심 매매 서비스 ‘’을 론칭했다.
SK텔레콤은 연간 150만 대 이상의 중고폰을 기기변경제도를 통해 회수해 왔으며, 이는 해외 수출, 임대폰 활용, 취약계층 기증, 금속 재활용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 신규 또는 기기변경을 신청한 고객 중 중고폰을 이용한 경우는 4.5% 수준으로 중고폰이 실질적으로 재사용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에 SK텔레콤은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중고폰 매매서비스를 마련해 품질보증과 안심거래를 통해 중고폰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T에코폰’을 론칭, 단순히 중고폰 직거래 장터를 제공하거나 매매 중개 역할을 하는 과거 방식을 넘어,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바탕으로 직접 중고폰을 매입하고 재가공하여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게 된다. 더불어 SK텔레콤은 중고폰 거래 최초로 ‘사후 보증제도’를 운영해 ‘T에코폰’에서 구입한 휴대폰도 새 제품과 마찬가지로 14일 이내 교환 또는 반품을 가능케 해 고객이 중고폰을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T에코폰’을 통해 연간 20만 대 이상의 중고폰이 유통될 것이며 ▲MVNO·선불요금제 가입으로 통신료를 줄이려는 고객 ▲휴대폰 분실 고객 ▲단말기 구입비용이 부담이 되는 고객 등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T에코폰’ 서비스를 지난 7월21일부터 한 달 간 시험 운영해 본 결과, 등록된 중고폰 총 80건 중 72건이 등록 일주일 이내 판매되었으며, 지난 해 출시된 스마트폰이 평균 12만 원 선에 거래되는 등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T 그린폰 제도 도입… 친환경 경영에도 일조
KT는 중고폰 양산과 자원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중고폰 매입과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포함한 그린폰 제도를 지난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KT는 그린폰 제도를 위해 공식 온라인쇼핑몰 올레샵(shop.olleh.com)에 중고폰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단말기 사용여부 등 관련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중고폰을 개통하더라도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고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신제품 보다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며 또 연내 출시될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가입시와 비슷한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KT는 기기변경시 고객이 가져온 중고폰을 매입해 그만큼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회수한 단말은 재생해 임대폰 또는 저소득층 지원 스마트폰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6월 중고폰을 개통해 사용하는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폰무브 제도’'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폰무브 제도는 중고폰을 개통해 사용할 경우 매달 사용금액의 20%를 기간제한 없이 적립해 향후 휴대폰을 교체할 때 최대 15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KT 측은 기존 폰무브 제도에 이어 그린폰 제도가 정착되면 중고폰 유통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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