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9일 사직구장에는 반가운 손님 40여 명이 방문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에 위치한 원오사 정관 스님이 운영하는 꿈나무 공부방과 정부에서 운영하는 반송 지역의 방과후 공부방인 든솔학교 학생들이 4년째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는 ‘원오사 꿈나무 장학재단(추)’ 이사인 이대호 선수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2005년 통도사에서 수련 중 현재 원오사 주지인 정관 스님을 만나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음을 얻는 시간을 가지게 된 이대호 선수는 이를 인연으로 지금까지 원오사 교육복지사업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꿈나무 공부방과 든솔학교 학생들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 이대호 선수를 감동시킨 정관 스님의 실천적 복지사업과 그 저변에 녹아있는 스님의 자비 사상을 집중 취재하였다.
스님의 다실, 아이들을 위한 꿈나무 공부방으로
“배움만이 가난을 구제할 길이라고 말하지만, 가난은 배움의 기회조차 주지를 않습니다. 가난하여 꿈을 꾸지도 못하고 희망의 등불을 꺼버린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라고 말하는 정관 스님은 “소외받는 아이들에게 세상의 포근함과 온정의 손길이 전해진다면 이 아이들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이끌어 나갈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꿈나무 공부방’의 설립 목적을 말한다.
반송지역은 1970년대 수정동 고지대 및 조방부지 등 판자촌의 강제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저소득계층 밀집 지역으로 해운대구의 복지예산 중 43%가 집중되는 지역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회주스님이신 명정스님의 부름으로 2008년 주지소임을 맡아 원오사에 오게 된 정관 스님은 지역의 소외계층에 대한 안타까움에 도심 포교와 함께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복지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역의 단 하나 뿐인, 정부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아카데미 ‘든솔학교’의 학습교사로 참여하게 된 정관 스님은 가정형편으로 인해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 학생들의 교육 환경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자 2008년 5월 꿈나무 장학회을 설립하였으며 2009년 3월에는 원오사 요사체 2층의 다실을 개조하여 든솔학교를 졸업해 갈 곳 없는 학생들을 위한 꿈나무 공부방을 만들었다.
“건전하게 놀 곳도, 공부할 곳도 없는 아이들이 꿈과 희망, 용기를 잃지 않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배움을 통해 그 힘을 키우고자 시작한 꿈나무 공부방이 어느덧 3기를 맞이했으며, 꿈나무 장학재단의 후원자 또한 760여 명을 넘어 섰습니다”라고 말하는 정관 스님은 십시일반 힘이 되어준 모든 불자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갈 곳을 잃어 헤매는 모든 이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원오사의 꿈나무 공부방은 전문 교사 및 자원봉사자들의 수준별 교육과 함께 정관 스님의 예절교육, 다양한 체험학습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학용품을 살 돈과 저녁 끼니를 걱정해야 할 아이들에게 꿈나무 장학 재단의 장학금 지급 및 무료 저녁식사 제공 등 실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가난으로 학원에 갈 형편이 안돼서 거리를 배회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찰에 공부방을 운영한지 3년, 이제 제대로 된 학습공간을 아이들에게 마련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정관 스님은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5월, 원오사 부지 내 100평 규모(지하1층 지상 4층)의 꿈나무 공부방 건립 허가를 받았으며, 오는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공부방 건립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 대 바자회를 준비하고 있다.
범어사 무비 큰스님 초청법회 및 산사 음악회, 큰스님 선서화 전시 판매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통해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바자회에 많은 불자님과 지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정관 스님은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뿐만 아니라 갈 곳을 잃어 헤매는 모든 이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도서관이 있는 북카페와 선방을 만들 계획입니다”라고 말하며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 말고 ‘모든 일은 내가 해야만 한다. 나로부터 비롯된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일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인다.

꿈나무 공부방 이 외에도 불교대학 운영, 결손가정 여학생 위생대 지원, 지역 장애아동의 언어치료 후원, 동부산 대학 장학금 지원, 북한 어린이 돕기 등 다양한 실천적 복지사업을 통해 부처님의 교리와 자비를 몸소 실현해 나가고 있는 정관 스님은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는 도심 속 포교 사찰의 본(本)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