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성, 협동의 진리가 강물처럼 흐르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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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성, 협동의 진리가 강물처럼 흐르는 학교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9.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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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지금의 성과는 시작일 뿐”

국경이 사라진 대량 소비시대는 자연스럽게 대량 생산시스템을 요구하게 됐다. 이러한 대량생산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의식주는 물론 정보통신 분야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포괄하고 있다. 그런데 훨씬 이전부터 이러한 시스템이 자리 잡은 분야가 있다. 콩나물시루에 비교될 정도로 비좁은 교실에서 정형화된 교과서에 의해 대량으로 졸업하던 우리의 학생들, 바로 교육 분야다. 장기간의 교육투자로 인해 비좁은 교실은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한 명의 교사가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는 선진국 학교보다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실상 교육계의 대량생산시스템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2“학교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매개소가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만들어지는 배양소에 가깝지요. 사람이 자라기 위해서 다양한 영양분이 필요한 것처럼 학생들의 생각과 마음이 자라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지식과 소양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것을 공급하는 곳이 바로 학교지요.”
신서고등학교(http://www.sinseo.hs.kr/박상남 교장/이하 신서고) 박상남 교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것은 또한 공장의 기계에서 인스턴트 제품을 찍어내듯 학생들을 키워내야 했던 과거 우리 교육계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본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율·책임·창의적 경영을 통한 창의·인성교육’과 ‘맞춤형 교육’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사 한 명당 보살필 수 있는 학생의 수는 여전히 많은 편이지만, 학교의 교육프로그램과 시스템의 정비로 그 맹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출발하게 된 사업이지요.”
박 교장이 이야기한 사업은 자율형 창의경영학교의 중점과제로 개별 맞춤형 진학·진로교육을 설정하고 학생들 개개인에게 진로와 연관된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야말로 학생 개개인의 미래와 희망을 한 포기의 생명을 키우듯 개별적으로 보살피는 뜻 깊은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신서고와 박 교장의 시도는 벌써부터 많은 성과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2006년에 개교한 신설학교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부터 사교육 절감을 위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하여 사교육비 절감 및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켜 2007년에 서울특별시 학력신장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또한 2010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특색있는학교만들기’ 사업학교로 선정되어 체험 중심의 창의·인성교육과정을 운영하였고, 신서미술영재원을 운영한 그 결과 ‘창의인성교육과정 우수학교’ 등 각종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맞춤형 진로교육의 표본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거든요.” 곁을 지키고 있던 김원균 교감이 말을 이었다. 그는 박 교장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서고의 신화를 일궈나가는 또 다른 축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에 선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성장과정 중 가정환경이나 학교교육에서의 교사 역할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학교교육은 졸탁동시(卒啄同時)의 마음으로 학생은 교사를 절대적으로 믿고 그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교사는 학생들의 행동과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함께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김 교감의 이야기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들의 내재된 잠재력과 창의력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도록 입시위주의 서열화 된 교육에서 벗어나 나눔과 배려, 참여와 소통의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고 개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신서고의 창의경영학교는 바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맞춤형 진로교육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중심 맞춤형 교육은 학생선택 중심 교육과정의 운영, 학생 수준별 평가 제도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별 이동수업과 무학년 수준별 방과학교 운영을 통해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학생 모두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별 맞춤형 진학·진로교육은 1학년부터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 상태, 성취도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DB구축을 통해서 학생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적합한 진학·진로 상담으로 학생들이 미래 설계를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인권신장 및 민주시민성 함양교육은 학급별 인권헌장 만들기 및 실천 운동을 통해 학생 상호간의 인격존중 및 나눔과 배려하는 삶을 실천하게 하여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신서고가 자랑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은 진로와 연계한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동아리 중심의 진로 체험학습, 학생 수요 중심 맞춤형 수련활동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의 진로의식 함양 및 진로체험, 인성 수련과 협동정신 함양을 추구하는 결정적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진인사대천명의 소신으로

“교사와 학교 경영자로 40여 년의 세월을 교직의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아이들을 가르치며 돌봄을 즐겁게 여기고 보람을 느껴서 뿐만 아니라 평소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좌우명으로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박 교장은 아무리 하찮은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교육자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학교 경영자로서도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우선시 되는 판단 기준이 학생 교육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최우선으로 꼽고, 업무를 수행할 때는 선공후사의 원칙을 나름 지켜왔다고 자부했다.
“학교에서 중요한 시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할 때는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여 합리적인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민주적인 경영도 소홀히 하지 않으셨습니다.”

박 교장의 교육철학을 함께 지탱하고 있는 김 교감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마치 한 사람처럼 입을 모아 말했다. 인성 교육은 교육의 기본으로써, 반듯한 마음바탕 위에 학력도 재능도 제대로 길러지는 것이다. 인성은 글로벌 인재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실력이며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인성은 충분히 실력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대는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국경이 없는 사회라 일컬어진다. 이런 사회에서 신서고 학생들은 이미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들은 박상남 교장과, 김원균 교감의 ‘사람 중심의 교육철학’이라는 따뜻한 울타리 속에서 이해심과 자발성, 열린 마음, 베푸는 마음 등을 배워나가는 중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학교는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의 장으로 동아리 활동, 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을 통해 타인과 더불어 사는 경험과 기회를 가지는 곳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진리. 신서고에서는 그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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