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경기침체 여파로 서민들의 애환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발(發) 경제위기가 또 한 번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 경기 회복의 기대감은 져버린 지 이미 오래다. 날로 늘어만 가는 한 숨 소리에 ‘먹고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이제는 입버릇처럼 되어버렸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자신의 재정상황을 정비하고, 재테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예금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 투자 상품에 중심을 둔 공격형 포트폴리오로 가야할지 방향을 결정짓기가 쉽지 않다.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다 보니 주식도 펀드도 부동산도 어느 것 하나 투자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어 재테크 전략을 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다. 최근 우리, 신한, 농협 등 시중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기로 하는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서민들은 더욱 기댈 곳이 없어졌다. 지난 6월 말로 가계부채가 876조 원을 넘기자 정부는 어떻게든 줄이겠다며 은행은 물론,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출억제를 요구했다. 1금융권은 8월 동안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해 사실상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난 8월초 미국발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에 짙은 먹구름을 씌웠다. 지난 8월초 미국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타격이 본격화될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국내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무섭게 치솟는가 하면, 미국과 유럽발 위기로 속수무책으로 동반 폭락한 글로벌 증시 때문에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 상태다. 이렇게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다 보니 예금이나 주식, 펀드도 어느 것 하나 투자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허겁지겁 대응하려다 보면 오히려 손실을 키우기 쉬운 법.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기 위기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빚부터 청산해야, 연체보다 치명타
우선 자신의 재정상태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8월20일 우리나라에서 금융거래를 하는 3,900만 명의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을 공시했다. KCB가 공시를 통해 공개한 기준에 따르면, 개인의 신용등급을 매길 때 사용하는 4가지 잣대 중 ‘부채수준’이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이 연체정보(25%)였고, 금융회사별 대출 이용 사실과 활용비율을 보여주는 ‘신용형태’(24%), ‘신용거래기간’(16%)이 뒤를 이었다.
KCB 관계자는 “자신의 소득 수준보다 2~3배 이상 대출이 많으면 신용등급 하락은 피할 수 없다”며 “연체가 있는 상태에서 저축은행·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으면 신용등급이 한 번에 3~4단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달 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한도의 50% 이내로 유지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비해 과다하게 대출을 받았을 때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이다. 그 다음은 연체여부다. KCB 관계자는 “연체한 금액이 많을수록 과거에 연체한 금액부터 먼저 갚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계좌를 발급받고, 카드를 발급하고 해지한 사실까지도 신용등급을 좌우한다. 카드와 대출계좌를 해지하고도 해지한 이력이 5년 넘게 신용등급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남고, 대출금 상환과 카드이용실적은 1년 넘게 신용등급을 판단하는 정보로 남았다.
현금서비스, 할부거래, 마이너스통장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현금서비스와 카드 할부거래는 수수료가 최대 연 30%에 육박하기 때문에 출혈이 상당하다. 만약 할부로 물건을 샀다고 해도 소득이 생기면 선결제 제도를 활용해 수수료 지출을 막아야 한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연 20%이자를 내야 하는 카드 현금서비스로 돈을 빌리고는 재테크 목적으로 연 4%짜리 은행 적금을 붓는다. 은행 적금은 이자소득세(15.4%)를 내기 때문에 실제 손에 쥐는 수익률은 결코 높지 않다. 이처럼 대출과 적금을 병행하는 ‘더블 전략’은 지금과 기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불리할 수 있다.
은행 예‧적금 등 현금 투자로 안정자산을 확보
미국 신용위기로 국내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재테크의 기본인 은행 예·적금과 보험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다. 위험한 자산투자보다 4~5%대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중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연 3.7%로 지금의 물가수준(7월 소비자물가 4.7%)을 고려할 때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월말 54조 원이던 정기예금 실적이 올해 7월말엔 63조 9,000원으로 10조 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7월에도 한 달 새 2조 4,0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정기적금 계좌는 2007년 말 48만 5,000계좌에서 올 7월말엔 71만 8,000계좌로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7년 말 정기적금 계좌는 48만 5,000좌였으나 3년이 지난 7월말 현재 71만 8,000좌로 증가했다”며 “사실 은행 금리가 낮은데다 8월 기준금리 역시 동결되면서 예․적금 실적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카드 포인트와 연계한 ‘시크릿적금’ 등 금리가 비교적 괜찮은 상품들은 여전히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 씨크릿 적금’은 카드포인트를 매월 적금으로 자동 불입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적금이 더 크게 불어나도록 만들었다. 카드 포인트로 자동이체 되는 금액을 포함해 월 200만 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불입하는 2~5년제 적립식상품이다. 매월 최대 5%까지 적립된 카드 포인트를 적금으로 자동불입 해주고, 추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적금과 신용카드를 혼합한 상품을 출시, 예금과 적금 상품 가운데 이렇나 결합형 상품이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다.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정기예금과 적금 각각 80조 4,662억과 2조 5,002억 원에서 지난 7월말 90조 9,061억, 3조 5,702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최고 연 7.0%의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한다고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우리은행의 ‘매직7’ 적금은 지난 8월3일부터 18일까지 17만 1,983계좌가 팔렸다. 연 4.0% 기본금리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만큼 추가금리를 주는 식이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키위정기예금은 우리은행 정기예금상품 중 기본금리가 가장 높다. 금리는 1년 만기는 최고 연 4.1%, 2년제와 3년제는 각각 최고 연 4.2%이며 여·수신과 외환, 카드 등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0.1%포인트 추가 금리를 지급한다. 또 우리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모아포인트와 우리은행 거래실적에 따른 멤버스포인트를 각각 정기예금 가입금액의 최대 1%까지 캐시백해서 정기예금 원금에 합산할 수 있고 정기예금 가입금액을 최대 2%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국민은행의 자유적립식 월복리적금인 ‘KB국민 첫 재테크적금’도 인기가 좋다. 소액예금에 대해 최고 연 5.0%(월복리효과 감안시 최고 연 5.2%)의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가입대상은 만 18세부터 만 38세까지 개인고객으로 저축금액은 월 1만 원 이상~30만 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은 3년이다. 기본이율은 연 4.5%로 월복리효과를 감안하면 연 4.7%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며, KB국민은행 첫 거래 고객 및 스마트폰 전용 뱅킹서비스인 ‘KB스타뱅킹’을 이용하는 고객 등에게 최고 연 0.5%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정기예금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침체에 최근 증시불안까지 겹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매월 2조 원 이상씩 정기예금 실적이 증가하면서 7월말 현재 116조 1,806억 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올 상반기 주가호황에도 올해에만 정기예금으로 9조 9만 546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생활의 지혜 적금’은 생활과 밀접한 거래에 따라 금리우대와 포인트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3.2%로 시작해 금리우대 요건 충족 시 최고금리는 연3.9%다. 또한 생활과 밀착된 신한카드 거래에 따라 포인트 적립이 연간 최고 60만 원이 적립된다.
올 4월 출시한 SC제일은행 자유입출금예금 ‘두드림2U(두드림투유)통장’은 예치기간에 따라 최고 연 3.8%(세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두드림2U통장의 금리는 예치기간에 따라 입금 후 최초 30일까지는 연 0.01%, 31일부터 180일 까지는 연3.8%, 180일 이후로는 연3.0%의 금리(세전)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하반기 금융시장을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동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금의 경우 너무 많이 올라서 한차례 조정이 있겠지만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고 은행 상품의 경우 3년짜리 월복리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함께 가져가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투자, 절대수익률 추구하는 헤지펀드나 ELS도 유리
‘미국발 쇼크’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투자 상품은 바로 주식이다. 연이은 주가 폭락으로 8월 9일까지 6거래일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만 200조 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증시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분할매수가 최상의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단기 저점에서는 거치식이, 고점에선 적립식이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어서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적립식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심할 때는 적립식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선 헤지펀드, 고수익형 ELS 등으로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30~40대들도 늘어나고 있다.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헤지펀드는 재간접 헤지펀드다. 동양자산운용이 6월 말에 출시한 재간접 헤지펀드 ‘동양멀티마켓CTA증권투자신탁1호’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430억 원이 몰렸다.
A증권사 압구정지점 PB는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일 때 헤지펀드로 갈아타는 강남 부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LS는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수연계상품(ELS:Equity Linked Securities) 등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거나 적으면서도 최고 10% 이상의 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이나 채권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2~5배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ELS는 원금보장형 상품과 원금비보장형(원금부분보장형) 상품으로 구분된다. 원금보장형 상품은 기준가격 대비 주가상승률에 따라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녹아웃(knock-out)형 상품이나 원금 또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디지털(Digital)형이 많다. 녹아웃 상품은 해당 주가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아예 만기에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구조로 녹아웃 ELS는 주가 상승 확률이 높은 시점에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양재혁 외환은행 본점 WM센터 팀장은 “현재 주가에서 반토막만 나지 않는다면 연 10% 수준의 수익을 볼 수 있는 ELS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조정을 받더라도 코스피지수가 1100~1000 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적으니, 지금같이 주가가 낮아진 상태에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융 쇼크 이후 전 세계 국공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투자 문의도 늘고 있다. 글로벌 채권 펀드의 경우 변동성 장세에서 10% 안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만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 PB는 “강남 젊은 부자 포트폴리오 비중에서 안전자산인 ELS, CTA를 비롯해 브라질 국채나 물가채 투자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국채와 물가채 투자는 수익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덤으로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액보험도 좋은 방안이 된다. 신동일 팀장은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고, 만기 시에는 원금보장이 되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일정부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불안할수록 안전자산인 ‘금’ 투자도 인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루머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 가격은 올 1월 초 온스당 1418.79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 8월18일 1796.40달러로 상승, 순금시세(24K, 3.75kg)는 살 때 24만 6,400원, 팔 때 22만 3,000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물론 각 나라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외환보유액을 달러자산에서 금으로 다각화하는 추세도 금 투자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당장 내년도 금값에 대해선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금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 늘었다. 같은 기간 공급량은 4% 감소했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상품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일 기준으로 14.65%였다. 하지만 그사이 금값이 폭등하며 10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7.86%까지 치솟았다.
금에 투자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실물을 직접 사거나, 금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금 펀드, 금 ETF 등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실물을 직접 판매하는 은행은 국내에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금 계좌 개설은 신한, KB, 우리, 기업은행을 통해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재테크해요” |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말 2,0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월 발표한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608만 명으로 지난 1분기 보다 185만 명, 43.8%가 증가했다.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실적도 512만 건, 2,989억 원으로 지난 1분기에 비해 각각 31.5%, 37.1% 증가했다. 소제목: 편리함과 우대금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