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92년 대선 때 YS에게 3,000억 지원했다"
상태바
노태우, "92년 대선 때 YS에게 3,000억 지원했다"
  • 정대근 기자
  • 승인 2011.08.11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이원조 의원 동원해 비자금 전달

지난 8월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출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캠프의 선거자금 3,000억 원 조성을 도와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민자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직후 같은 당 소속으로 대통령 자리에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 “대선자금으로 적어도 4,000억~5,000억 원은 들지 않겠느냐”고 지원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노태우, “92년 대선 당시 YS에게 3,000억 원 줬다”
김영삼 당시 후보의 요청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은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이원조 전 의원을 움직여 김 전 대통령을 돕도록 했다. 회고록에 의하면 두 사람이 각각 1,000억 원씩 자금을 조성해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 자금부족하자 청와대에 재차 지원요청을 했고, 노 전 대통령은 금 전 장관을 통해 1,000억 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뜻을 표시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때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원받은 1,400억 원과 민정당이 자체 모금한 500억 원 등을 합쳐 대략 2,000억 원 정도를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올림픽 이후 기업인들의 면담 신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면담이 끝날 때쯤 그들은 '통치자금에 써 달라'며 봉투를 내놓곤 했고, 기업인이 자리를 뜨면 바로 이현우 경호실장을 불러 봉투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퇴임 후에도 2,757억원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것에 대해서는 “원래 YS와 상의해 처리하려 했으나 그가 취임 후 개혁 바람을 일으키면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보고받은 뒤 “그 사람 지금 어떤 상태냐”고 말했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은 전했다.
김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은 회고록 내용을 보고받고서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물어봤다”며 “노 전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와병 중인데 회고록이 나온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