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속기사가 세계속기경기대회에서 처음으로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7월15일 프랑스 파리 시청에서 열린 제48차 인터스테노 총회 국제속기경기대회 시상식장. 리얼타임속기 부문 2위로 ‘코리아 김봉철’이 호명되자 한국 속기 대표단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2009년 중국 베이징 인터스테노 국제속기경기대회에 한국 속기사가 첫 출전한 이래 2년 만에 입상권에 든 것이다. 한국은 이번 파리 대회에 4명의 속기사를 출전시켰다. 4명 모두 디지털(컴퓨터) 속기기계 CAS를 사용하는 속기사들이다.
인터스테노 교육위원인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한국스마트속기협회(안정근 회장/www.smartsteno.org)의 손석련 이사는 “특히 3위 입상자가 중국의 왕 루이 속기사로 발표되자 이번에도 입상권에 들지 못하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왕 루이 속기사는 2009년 베이징 대회시 페퍽트로 1위를 차지한 실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욱 기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추후 확인해 본 결과 김봉철 속기사의 성적은 1위 미국 로라 브레어 속기사와 한글자 차이여서 아쉬움이 크긴 하지만 한국 속기사가 세계속기경기 입상권에 든 것은 한국 속기계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프랑스 속기사들의 경기 심판을 맡았던 김점동 이사는 “김봉철 속기사 2위 등 한국 속기사 4명이 모두 10위권에 들자 외국의 속기인들이 많이 놀라고 칭찬을 하더라”면서 “특히 수정시간 없이 실시간속기로 경기하는 리얼타임 부문은 속기 월드챔피언십 중 최고 수준의 속기사만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이기에 한국의 속기기계와 속기 실력이 세계적임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손석련 이사는 “CAS속기사들은 리얼타임속기가 시행되고 있는 국내 자막방송 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세미나 등 현장에서도 수시로 리얼타임속기를 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요인 중의 하나”로 분석했다. 출전 속기사 4명 중 김봉철 속기사 포함 3명이 자막방송속기사이다.
김봉철 속기사는 귀국 후 열린 한 행사에 참석, “나름 열심히 준비한 것이 결실을 거둬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세계대회를 통해 “실력 있는 속기사가 되려면 속기 능력 뿐 아니라 청취 능력을 기르고 영어 등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 총회의 전시회에는 미국, 프랑스, 한국 등의 속기 기계 및 속기 프로그램 장비가 출품되었는데 대한속기협회 회원사인 ㈜한국스테노의 스마트 속기기계 CAS 플러스3가 외국 속기인들의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또한 전시를 통해 한국 속기기계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와 속기관련 구체적인 업무 협의를 진행한 결과 미국의 회사들과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스마트속기협회는 영어 및 불어 속기를 제공하는 미국의 캡션퍼스트(Caption First)사, 원격지 회의를 다국어로 속기할 수 있는 솔류션을 제공하는 스트림텍스트(StreamText)사와 각각 속기 기술 및 업무 협력 장기 협약을, 또 미국 국제회의의 한국어 자막 관련 단기 협약을 3사 공동으로 맺었다.
손석련 이사는 “2009년 인터스테노 베이징 총회를 계기로 중국의 대표 속기회사와 업무협력 관계를 맺은데 이어 파리에서도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며 “세계적인 수준인 한국의 속기술, 특히 리얼타임 속기와 자막방송 속기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계로의 진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스테노 차기 총회는 2년 후인 2013년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다.
출처 :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