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 자산 구조 ‘주식간접투자’로 해결되나
적립식 펀드 열풍이 국민 자산 구조 변화 주도…올 연말 10조원 넘어설 듯
개인 금융자산의 큰 변화가 시작됐다. 부동산과 은행예금이 주축을 이뤘던 한국 국민의 자산 구조가 증시 활황과 적립식 펀드 열풍에 힘입어 주식투자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실물자산이 전체 자산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불균형 구조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인 금융자산의 변화 속도가 붙으면 그동안 불균형 했던 자산 구조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금융자산 구조가 변하고 있다
개인 자산은 크게 볼 때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자산구조를 보면 대부분 부동산과 예금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난 2001년 한국은행이 조사한 ‘한국인의 개인 자산구조’를 보면 부동산등 실물자산이 83.0%, 금융자산 17.0%로 나타났다. 그 중 금융자산은 저축성 예금이 절반을 넘고 주식의 경우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는 금융 자산이 70%를 넘는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60% 이상인 미국 등과 비교할 때 실물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 금융 자산이 산업자본으로 전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 활황과 적립식 열풍으로 자산구조가 부동산과 예금에서 주식간접투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2004년 3월 말 개인 금융자산이 1,097조원으로 은행 예금 비중이 57.70%를 차지, 이는 지난 2002년 3월말 62.41%에 비해 4.7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간접투자 비중은 6.58%에서 7.30%로 증가했다. 2004년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1천83조원으로 이 중에서 저축성 예금이 50.7%인 549조 원, 보험연금이 20.3%인 220조원, 유가증권이 17.1%인 185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10년 7개월여 만에 1,06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이 있다. 자산시장의 변화를 가장 빨리 감지하는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 컨설턴트들은 “변화는 이미 시작 됐으며 그 중심은 주식간접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막대한 유동자금이 직?간접투자 등으로 전환된다면 주식의 간접투자인 적립식 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주식간접투자, 적립식펀드가 뜬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자금이 직접주식투자 대신 간접투자 상품에 몰리는 등 개인들의 주식투자 행태 변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 중 개인들의 간접투자 선호 추세를 가장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 적립식 펀드다. 적립식 펀드란 투자자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면 이 자금으로 투산운용사가 주식과 체권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즉, 은행 정기적금이 가지는 안정성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혼합한 상품을 말한다.
적립식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돈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적립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년일 때 27.6%, 4년일 때 32.7%, 5년일 때 30.5%로 투자 기간이 3년 이상 장기화 될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목돈은 없지만 꾸준히 적금 형태로 돈을 모은다면 충분히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주식직접투자보다 안정성과 수익률이 어느정도 보장 된다는 이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적립식 펀드가 각광을 받아 지난 7월 27일 자산운용협회가 발표한 ‘6월 말 적립식 펀드 투자현황’ 결과 적립식 펀드 투자액이 지난달 말 8조870억원에 달해 전달의 7조6,800억원 보다 4,070억원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는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자산효과를 노린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어 경제 선순환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 중심은 주식간접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 역시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간접투자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등 실물 자산으로 흘러드는 자금이 줄고 있다”며 “증시가 기업 및 국가경제의 성장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저축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3년 이상의 은행적금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절반이 넘는 53.8%의 직장인들이 이 상품이 만기가 된다면 주식상품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혀 국민의 자산 구조가 변화하고 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 중 특히 적립식 펀드등 주식간접투자상품으로 바꾸겠다는 의견이 45.6%를 차지해 간접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주가지수 1,000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간접투자시장으로 몰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주식 간접투자 계좌 수가 직접투자 계좌 수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증권업협회 등에 따르면 주식 간접투자 계좌수는 6월30일 현재 665만7,332개 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직접투자의 경우 간접투자 계좌와 상대비교가 가능한 ‘6개월 새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활동 계좌수는 6월 말 현재 674만9,201개인 것으로 집계돼 활동 계좌수와 간접투자 계좌수의 차이가 9만1,869개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투자 계좌수는 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3월 380만9,197개에서 1년 사이 74.7%나 증가했지만 활동계좌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3만2,531개에서 오히려 5.3%가량 줄어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자산운용협회는 “6월 말 현재 집계한 간접투자 계좌 수가 전체 64개 판매사 중 아직 계좌 수를 보고하지 않은 15개사의 증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간접투자 계좌 수는 이보다 10만개 정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미 직접투자 계좌 수를 추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로 주식이 투자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성이 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단기적 지수 변동에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 적립식 펀드의 잔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적립식 투자펀드 장기적 증가 추세
안정적 시장 시스템을 구축 절실
올해 들어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 관련 상품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적립식 펀드, 변액보험 등 간접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한 수급의 선순환 구도가 마련되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내수경기 회복은 리스크 상품에 대한 선호를 증대시켜 주식상품 자금유입 속도를 더욱 가파르게 할 것”이라며 적립식 투자펀드의 증가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말에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도 장기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퇴직연금시장의 경우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가 중요한데 최근 배당주 펀드를 비롯한 각종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시장이 확대되면 증시의 수급 구도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1999년이나 2000년 당시만 하더라도 개인의 투자문화가 ‘거치식’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간접투자 문화가 점점 자리를 잡으면서 증시의 수급 구도가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 경제연구원 윤여필 경제연구원은 주택 가격 하락에 비해 주식시장은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투자대안으로 70년대생 X세대의 주식 매입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대규모 주식 수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필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한 한국 자산시장의 특징으로 97년 현재 한국 가계의 보유 자산 중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각각 27%와 73%로 실물 자산편중이 심하다는 점을 들면서 선진국의 경우는 금융 및 실물 자산이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개인 자산구조의 변화가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한 일간지에서 조사한 결과 PB컨설턴트 대부분이 “주식 투자에 대한 거액 자산가들의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는 정도지 적극적인 투자자로 변한 것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한 PB컨설턴트는 “자산시장 변화의 핵심은 주식”이라며 “증시 변동 폭이 지금보다 최소한 20% 축소돼 위험이 줄어야 거액 자산가의 마음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부동산등 실물자산에 집중된 개인 자산구조 불균형을 시정하려면 각 자산시장의 특징에 맞게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산시장 가운데 개인 비중이 가장 낮은 분야가 바로 주식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미국이 17.1배, 일본이 20.9배 영국이 14.8배 등을 차지 선진국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를 갖고 있다. 이에 동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진작 정책과 기업 성장을 토대로 한 증시 발전이 전체 자산시장의 균형 발전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간접투자는 전문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줄여줄 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버팀목 기능을 확충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과거 투기성의 성격이 짙던 주식투자로 주가 폭등과 폭락이 비일비재 했었다. 그러나 최근 간접투자의 열풍으로 증시의 체질변화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이는 과거와 달리 간접투자는 증시내부의 수급구조를 개선시켜 정치적 요인등으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시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간접투자의 열풍을 물 흐르듯 지켜 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트렌드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7월 22일 노무현 대통령이 코스닥 편입 비중이 큰 펀드에 나눠서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 젔다.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몰려 있는 시중자금의 흐름을 본격적으로 금융, 자본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5부 요인 초청만찬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주식을 사는 국민이 늘어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청와대는 ‘코스닥 주식이 편입된 여러 주식형 펀드 가운데 대표적인 8개 펀드’ 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대통령이 가입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발표한 ‘코스닥 편입 비중이 20∼60%인 주식형 펀드’ 중 후보로 꼽을 만한 상품은 모두 30여개. 이 중 본격적인 코스닥 펀드가 21개이고 나머지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코스닥 비중이 큰 경우다.
그간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다소 안전하게 자산을 굴리고자 하는 간접투자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투자로 인해 10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에 견줘 빛을 발하지 못하던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은 줄기세포 부정거래 소식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대통령의 펀드 가입 소식 등으로 인해 정부 정책이 시장에게 우호적이라는 인식을 준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 열풍이 국민 자산 구조 변화 주도…올 연말 10조원 넘어설 듯
개인 금융자산의 큰 변화가 시작됐다. 부동산과 은행예금이 주축을 이뤘던 한국 국민의 자산 구조가 증시 활황과 적립식 펀드 열풍에 힘입어 주식투자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실물자산이 전체 자산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불균형 구조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인 금융자산의 변화 속도가 붙으면 그동안 불균형 했던 자산 구조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금융자산 구조가 변하고 있다
개인 자산은 크게 볼 때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자산구조를 보면 대부분 부동산과 예금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난 2001년 한국은행이 조사한 ‘한국인의 개인 자산구조’를 보면 부동산등 실물자산이 83.0%, 금융자산 17.0%로 나타났다. 그 중 금융자산은 저축성 예금이 절반을 넘고 주식의 경우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는 금융 자산이 70%를 넘는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60% 이상인 미국 등과 비교할 때 실물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 금융 자산이 산업자본으로 전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 활황과 적립식 열풍으로 자산구조가 부동산과 예금에서 주식간접투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2004년 3월 말 개인 금융자산이 1,097조원으로 은행 예금 비중이 57.70%를 차지, 이는 지난 2002년 3월말 62.41%에 비해 4.7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간접투자 비중은 6.58%에서 7.30%로 증가했다. 2004년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1천83조원으로 이 중에서 저축성 예금이 50.7%인 549조 원, 보험연금이 20.3%인 220조원, 유가증권이 17.1%인 185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10년 7개월여 만에 1,06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이 있다. 자산시장의 변화를 가장 빨리 감지하는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 컨설턴트들은 “변화는 이미 시작 됐으며 그 중심은 주식간접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막대한 유동자금이 직?간접투자 등으로 전환된다면 주식의 간접투자인 적립식 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주식간접투자, 적립식펀드가 뜬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자금이 직접주식투자 대신 간접투자 상품에 몰리는 등 개인들의 주식투자 행태 변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 중 개인들의 간접투자 선호 추세를 가장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 적립식 펀드다. 적립식 펀드란 투자자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면 이 자금으로 투산운용사가 주식과 체권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즉, 은행 정기적금이 가지는 안정성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혼합한 상품을 말한다.
적립식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돈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적립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년일 때 27.6%, 4년일 때 32.7%, 5년일 때 30.5%로 투자 기간이 3년 이상 장기화 될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목돈은 없지만 꾸준히 적금 형태로 돈을 모은다면 충분히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주식직접투자보다 안정성과 수익률이 어느정도 보장 된다는 이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적립식 펀드가 각광을 받아 지난 7월 27일 자산운용협회가 발표한 ‘6월 말 적립식 펀드 투자현황’ 결과 적립식 펀드 투자액이 지난달 말 8조870억원에 달해 전달의 7조6,800억원 보다 4,070억원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는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자산효과를 노린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어 경제 선순환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 중심은 주식간접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 역시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간접투자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등 실물 자산으로 흘러드는 자금이 줄고 있다”며 “증시가 기업 및 국가경제의 성장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저축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3년 이상의 은행적금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절반이 넘는 53.8%의 직장인들이 이 상품이 만기가 된다면 주식상품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밝혀 국민의 자산 구조가 변화하고 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 중 특히 적립식 펀드등 주식간접투자상품으로 바꾸겠다는 의견이 45.6%를 차지해 간접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주가지수 1,000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간접투자시장으로 몰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주식 간접투자 계좌 수가 직접투자 계좌 수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증권업협회 등에 따르면 주식 간접투자 계좌수는 6월30일 현재 665만7,332개 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직접투자의 경우 간접투자 계좌와 상대비교가 가능한 ‘6개월 새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활동 계좌수는 6월 말 현재 674만9,201개인 것으로 집계돼 활동 계좌수와 간접투자 계좌수의 차이가 9만1,869개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투자 계좌수는 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3월 380만9,197개에서 1년 사이 74.7%나 증가했지만 활동계좌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3만2,531개에서 오히려 5.3%가량 줄어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자산운용협회는 “6월 말 현재 집계한 간접투자 계좌 수가 전체 64개 판매사 중 아직 계좌 수를 보고하지 않은 15개사의 증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간접투자 계좌 수는 이보다 10만개 정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미 직접투자 계좌 수를 추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로 주식이 투자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성이 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단기적 지수 변동에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 적립식 펀드의 잔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적립식 투자펀드 장기적 증가 추세
안정적 시장 시스템을 구축 절실
올해 들어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 관련 상품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적립식 펀드, 변액보험 등 간접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한 수급의 선순환 구도가 마련되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내수경기 회복은 리스크 상품에 대한 선호를 증대시켜 주식상품 자금유입 속도를 더욱 가파르게 할 것”이라며 적립식 투자펀드의 증가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말에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도 장기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퇴직연금시장의 경우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가 중요한데 최근 배당주 펀드를 비롯한 각종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시장이 확대되면 증시의 수급 구도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1999년이나 2000년 당시만 하더라도 개인의 투자문화가 ‘거치식’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간접투자 문화가 점점 자리를 잡으면서 증시의 수급 구도가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 경제연구원 윤여필 경제연구원은 주택 가격 하락에 비해 주식시장은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투자대안으로 70년대생 X세대의 주식 매입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대규모 주식 수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필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한 한국 자산시장의 특징으로 97년 현재 한국 가계의 보유 자산 중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각각 27%와 73%로 실물 자산편중이 심하다는 점을 들면서 선진국의 경우는 금융 및 실물 자산이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개인 자산구조의 변화가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한 일간지에서 조사한 결과 PB컨설턴트 대부분이 “주식 투자에 대한 거액 자산가들의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는 정도지 적극적인 투자자로 변한 것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한 PB컨설턴트는 “자산시장 변화의 핵심은 주식”이라며 “증시 변동 폭이 지금보다 최소한 20% 축소돼 위험이 줄어야 거액 자산가의 마음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부동산등 실물자산에 집중된 개인 자산구조 불균형을 시정하려면 각 자산시장의 특징에 맞게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산시장 가운데 개인 비중이 가장 낮은 분야가 바로 주식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미국이 17.1배, 일본이 20.9배 영국이 14.8배 등을 차지 선진국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를 갖고 있다. 이에 동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진작 정책과 기업 성장을 토대로 한 증시 발전이 전체 자산시장의 균형 발전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간접투자는 전문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줄여줄 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버팀목 기능을 확충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과거 투기성의 성격이 짙던 주식투자로 주가 폭등과 폭락이 비일비재 했었다. 그러나 최근 간접투자의 열풍으로 증시의 체질변화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이는 과거와 달리 간접투자는 증시내부의 수급구조를 개선시켜 정치적 요인등으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시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간접투자의 열풍을 물 흐르듯 지켜 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트렌드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7월 22일 노무현 대통령이 코스닥 편입 비중이 큰 펀드에 나눠서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 젔다.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몰려 있는 시중자금의 흐름을 본격적으로 금융, 자본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5부 요인 초청만찬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주식을 사는 국민이 늘어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청와대는 ‘코스닥 주식이 편입된 여러 주식형 펀드 가운데 대표적인 8개 펀드’ 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대통령이 가입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발표한 ‘코스닥 편입 비중이 20∼60%인 주식형 펀드’ 중 후보로 꼽을 만한 상품은 모두 30여개. 이 중 본격적인 코스닥 펀드가 21개이고 나머지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코스닥 비중이 큰 경우다.
그간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다소 안전하게 자산을 굴리고자 하는 간접투자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투자로 인해 10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에 견줘 빛을 발하지 못하던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은 줄기세포 부정거래 소식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대통령의 펀드 가입 소식 등으로 인해 정부 정책이 시장에게 우호적이라는 인식을 준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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