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농촌체험마을 만드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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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농촌체험마을 만드는 게 목표”
  • 취재_정대윤 부장/글_남희영 기자
  • 승인 2011.07.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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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조롱박축제 및 농어촌 체류형 학교도 추진 ‘눈길’

버스 한 대 다니지 않던 충남 청양군 천장리 오지의 ‘알프스마을’(황준환 위원장)이 한 사람의 귀농으로 ‘천지개벽’같은 변화를 맞아 이제는 전국에서 연간 2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부상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지난 4월 ‘도·농교류 농촌사랑’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불과 3년 만에 농촌마을에서 8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알프스마을’의 황준환 위원장 그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충남의 오지가 관광명소로! 도대체 무슨 일이?

충남에서 오지로 통했던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알프스마을’은 농촌마을 개발사업이 시작되기전에는 버스 한 대 다니지 않던 산골짜기 벽지였다. 그러던 이 마을이 연간 20만 명이 찾는 농촌관광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마을이 ‘천지개벽’을 한 것일까. 알프스마을의 변화는 ‘칠갑산 알프스마을’ 운영위원회 황준환 위원장의 귀농에서 시작됐다. 황 위원장은 서울 생활을 접고 마을에 내려온 후 2004년 농림수산식품부(당시 농림부)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주목했다. 농업과 관광이 어우러진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에서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차별화’다. 주민수 107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 마을에 정규 인조잔디 축구장을 만든 것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수영장을 조성한 것 등이 차별화의 대표적 사례다. 향후 야구장도 만들고 펜션도 지을 계획이다. 마을 주민, 출향인사, 자매결연 기업체의 출자를 받아 마을을 법인으로 만든 것도 독특하다. 마을 구성원들이 축제나 각종 체험활동시 자신이 맡은 임무에 대해 철저히 전문화된 것도 남다르다. 그는 차별화와 함께 주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했다. 마을 한쪽으로 흐르는 실개천과 평균기온이 낮은 특성을 감안해 ‘얼음분수축제’를 고안했다. 올해는 구제역으로 열리지 못했지만 지난해 10만 명이 이 축제를 다녀갔다. 겨울철에는 칠갑산얼음분수축제 여름철에는 올해 8월1일부터~8월31일까지 세계조롱박축제를 개최한다. 이러한 사업들은 관에서 주도하고 지원받는 축제가 아니고 마을 주민 스스로가 예산을 들여 준비하는 축제다. 주민이 함께 축제 홍보를 위해 700만 원을 들여 지역 방송에 광고까지 한 점도 파격적이었다.

주민 갈등 극복하고 일궈낸 3년간 8억 수입 ‘값진 성과’

칠갑산 알프스마을은 현재 도농교류센터 운영팀, 농촌문화 체험팀, 마을경관 조성유지팀, 농산물 홍보및 판매팀 등 4개 부문으로 조직돼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알프스마을의 수입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산물, 농촌체험, 숙박·음식을 통해 사업 초기인 2008년 3,400여만 원, 2009년 1억 3,000만 원, 2010년 4억 9,800만 원으로 사업 3년간 8억 1,4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위원회 측은 이 같은 성공요인의 첫 번째로 농촌자원의 활용을 꼽았다. 마을하천을 활용, 여름철 피서객 유치 및 물고기잡기 체험행사와 겨울철 얼음분수 및 조각축제를 개최해 성과를 거둔 것. 칠갑산과 천장호를 연계해 자체 등산로 3㎞를 개발한 것도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

또한 도·농 교류센터를 설립해 중소기업연수원이나 워크숍 MT장소로 활용하거나 국제규격의 축구장과 족구장, 배구장, 수영장, 눈썰매장 등 체육시설을 갖춘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조롱박터널이나 웰빙농산물 생산 등 웰빙 체험농원이나 천장호 및 출렁다리 역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 특히 팀별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인적자원의 적절한 활용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알프스마을의 성공 이면에는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지난 2004년부터 농촌지역개발 사업을 시작한 황 위원장은 시행 초기 과정속에서 굉장히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털어놓는다. 어느 농촌체험마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그게 되겠어, 위원장 배 불리려고 하는 거지”라는 반대의견도 있었다.

사업의 유·불리를 계산하며 수동적으로 움직인 관망세력과 바쁘다는 핑계로 회의에 불참한 무관심 주민이 50%를 차지할 만큼 사업선정시기에 주인의식 저하로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일단은 원칙을 정했다. 마을을 공동체적인 법인체제로 운영하고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2005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지만 전국에서 꼴찌를 해 패널티를 먹고 1년간 사업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렇게 사업 시작단계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됐다. 당시 황 위원장의 리더십이 발휘되면서 2008년부터 조금씩 체험마을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황 위원장은 항상 남의 것부터 챙기고, 무보수로 행동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고, 외부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자기희생을 감수했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이에 대해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사심 없이 낮은 자세로 임하고 마을에서 창출되는 소득을 철저하게 재분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주민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분수령은 결국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였다. 황 위원장은 겨울철에 무엇인가를 활용하자 생각 끝에 만든 것이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였다. 이 축제 역시 초기에 마을사람들은 안된다고 반대했지만 황 위원장은 계속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800만 원의 적자를 봤다고 한다. “사람들은 결과를 갖고 비판하였지만 이 경험을 보완하고 분석해 우리 마을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게 되었고, 우리 마을의 이름을 ‘알프스 마을’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해에 철저히 준비하니 한 달 동안에 약 20만 명이 오셨습니다.”

제5회 도·농교류 시상식서 대통령 표창 쾌거

이 같은 성과에 고무된 황 위원장은 마을기업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했다. “저희 마을의 농촌이라는 자원을 잘 활용하면 여러 가지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와서 농촌이 타락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촌이 갖고 있는 자원이 많아 이런 것을 잘 활용하면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장소라는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이러한 자원을 개발하고 손질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홍보도 중요하다.

황 위원장에 따르면 입소문을 타고 평균 3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고 한다. 지금은 온라인 등 여러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5년간 시행된 이 사업은 마을개발사업이 1등을 차지할 만큼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허창수 전경련 회장)가 지난 4월 개최한 ‘제5회 도·농교류 농촌사랑 대상 시상식’에서 마을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황 위원장은 이번 대통령 표창 수상 소감에 대해 “저를 믿고 따라준 마을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위원장으로서 낮은 자세로 다시 한 번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지역민들이 출전해 팬션 5동 운영의 MOU를 체결했다”며 “올해부터 여름철에는 세계 조롱박 축제를 계획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2년부터 저희 마을의 천장초등학교 폐교부지를 매입해 농어촌 체류형 유학학교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현재 대안학교들이 많지만 전 학년을 대상으로 모두 와서 며칠을 지내고 농촌을 과학적으로 접할 수 있는 시설들이 없어 우리 마을이 이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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