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명예와 인기가 보이거든 한 번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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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명예와 인기가 보이거든 한 번 멈춰라”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7.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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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과 방송국을 오가며 행복을 송신하는 이 사람

바야흐로 하이브리드 시대다. 이는 하나와 또 다른 하나를 더해 둘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서로 다른 두 기능이나 능력의 합체를 통해 적어도 열 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의 핵심이다. 화석연료와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우리 만나고 있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하이브리드가 탄생하고 있다. 이것들이 만들어낼 미래의 변화상은 쉽게 가늠할 수조차 없다. 여러 하이브리드들이 만나 창출해내는 또 다른 하이브리드의 규모와 범위가 참으로 어마어마한 까닭이다.

현병수 개그맨 그리고 교수

개그맨 현병수 씨는 2005년 SBS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동국대 법학과와 단국대 대중문화대학원을 졸업한 바 있는 그는 경원대, 경인여대, 서라벌대 등에 출강하며 김병조, 이윤석 씨와 함께 학구파 개그맨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서울종합예술학교 개그MC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임용된 후 인생의 제2막을 열어 젖혔다.
대학 관계자는 “독특한 아이디어 구성과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하는 그의 개그적 통찰력을 높게 평가해 교수로 임용하게 됐으며 기존에 있던 박준형, 박성호 교수와 등과 함께 실전 코미디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업인 개그맨 외에 ‘교수님’이라는 직함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서울종합예술학교 개그MC예술학부에는 개그맨 박준형과 박성호, 방송인 현영, 개그작가 신상훈 등이 교수로 재직 중이며, ‘천하무적 야구단’ 한민관, ‘행복전도사’ 최효종, ‘웅이 아버지’ 이진호 등 매년 꾸준히 유명 공채 개그맨을 배출하고 있다.

대학 측이 밝힌 것처럼 그는 데뷔 이후 줄곧 컬트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탁월한 개그감을 발휘해 왔다. SBS 웃찾사의 ‘따라와’, ‘회장님의 방침’, MBC 하땅사 ‘좀비’ 등 다수의 히트코너를 직접 기획하고 출연했던 것이다. 이는 그가 올라선 인생의 제2막이 그저 얻어걸린 것이 아니라 실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마친 후 현재는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공부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체제에서 조금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 봐야지요.”

모두를 위한 하이브리드

굳이 사회 전반을 살펴보지 않고 텔레비전만 보더라도 현 교수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다수의 출연자들이 거의 생방송에 가까운 시간 흐름에 맞춰 입담과 재능을 겨루는 리얼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정상급 가수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가요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예능인들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노래하는 개그맨, 연기하는 가수, 심지어 고난도 액션과 차력까지 소화해내는 ‘달인’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아직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히려 어린 학생들에게서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양성이라기보다는 스스로를 양성하고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테두리 안에서는 지식이 아닌 마음과 믿음을 주는 친구 같은 스승이 되고 싶습니다.”
현 교수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켜 결국 좋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는 자신이 활약했던 방송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하이브리드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과 닮은, 혹은 더 뛰어난 예능인을 양성해 방송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그의 변신과 인생의 제2막이 더욱 뜻 깊고 소중하게 다가왔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무엇이 보이거든 한 번쯤 멈춰라

“목표가 있고 내가 바른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저는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면 될 것 같아요.”
그에게 있어서 목표와 바른 길은 역시 ‘웃음’이다. 인생에 희로애락이 있다는데 웃음은 비단 희(喜)에만 해당되는 명제가 아니다. 노여움, 슬픔, 즐거움 속에도 숨어 있다. 누구나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생의 고비마다에서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주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개그맨이다.
“조금 가벼운 동기로 개그맨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겁고 고된 길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故 배삼룡 선생님의 말씀처럼 웃음은 남에게 주고 한숨은 내가 가지는 게 개그맨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 교수는 개그와 웃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또한 삶을 배운다고 했다.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 흔히 안목이라는 것을 갖기 위해 애쓰고 있단다.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은 용산에서 바라 볼 때 남산이지, 경복궁에서 바라보면 북사이 되고 인천에서 바라보면 동산이 되는 법. 그는 사람과 생이 안고 있는 희로애락의 정육면체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웃음의 깊이를 찾아내는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이 일을 함께 시작해서 방송에 자주 나오며 많은 혜택을 누리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 시작했느냐, 혹은 지금 얼마나 누리고 있으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작한 이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지요.”

그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국민들을 진실로 웃기다가 죽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줄어들어 팬들과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부쩍 줄었음에도 그가 여유를 잃지 않고 끊임 없이 ‘웃기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이유도 이러한 그의 개그철학과 맞닿아 있는 듯 보였다. 그 철학대로라면 그는 여전히 팬들과 함께 하고 있는 셈이었다.
“대선배이신 김병조 선생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새기며 삽니다. 바를 정(正)은 한 일(一)자와 멈출 지(止)로 만들어져 있죠. 김 선생님은 이를 두고 제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병수야, 한 번 멈춰라. 눈앞에 돈과 명예 그리고 인기가 보이거든 한 번 멈춰서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행동하며 사는 게 바르게 사는 것이란다.”

그리는 강단과 카메라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개그맨 현병수는 멈춰 서 있다. 이는 정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큰 웃음, 깊은 행복을 나눠주기 위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현 교수는 얼마 전 아동복 전문 쇼핑몰 스타존(www.starzon.kr)을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연예인들의 사업 진출이 대박을 치며 전문 경영인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중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스토리는 이제 익숙하리만치 많은 연예인들의 성공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지금도 연예인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 개그계의 브레인으로 유명한 현병수씨가 아동복 전문 쇼핑몰 이라는 특화된 아이템으로 새로운도전에 나선 것이다.
그는 온라인쇼핑몰은 빠르고 정확한 배송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한 친절한 상담과 감각적인 아이의 의류 스타일링 제안을 통해 고객과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아이의 엄마와 같은 부모의 마음을 최대한 적용해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만이 이 쇼핑몰 사업의 승부수라는 강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다방면에서 엔터테이너로서의 그의 눈부신 활동에 많은 이들이 관심 깊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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