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으로 아름다운 삶을 가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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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꽃으로 아름다운 삶을 가꾼다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7.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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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실천하는 꽃 예술가

과거에 화예는 소위 ‘꽃꽂이’라 불리며 이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단순히 꽃을 예쁘게 꽂는 행위로만 여겨져 왔으며 특정인의 취미활동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화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단순한 취미활동 이상의 ‘학문’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화예의 활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1동에 자리하고 있는 덕원꽃예술전문학원(임채경 원장)은 올해로 개원한지 13년을 맞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화예전문 기관이다. 꽃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수강생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전하고 있는 화예 전문가 임채경 원장을 만나보았다.

동서양 화예 기법 아우르는 전문기관

화예는 원예학과 조형예술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덕원꽃예술전문학원에서는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화예의 창작원리를 이해시키며, 수강생들의 창의력을 존중하여 화예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동양꽃꽂이를 시작으로 웨스턴 스타일 및 유러피언 스타일 등 서양 꽃꽂이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공부를 한 임채경 원장은 6년 전에는 독일에서 플로리스트자격과 플로리스트마이스터 자격까지 취득하였다. 이처럼 동서양의 화예에 대해 폭넓은 공부를 한 임 원장은 학생들에게 동서양의 화예 스타일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그녀는 “동양의 화예는 동양화처럼 선과 여백을 중요시하고, 서양의 화예는 형태와 색상을 강조합니다. 저는 동서양의 스타일을 접목해 색다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학원의 분위기는 무척 자유롭다. 취미, 학업, 창업 준비 등 다양한 목적의 수강생들이 학원에 방문하기 때문에 임 원장은 수강생들의 수준과 공부의 목적에 맞게 개별적으로 지도를 하고 있다. 최근 수강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는 웨딩 부케, 디스플레이, 플라워 숍 오픈에 대한 강좌이다. 그녀는 수강생들에게 화예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보는 안목을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꽃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꽃을 감상하고 구매하는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꽃과 함께한 40년 인생

임채경 원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 예술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우리나라 화예의 선구자로서, 40여 년의 세월동안 우리나라의 화예수준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였다. 임 원장은 한국 꽃꽂이협회 대전충청지역회 초대 지역회장을 지내며 지역의 화예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농가소득증대에도 기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며 교사를 꿈꾸던 그녀가 꽃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무엇일까?

임 원장은 학창시절 우연히 한 호텔에서 열린 꽃 전시회를 보고 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꽃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을 키워나갔고, 결혼 후 YWCA에서 마련한 꽃꽂이 강좌를 수강하면서 꽃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꽃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화예가 잘 발달한 세계 곳곳의 나라들을 여행하며 꽃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꽃을 볼 때마다 임 원장은 머릿속으로 디자인을 구상하면서 어떻게 하면 꽃을 좀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였고, 이 시기에 보고 배운 것들은 그녀가 꽃 전문가로 지내온 세월동안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녀는 “꽃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많은 나라를 방문하여 꽃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주관이 없으면 무척 고된 경험일수도 있지만, 저는 꽃에 대한 주관이 뚜렷했기에 즐겁게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 원장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삶의 태도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녀는 유럽 여행을 하며 집집마다 창가에 꽃이 놓인 것을 보고 무척이나 큰 감명을 받았다. 집안에 놓고 즐길 수 있는 꽃을 지나는 사람을 위해서 창가에 놓아두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녀는 ‘자기를 위한 삶보다 남을 위한 삶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한국에서 학원을 개원한 해부터 제라늄을 창가에 놓고 기르고 있다. 꽃을 통해 남에게 봉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던 임 원장은 꽃이 주는 정서적 만족감을 다른 이들에게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대전소년원에서 7년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꽃꽂이 수업을 하였다.

꽃은 물론, 간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손수 준비하며 즐겁게 수업에 임했던 그녀는 꽃을 통해 행복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임 원장은 “반평생이 넘도록 화예에 종사하고 있지만, 소년원의 학생들을 가르쳤던 7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학생들이 꽃을 통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기뻤고 학생들의 순수함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학생들이 저를 만나서 무척 행복했다고 말해 주었을 때 진정으로 제가 하는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년원 학생들과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그녀는 꽃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품게 되었고, 이러한 마음은 그녀의 꿈이자 미래가 되었다. 또한 임 원장은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테이블 데커레이션’에 대한 강의를 통해, 꽃으로 아름다운 식음공간을 연출하는 법을 가르치며 후배양성에 힘을 쏟기도 하였다.

임채경 원장은 꽃꽂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던 우리나라의 화예를 예술적 단계로 끌어올린 것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2009년에는 ‘한빛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화예분야에서 한빛대상을 수상한 것은 임채경 원장이 처음으로, 임 원장은 상금 일천만원을 모두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해 환원하여 이웃을 위해 사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화예의 전문화 위해 힘쓸 것

임채경 원장은 꽃이 주는 심미적인 만족감과 정서적 순화기능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눈이 즐거울 뿐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해진다고 전했다. 또한 그녀는 꽃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화예를 통해 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고, 꽃을 매개로 한 디자인을 끊임없이 연구개발함으로써 창의력도 계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임 원장은 “예전에는 화예를 단순한 취미로 여겨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화예가 학문, 직업, 사업 분야로 다양하게 확대 되었습니다”라며 화예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예전에는 화예를 공부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우리나라의 화예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화예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고등학교, 대학교가 생겼고 석사, 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 전문적인 화예공부를 할 수 있다. 또한 화예는 자연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인간의 신체 및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임 원장의 설명이다. 그녀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화예를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의 화예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을 밝혔다. 그녀가 가꾸는 아름다운 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아름다워 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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