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방 융합 지식으로 환자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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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융합 지식으로 환자 돌본다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7.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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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난해 2월부터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사·한의사·치과의사가 함께 근무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동서협진’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동서협진이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 장점을 고려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서양의 대체의학 결합보다 적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동서협진은 서양의학의 실증적이고 논리적인 방법론과 동양의학의 경험적, 철학적 장점을 살려, 서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접목시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서협진은 환자별 특성에 따라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환자들이 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종합적인 건강진단, 예방,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진정한 한·양방 협진 위한 경희의료원

지난 1971년 개원한 경희의료원(유명철 의료원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의학, 치학, 한의학, 약학, 간호학을 모두 보유한 종합 의료기관이다. 경희의료원은 개원과 함께 동서의학연구소를 개설했고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의학분야 개척을 위해 노력해왔고, 동서협진을 통해 국내 의학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자 하였다. 의학, 치학, 한의학의 학문 간 소통과 융합을 통한 학술적 연구성과를 꾸준히 축척해온 결과 2000년도에는 국내 최초로 동서협진센터를 개설하였다. 동·서양 의학의 협진 진료 시스템 구축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의료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협진(결합) 진료 시 문진과 상담, 질환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양방과 전통의학적, 대체의학적 진단과 치료방법이 함께 제시된다. 향후 중풍과 퇴행성 뇌질환, 고혈압, 동맥경화 등 대사성 질환, 비만 등 결합 영양 질환, 뇌질환 및 통증 결합 재활, 갱년기 질환 등 성의학 등의 결합 진료실을 구상 중이다. 각종 검사도 동시에 이루어지며 검사에 대한 판독결과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치료효과와 편의성이 우월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도 매우 높아, 환자 요구에 부응하여 발전시킬 예정이다.

통합의학 초석 닦은 류재환 교수

경희의료원 설립자이자 당시 경희대 총장이었던 경희학원 조영식 학원장은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조화로운 융합을 위해 한의학과 졸업생 중 우수학생에게 의대 편입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류재환 교수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했던 조 학원장의 뜻을 따라, 경희대학교 한의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1980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 다시 입학하였다. 그는 한방이 질병진단에 있어서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퇴행성 만성 질환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이는 한방의 장점을 취해 양방에 접목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류 교수는 의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차례로 밟았다. 동료 의사들보다 훨씬 더딘 과정이었지만, 류 교수는 협진결합의학에 큰 뜻을 품고 공부에 전념하여 한방과 양방, 2개의 의사면허 및 내과전문의를 모두 취득할 수 있었다. 류 교수는 “한방만을 전공한 동기들에 비하면 저는 한참 느렸습니다. 그렇지만 양·한방을 모두 공부해두면 환자의 상태를 보고 어느 치료가 더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고, 두 가지를 적절히 보완하면서 적용할 수도 있어 환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5년 전 경희대 한방병원에 동서협진과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만 해도 동서협진과는 순수한방도 아니고, 순수양방도 아닌 과로 여겨지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류 교수는 한·양방 통합 의학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대한동서의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의료인 당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었던 종전에서, 한·양방 복수면허자의 의료기관 동시개설이 가능하도록 의료법 개정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의료계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과 기존 시스템의 통합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류 교수는 통합의학을 통해 환자들에게 양질의 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부정적 견해를 고수하는 의료인들에게 한·양방 동시치료의 이점을 알리는 한편, 환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였다.

서양의학은 감염질환에 대해 효율적인 관리와 외과적 치료법이 발달했지만 각 신체기관별 세분화로 인해 전체적 진단이 미흡하고, 한의학은 총체적인 진단과 자연스러운 치유가 가능하지만 객관성과 재현성의 부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전통의학도 의학의 한 분과로서 한의학과 서양의학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위치에서 필요에 따른 결합이 필요합니다. 이에 결합 통합 치료에 가이드라인을 제공코자 기초 실험과 임상 연구를 병행하여 환자에게 결과를 제공코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한·양방 모두 능통한 인재 많이 배출돼야

현재 국내에 한방과 양방 2개의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의사는 100여 명이다. 이 중 환자의 진단과 처방, 치료에 한방과 양방을 동시에 활용하는 의사는 드물고 한·양방 면허를 각각 취득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두가지 면허를 다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동시에 활용하기 보다는 상황이나 본인의 적성에 맞춰 한 쪽으로 진로를 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의료인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한의학과 양의학의 호환성에 대해 불신이 담긴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한·양방 협진 실황이 사실상 큰 장벽이 있는 느낌이라 밝히며 “현재 우리나라의 한·양방 협진은 답보상태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사들이 한의학을 의학으로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의사와 의사들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서는 의사들에게 ‘한의학도 의학’의 한 부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한의학과 양의학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에, 상호보완을 통해 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 말하며, 한의사와 의사가 기득권 확보를 위한 안일한 시각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면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힘쓰는 것이 바람직한 협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의사와 의사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진정한 한·양방 협진을 하기까지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각자가 환자의 질병을 보는 견해가 분명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의사와 의사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방과 양방 두 가지 면허를 모두 소지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류 교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몽골, 인도, 페루 등에서 무료진료를 실시해오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와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환원하고 있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의술을 행하는 의사 류재환 교수. 앞으로 동서의학의 진정한 협진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계가 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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