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조주택과 불행의 역사
일찍이 이 땅에서 목조주택이 각광받지 못한 데에는 여러 역사, 지형적 연유가 있다. 사람들은 많은데, 국토는 좁았다. 그나마도 70%는 산악지대였던 까닭에 먹고 살기 위한 작물재배면적을 제외하면 제 한 몸 뉘일 공간도 부족했다.
게다가 가혹한 일제의 수탈과 전쟁을 겪었던 터라 60~70년대 무렵까지 경제부흥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사방을 둘러보면 산이었고, 지천에 널린 것이 나무였지만 그것은 대부분 땔감으로 활용됐다. 덕분에 우리의 삼천리금수강산은 오랫동안 붉은 황토빛깔로 남아 있어야 했다.
이런 역사, 지형적 여건 속에서 유럽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예쁜 통나무집은 차라리 사치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나마 목조주택의 원조이자, 명맥이라 할 만한 것은 전후에 잠시 유행했던 판잣집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간신히 비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주거용 건물이었을 뿐 진정한 의미의 주택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세계에서 우리만큼 ‘집’에 대한 집착이 강한 민족도 없을 것입니다. 전쟁과 가난을 겪었던 터라 그저 단단하고 튼튼한 콘크리트 집을 선호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지요.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을 보며 왠지 모를 서글픔이 드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송화선 대표는 자신의 업(業)을 설명하면서 불행했던 우리의 근현대를 읊었다. 그 긴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그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사업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참혹하고 불행했던 역사를 딛고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또한 폐허에 불과했던 국토에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되는 찬란한 콘크리트 문명을 재건해냈으며, 적어도 하루 세 끼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경제기반을 이룩해냈다. 이제 그 위에 더욱 고풍스럽고 우아한 문화를 덧입힐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원종합건설 송화선 대표는 경북 영주에 그야 말로 그림 같은 목조 주택촌을 만들어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왕이면 알프스 산맥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소백산에 친환경 목조주택단지를 짓고 싶었습니다. 국내 인구는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친근하고 경이롭게 다가설 수 있는 적지라고 생각했지요.” 소백산은 산세가 포근하고 아담해 마치 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풍광 속에 송 대표가 지어 올린 아름다운 통나무집들이 마치 수천 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친환경과 웰빙이 일상이 되는 그곳

한스빌이라 부르는 통나무주택단지에는 언제나 신선한 바람이 분다. 그곳에서는 사시사철, 하루종일 느낄 수 있는 일상이다. 갑갑한 콘크리트로 도배되다시피 한 도시에서 그토록 부르짖는 친환경과 웰빙이 그곳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것이다.
“통나무집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숲속에서 자연의 정기를 마시며 더불어 생활하는 사람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웰빙이지요.”
그가 처음 목조주택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값이 비싸고, 호화로울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한 송 대표는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연구를 통해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를 영주로 이끌고 한스빌을 추진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통나무주택이 주는 운치나 감상은 그저 겉모습에 불과합니다. 목조주택이 가진 장점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요. 공부하고 연구할수록 새록새록 발견했던 놀라움에 더욱 힘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바로 ‘건강성’이었지요.”
그가 직접 통나무집을 짓다보니, 그만큼 저렴하게 지을 수 있을 집도 없었다. 그리고 집이 가진 내구성도 웬만한 아파트보다 훨씬 뛰어났다. 거의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점은 우리 민족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듯한 소박함이었다.
든든한 향토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통나무집에서 사는 사람은 건강할 수밖에 없다. 집을 구성하고 있는 목재 자체가 공기를 흡수해 정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집 안에 들어서면 사시사철 신선한 공기가 맴도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단지 느낌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아니다. 실제 통나무집의 주방에 야채를 두면 시들기는커녕 그 신선함이 더해지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통나무의 주재료인 소나무는 외부온도, 내부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냉난방에 있어서도 탁월하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장점들이 있어도, 가장 내세울 것은 역시 건강이다. 야채를 신선하게 만드는 집인데, 사람에게는 오죽이나 좋겠냐는 것이다.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통나무집 단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당장은 준비단계에 있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꼭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림 같은 마을에서 모두가 웃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꼭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원종합건설과 송 대표는 1979년 창립한 이래 명실 공히 향토기업으로서 33년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향토기업을 세계의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도로, 건축, SOC사업에 매진해 왔다면 최근부터는 통나무 건축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전부터 핀란드산 원목을 수입해 친환경 웰빙주택으로 각광받고 있는 통나무집을 집중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건축사업이라기보다는 국민건강증진과 우리나라 주택문화개선사업이라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송 대표는 자신이 가진 진정성과 기술력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주택문화를 아울러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꿈 역시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확신만큼 신뢰가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통나무집에서 느낄 수 있던 신선하고 해맑은 바람같은 느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