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키는데 기여하다
상태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키는데 기여하다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6.15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선 교수, 2011년도 도약연구사업 선정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과학기술 전 분야의 창의성 높은 개인연구지원을 통한 우수기초연구능력 배양 및 우수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이룬 중견 연구자를 지원하여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중 중견연구자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중점을 둔 도약연구에서 그동안 수행한 연구를 심화·발전시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도전연구를 지난달에 발표했다.

2011년도 도약연구는 이공 과학 전 분야에 걸쳐 68개의 과제가 선정되었다. 대부분은 실험 및 응용 과제가 선정된 한편, 순수물리 기초이론 과제로는 단 한 개의 과제가 선정되었다.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김충선 교수는 ‘맛깔 물리연구를 통한 입자물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을 주제로 국가 개인 연구지원으로서는 가장 큰 도전연구 과제에 선정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확한 연구를 통해 우주론적 현상에 다가가다

입자물리란 이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밝히고자 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이는 우주의 창조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간의 극단적인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입자물리의 한 분야인 맛깔물리(Flavor Physics)는 근본입자들의 자세한 성질들을 연구하는 학문분야이다. 입자물리의 연구방법은 실험 에너지를 높임으로써 새로운 입자를 만드는 에너지 프론티어와 실험 강도를 올림으로써 정확한 실험에 접근하는 방법인 강도(intensity)프론티어 두 가지로 구분된다. 맛깔물리는 정확한 실험을 통하여, 근본 입자 하나하나의 성질을 발견해 가는 과정으로써 강도프론티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얼마 전 세계 물리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실험에서 힉스 입자 발견에 관한 루머를 예로 들어보자. 힉스 입자란 다른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기본 입자로 1964년 그 존재가 예측됐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입자물리학의 성배’다. 힉스 입자의 모든 성질들, 그 질량, 다른 입자와의 작용강도, 관련된 모든 양자수 등 자세한 성질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맛깔 물리인 셈이다. 그 밖에도 중성미자의 성질들, 질량, 전하, 섞임각, 디락 입자인지 마요라나 입자인지, 입자-반입자(CP) 비대칭성 등 모든 관련 내용이 중성미자의 맛깔(Flavor)관련하여 연구하는 분야이다.

이 중에서도 김충선 교수는 입자물리의 표준모형 및 그 확장에서 무거운 입자의 맛깔 물리 및 CP 대칭성 깨짐에 대한 연구와 중성미자 렙토제네시스(경입자생성작용) 및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를 주력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CP 대칭성 깨짐 현상의 근본적인 이해와 표준모형 이외의 CP 비대칭성의 새로운 근원 탐색, 이로부터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새 물리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또한 여러 다른 입자들의 질량구조에 대한 통합적인 설명과 관련된 주제를 적용시키며, 자연의 근본적 의문에 대한 논리적인 해답을 줄 수 있는 통일된 모형의 구성과 더 나아가 우주론적 현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에 다가감으로써 기대효과가 있다.

그는 “이번 도약연구 선정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자연현상의 근본적 이해에 최종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는 특징으로 당장에 기술적이거나 경제, 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대효과는 미미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궁극적인 경제,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우주의 기본구조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이는 데 있다. 세상에는 모든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네 가지 기본 힘이 존재한다. 이는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다. 이 중에서 전자기력, 약력, 강력은 양자 게이지 장론으로 설명되어지는 반면에 중력의 양자이론은 아직까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중력의 양자이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초끈이론(M 이론) 뿐이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초끈이론뿐 만 아니라 여분의 차원 이론 등 다수의 표준 모형을 넘어선 낮은 에너지 준위에서의 겉보기 이론을 고려해 우리의 관점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에 접근방법을 맛깔물리 이론에 기반을 두고 실험과 밀접한 연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입자물리학의 새로운 지평 열어

1992년 연세대학교에 부임한 김충선 교수는 1996년 미국 National Science Fellowship, 일본의 Munbusho Fellowship, 이탈리아의 ICTP Associate Fellowship에 이어 2002년 스위스의 CERN Associate Fellowship, 2004년 대만 NCTS Fellowship, 2005년 일본의 JSPS Fellowship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그는 우주 속에 존재하는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입자 물리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2004년 4월에 한국과학재단의 ‘이 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한국물리학회의 학술대상을 받으며 물리학계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김충선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짧은 기간의 가시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두고 쉬운 학문에만 매진하려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어릴 때 많이 들어보던 고진감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듯 합니다. 이는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발생된 자연스런 결과로 보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진정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인생을 걸어보는 것 자체가 무한한 가치를 수반합니다. 끊임없는 노력 후에 운이 좋다면 세계적인 노벨상에도 한번 도전 해 볼 수 있는 삶, 정말 아름답지 않을까요?”라고 웃어보였다. 

우리는 우주 물질 및 에너지에 대해 아는 것은 오직 약 4%뿐이다. 약 96%는 어떠한 물질인지 혹은 에너지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이 커다란 질문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김 교수의 맛깔 물리연구는 이미 우리 앞에 펼쳐진 많은 실험 속에 숨어있는 결과들의 정확한 이해를 도우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구에 부합될 것으로 여겨진다.
김 교수는 기독교인이자 과학자인 자신의 위치에서 종교와 과학 간의 관계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인간의 근본 문제인 삶과 죽음에 관련된 종교 문제를 과학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여 치열한 논리로 대중을 설득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의 근본적인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과학이라는 열쇠. 이 열쇠의 문을 여는 것은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도 힘을 보탤 것이다. 이제 커다란 첫 발을 디딘 김충선 교수의 연구에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