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분해성 수지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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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생분해성 수지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다
  • 취재_김희수 기자
  • 승인 2011.06.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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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식품 용기·쇼핑백·종량제봉투 등 생분해성 수지로 매출 ‘쑥쑥’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지난 2005년 발효되는 등 각종 글로벌 환경문제가 심각한 국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석유를 주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은 그 속성상 환경오염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친다. 결국, 신기술을 통한 대체재의 개발만이 우리 생활에 필요한 욕구를 충족하면서 지구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주)그린케미칼(이규득 대표)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자연에서 시작돼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 환경오염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소재,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가능한 소재인 친환경 생분해성 수지를 개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6월5일 ‘환경의 날’을 맞아 ‘2011 녹색환경실천기업’ 특집으로 집중 조명한다.  

‘환경오염 주범’ 플라스틱 대체한 생분해성 수지판매 국내 1위 우뚝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곳곳에 가볍고 강한 특성으로 인해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과 소비량 모두 계속 많이 증가해서 지구촌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개선하고자 자연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의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PLA)이란 사용 중에는 일반 플라스틱과 동등한 물성을 유지하나 사용 후 폐기 또는 자연상태에 버려졌을 때,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박테리아, 곰팡이 및 조류)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수지를 말한다.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양평리에 자리한 (주)그린케미칼은 자체 연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연 친화적인 다양한 기능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해 국내 PLA 시트 및 각종 생분해성 필름, 사출, 섬유용 원료 판매 1위 기업으로 우뚝 선 국내 대표적 친환경 기업이다. 지난 2005년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이듬해에 완공된 이천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PLA 전용 공장 1호기를 본격 가동되면서 종량제, 롤백, 식탁보, 용기 원료 등에 쓰이는 ‘GC8000’(환경부 분해성 인증 완료)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6년 9월엔 PLA 기능성(방담, 라미네이팅 접착)시트를 개발해 판매한 데 이어, 2007년 10월에는 국내 최초 PLA 전용 다층 시트 2호기를 가동하면서 친환경 기업으로서 가치를 더욱 높였다. 올해 들어 지난 1월에는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친환경 생분해성 농업용 멀칭필름 원료로 녹색 기술 인증도 받았다. 생분해성 수지 특허 보유만 현재 등록 4건, 국내출원 2건, 해외출원 1건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표지인증도 4건이나 된다.

생분해성 우수한 일회용 식품 용기·쇼핑백 · 종량제봉투 등 제품도 수십 가지

이 회사 제품의 특징은 한마디로 전분을 이용한 생분해성 수지라는 점이다. 전분의 장점은 생분해성이 가장 우수하며 무독성과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또한 매년 재생산이 가능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공급이 용이하고 생산에서 폐기까지 CO₂의 발생량이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을 보자. 일회용 용기류나 식품용기 등을 생산하는 진공성형업체에는 시트를 공급한다. 일회용 스푼이나 포크, 나이프, 빨대, 주걱, 도마, 골프티 등을 제조하는 사출업체에는 원료를, 쇼핑백, 종량제봉투, 롤봉투, 멀칭필름, 음식물봉투를 제조하는 필름제조업체에도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섬유제조업체(모노필라멘트, 수세미, 매트어망, 부직포, 의류, 끈 등)에도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LG의 환경 브랜드 하우시스 제품의 바닥재 표면에 쓰이기 위한 재료로 납품하고 있다. 그린케미칼은 이 같은 제품 개발 및 생산으로 설립 초기인 2006년 8억여 원의 매출에 불과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지난 2009년 52억 원, 2010년 65억, 올해는 두 배에 가까운 120억 원을 목표로 삼을 만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큰 매출액은 아니지만 척박한 친환경 생분해성 수지의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내수시장 한계 탈피 위해 미국 일본 등 해외진출 서둘러

현재 이 분야의 시장은 유동적인데다 현실적으로 국내시장의 한계로 인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 대표는 그래서 한정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신규 설비를 투자하는 등 현재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은 가지고 있지만 판매를 위해 일단 그 나라의 환경규제 및 인증에 필요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쇼핑백 등이 미국 내 환경규제 및 인증절차를 진행 중인데 테스트 통과 시 많은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기능성 PLA시트의 국외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목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브랜드화다. 즉 기술력 증대와 적극적인 국외 진출로 국제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 대표는 “녹색기술인증을 받은 제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신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친환경 기업으로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기업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회사의 포부를 밝혔다.

“친환경소재 확산 위해 정부의 규제나 지원 절실히 필요”

이 대표는 몇 년 전 음식점에서 일회용으로 쓰는 식탁보를 친환경 소재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시장에 내놓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친환경 소재다 보니 가격 면에서 2배 비싼 점도 있겠지만, 음식점 주인들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 컸다. 정부도 친환경 소재를 써달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어 이 대표의 좌절과 실망은 컸다고 한다. 요즘 그린케미칼 회사에는 친환경 제품을 보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견학하러 온다. 학생들은 최근 일본에서 대지진 후 발생한 엄청난 쓰나미에 휩쓸려 물 위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고 환경오염을 많이 우려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학생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고 우리 회사가 더욱더 많이 알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기업의 노력만 가지고 해결하기에는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가령 해외에서는 친환경소재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 강력한 규제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그러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우선으로 환경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 이전에 정부 지원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왜냐하면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없다면 시장 자체가 몰락하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저희 회사도 한때 일부 일회용 도시락 규제가 풀리면서 회사 존폐가 흔들릴 정도의 위기를 맞았지만 더욱 단결해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으나 당시 상당한 위기였던 건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더군다나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대체품들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이때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친환경 제품의 시장형성은 더욱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얼마 전 우리 회사와 같은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문을 닫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는데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친환경 기업들이 든든한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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