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순수 토종피자가 곧 글로벌브랜드화의 지름길
전북 지역에 뿌리를 둔 토종 피자의 파워가 피자헛, 도미노 피자 등 외국계 피자 업체가 구축한 아성을 흔들며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국산 치즈를 사용, 까다로운 피자 매니아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한 편 중저가 판매 전략이 맞아 떨어져 후폭풍의 여세가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물론 약 40여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전북도내 특산품인 ‘임실치즈’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전주시 아중리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 광주, 전남, 대전 등 1년 반도 지나지 않은 현재 전국 60여개가 넘는 체인점을 개설, 급성장하고 있는 ‘왕관표 임실치즈피자(www.imsilpizza.com/ 김병이 대표)’가 이제 국내 정착 성공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향한 다부진 발걸음을 재고 있는 것이다.
피자의 맛은 바로 치즈가 결정
2004년 4월 왕관표 ‘임실치즈피자’를 설립한 김병이 대표는 임실 낙농축산업협동조합에서부터 치즈 개발에 관여한 것을 시작으로 치즈에 대해선 자타가 공인하는 치즈맨으로 불리어진다. 지난 80년대 초 임실치즈공장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해 공장장, 기술상무까지 역임하며 지금도 맛있고 질 좋은 치즈가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그 즉시 유럽 등 해외 치즈 관련 현장을 견학하는 열정을 불사르며 치즈 맛의 세계화에 발맞추고 있다.
“치즈가 맛있어야 피자도 맛이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그래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임실치즈로 피자를 만드는 것에 대해 대단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임실치즈 역사는 약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벨기에 출신의 신부가 1964년 산간벽지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하면서 농민들의 농한기 수입원을 찾다가 산양을 보급하여 기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즉 짜낸 우유의 재고량이 넘치자 이를 소득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치즈 사업을 적극 권장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치즈생산 방법을 몰라 신부가 직접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공장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전수받고, 다시 농민들에게 가르쳤다. 이 벨기엘 신부는 67년에 설립한 치즈공장을 81년 농민들이 운영주체인 협동조합 형태로 바꿔 물려주고 손을 뗐다. 이후 신용협동조합으로 인가받으며, 91년에 다시 낙농축산업협동조합으로 전환됐다가 2000년 들어 통합농협으로 출범하면서 지금의 임실치즈농협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이다.
성공하는 가맹점으로 입소문
김 대표는 임실치즈농협 퇴사 후 치즈 유통사를 설립, 다년간 일대일 물류 서비스망 구축과, 체인점 직접 운영 등의 노하우를 인정받아 가맹점들의 절실한 요구에 힘입어 전문 프랜차이즈를 출범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임실치즈피자’ 프랜차이즈의 최대 장점은 유통과 기술지원 등 체인점 운영망이 단일체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즉 직접적 물류 시스템을 적용한 체인점 위주의 프랜차이즈 운영을 함으로써 누구나가 부담 없이 소자본 창업이 가능토록 했다. 체인본부와 유통단계를 줄인 물류체계를 병행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와, 체인점주들의 부담을 해소시킨 점이 소자본 창업주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김 대표는 “체인점과 본부, 고객이 삼위일체가 되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최고의 피자로 최고의 만족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임실치즈피자’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세계 브랜드를 꿈꾸며, 더욱 안정적인 물류 지원을 위해 자체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입맛과 건강까지 생각하는 신토불이 피자를 만들기 위하여 신규 메뉴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경영 실천과 기업이익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머리 속에서 한 번도 지워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 수익금의 일부는 문화ㆍ예술마케팅을 시도하는 등 각종 문화행사 후원과 장애인 복지 지원, 전북양궁협회이사, 임실경찰서행정발전위원, 재전임실군지사면향후회장, 전북사격연맹이사로 역임하면서 지역 내 후원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임실군민의장상’과 같은 의미 있는 상을 받기도 하였다.
임실치즈 맛과 정통성 계승 노력
‘임실치즈피자’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며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한 것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백미, 흑미로 만든‘쌀피자’를 개발하면서이다. 국산치즈 100%, 우리 농산물인 쌀만을 사용하여 맛은 말할 것도 없이 웰빙바람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동안 밀가루로 반죽 된 피자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입맛을 바꾸기 위한 시도로 실패의 염려도 있었지만 ‘남아도는 쌀로 농민을 돕겠다’는 신념에서 신제품을 개발한 김 대표의 마음이 소비자들에게 전달 된 것인지, ‘쌀피자’가 출시되자마자 주문이 밀려왔고 덩달아 ‘임실치즈피자’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차별화된 최고의 치즈로, 수년간 연구개발 끝에 가장 대중적인 맛을 찾는데 성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매료시킨 것이다. ‘임실치즈피자’의 핵심은 치즈이다. 수입 치즈는 국내에 유통되기까지 적어도 1~2개월이 지나야 한다. 신선도를 유지하기위해 냉동을 잘해서 들여온다 해도, 치즈 맛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유통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김 대표는, 최상의 신선도 치즈만을 사용해 피자를 구워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피자 맛을 판가름하는 치즈와 소스를 한국 취향에 맞게 개발, 피자를 덜 선호하는 기성세대의 입맛까지 맞췄다. 쌀피자에서, 감자 피자, 밤 호박 피자, 고추장 피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순수 토종 피자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데는 김 대표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 땅에서 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웰빙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날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며 “우리 토종피자는 고품질의 비싼 국산치즈를 사용하면서도 로열티 부담이 없고 광고비 등의 거품을 뺀 덕에 외국산 브랜드 보다 20~30%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의 동향에서 나타나듯이 단가 경쟁까지 붙어 심지어는 카제인과 분유를 가공한 값싼 이미테이션 치즈를 사용하여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피자전문점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라 덧붙였다.
왕관표 임실치즈피자 김병이 대표 인터뷰
"가고자 한다면 없던 길도 만들어 가라"
향토기업으로 출발해 세계 브랜드화를 꿈꾸는 ‘임실치즈피자’의 김병이 대표는 오직 치즈관련 분야에서만 20년 가까이 외길을 걸어오며 본사와 체인점이 한 가족이라는 열린 경영을 도입, 가맹점주들의 한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때문에 김 대표의 프랜차이즈점 운영방식은 철저한 ‘가맹점’ 위주이다. 이는 과거 온갖 고생을 겪은 자신을 거울삼아 소자본 창업자들의 절실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가맹점 부담을 줄이려는 이유에서이다. 특히 경영에 관한 실무 경험과 이론을 두루 겸비한 성공한 사업가로 주변의 평판이 자자하다. 한가지 일화를 소개하자면 임실치즈조합에서 기술상무로 재직하던 중 경영난이 가중되어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주고 문 닫을 위기에 봉착했을 때 무작정 뚝심하나로 우유업계 대명사격인 서울우유사를 직접 찾아가 호소를 한 덕분에 매일 다량의 원유를 제공받아 임가공 추진을 성사시킨 일이다. “그 당시 서울우유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었을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생면부지이던 나와 조합을 물심양면으로 밀어준 은혜에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감사하고 있다”고 회고한다. 이처럼 ‘가고자 한다면 없던 길도 만들어 가라’는 소신을 가지고 임실치즈조합 퇴사 후에도 임실치즈 농협의 애사심을 버리지 못하고 유통사업의 활성화에 뛰어 들어 20-30톤의 판매 실적을 올려 조합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하고 있으며, 한 편 체인점도 번창할 수 있도록 실내 디자인과 품질관리 등에 대해 꾸준히 자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회사가 탄생하기까지 면밀한 시장조사와 더불어 유통에 관한 철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이는 생산에서 판매까지 모든 시스템이 잘 이뤄져야 우리 낙농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피자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우리의 토종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일이 개인적 욕심이지만 이보다 먼저 임실치즈피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임실치즈피자’라는 상호를 쓰고 있는 다른 회사와의 상호이해와 공동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통합 브랜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며 “이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다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다 ”는 말로서 임실치즈에 대한 김대표의 절대적인 사랑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끝으로 “외국 브랜드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한 차원 높은 최고급 피자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장 한국적인 맛으로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