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꽃 씨앗 학교로 선정, 문화의 꽃 피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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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꽃 씨앗 학교로 선정, 문화의 꽃 피우길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6.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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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교육’이 실현되는, 이색 경영의 교육 현장에 가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초등학생들에게 음악, 미술, 영화, 무용 등 1인 1예능 교육을 실시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 갈 ‘예술 꽃 씨앗 학교’를 선정했다. 전국에서 400명 이하 소규모 학교 중 부산의 배영초등학교 등 16개교를 2차 ‘예술 꽃 씨앗 학교’로 선정하여 매년 1억 원까지 4년간 지속해서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한다.

문화의 불모지 맥도에 예술 꽃의 씨앗을 심다

낙동강 서편, 김해공항의 남쪽 맥도강에 인접한 배영초등학교의 주변은 농지, 고철수집상, 소규모 공장이 난립한 문화의 불모지이다. 학교 인근에는 서점이나 학원은 물론이며 문구점도 하나 없다. 농업에 종사하는 몇 가정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저소득층 맞벌이, 조손한 부모 가정이고 다문화가정의 비율도 높은 편인 이 지역에 예술의 꽃씨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풍물소리를 마을 분들이 언제나 반겨 주신다”고 말하는 배영초등학교 이승희 교장은, “강서구청과 동창회의 격려 속에 17년간 성장해 온 풍물과 모듬북 등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양악겧抉?연극겳된?낸?등을 두루 체험하고,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동시에 이해하고 즐기는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예술 꽃 씨앗 학교’를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간 부산광역시교육청 주최 풍물겭濚개樗?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대상 수상에 이어 2008년부터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이미 부산 최고임을 인정받았고 2010년에는 본 대회에 초청되어 시범 연주를 하였다고 자랑 한다.
“예술 꽃 씨앗 학교의 예산으로 강사진을 보완하고 영역별로 지도를 세분화하여 아이들의 기량을 전국 수준으로 발돋움시킴으로써 배영초등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가락의 멋과 땀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자 한다”고 이승희 교장은 덧붙인다.

이 교장은 또한, 내년 20주년을 맞이하는 본교의 한겴?어린이 문화교류를 계기로 문화예술의 씨앗을 해외에까지 퍼트리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뜻을 모아 배영초등학교 학생들이 진학하는 이웃 중학교에 풍물부를 창립하도록 건의하고 여건 조성을 도와, 본교에서 갈고 닦은 솜씨를 상급학교에서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의 불모지 맥도에 배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꽃씨가 되어 예술의 꽃을 피워나가길 기대한다. 

이야기와 따뜻한 온기 가득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지향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초등교육은 훌륭한 성과 이전에 따뜻한 인성 함양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승희 교장의 최대 관심사는 다른 학교의 사례가 아니라 언제나 본교 실정에 맞는 시설이나 개선 방안에 있다. 사립학교에서 17년간 근무한 경험과 장학사 생활에서 얻은 안목으로 부산의 편입지 강서구에서도 가장 낙후되었던 배영초등학교를 ‘부산에서 가장 따뜻한 교육이 실현되는 학교’로 바꿔 놓았다.
배영초등학교에서 2년 6개월을 지내고도 다시 초빙교장으로 4년간 더 근무하는 길을 택한 이승희 교장은 프로그램 하나에도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한다. 평소 장거리 여행을 해 볼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수학 여행지를 영호남권, 충청권, 경기강원권으로 나누어 4-6학년이 함께 3년간 골고루 답사하게 하고 있다. 또한 도서 구입 시에는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서점에 나가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선택하도록 한다.

18년간 진행해 온 한·일 어린이 문화교류 또한 이승희 교장 부임 이후 어떤 학생도 소외받지 않도록 모든 비용을 학교에서 부담하고 있다. 미술작품 교환, 매년 상호 방문 및 홈스테이를 통한 상대국 가정생활 체험, 전통 민속 체험 등 다채롭게 전개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새로운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더 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슴에 새긴다.

‘마을 강을 알자’는 취지에서 매년 실행하고 있는 맥도강 생태 탐사 또한 본교 교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뗏목에, 본교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 연구원들과 연대하여 수준 높은 탐사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무상 스키교실을 운영하여 계절 운동을 내실화하고 스키장에서 겨울방학식을 가지는 프로그램, 가야금교실, 어머니에게서 배우는 전통음식의 날,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공작부, 학부모를 위한 특강 등 한마음이 된 이승희 교장과 배영의 교직원들은 아이들과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누구도 소외받지 않게 알차고 따뜻한 교육’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배영초등학교 교정에 들어서면 화단에 멋들어진 꽃과 나무가 가득하다. 운동장의 남쪽에는 사슴 두 마리가 정답게 지내는 목사와 염소, 토끼, 닭, 개를 키우는 우리가 있다. 어느 곳 하나 조각가인 이 교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제 배영초등학교 학생들도 교장선생님을 닮아 팔방미인이 되어가고 있다. 4학년이 되면 누구나 풍물을 치고, 전교생이 연극무대에 서며,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영어와 일본어 회화를 익힌다.

배영의 교직원들도,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이승희 교장을 닮아간다. 한겴?문화 교류나 교내 마라톤 대회, 구청장배 축구대회에 등 각종 체육행사에 학부모와 동창회가 나서서 음료수, 간식 봉사를 한다. 또, 학생들의 서점 방문, 문화행사 관람 등 차량 동원이 필요하면 학부모들이 팔을 걷어 부친다. 무슨 일이든 남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수요자가 바라는 그 이상의 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배영초등학교, 마음 따뜻한 교육을 지향하는 이승희 교장의 이색 경영이 많은 교육자와 학부모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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