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생식물 연구의 지평을 열다
충남대 방재욱 교수가 이끌고 있는 식물세포유전학 연구실에서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염색체 분석과 분자세포유전학 분야의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연구실은 배추·토마토·오이 등 주요작물과 인삼·천궁·황기 등 약용식물, 무릇·제비꽃·붓꽃 등 자생식물을 대상으로 염색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실의 성과를 살펴보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눈에 띈다. 우선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가운데 하나인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 사업단에 참여하여, 2006년 우리나라 자생식물 염색체 자료집 ‘Chromosome Index to Korean Native Plants’를 국내 최초로 발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자료집은 지금까지 분석된 한국의 자생식물 염색체 연구 현황과 문헌 목록, 염색체를 이해할 수 있는 염색체 탐구, 식물염색체 관련 학술회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자생식물 염색체의 D/B 구축’에 대한 연구는 식물 유전자원의 보존 및 이용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반 연구 분야이다.
이에 연구실은 한반도 자생식물의 염색체 연구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영문판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그간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염색체에 관한 연구 자료를 수집겵ㅈ??넘어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식물종의 다양성 연구와 유전자원의 개발 및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외국의 유관 기관에 배포되면서, 우리나라 자생식물 염색체의 연구자료 제공과 함께 연구의 현황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방재욱 교수는 식물염색체 분석에 중요한 분자생물학적인 기법인 FISH(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와 GISH(Genomic In Situ Hybridization) 방법을 국내 최초로 식물 연구에 도입했다. 아울러 그는 11회에 걸쳐 ‘식물 염색체 워크숍’을 개최해 우리나라 염색체 연구기반 조성에도 이바지했으며, 2009년에는 염색체 연구 분야를 다룬 전공서적 '세포유전학'을 출판했다. 이외에도 ‘Advanced in Chromosome Sciences’ 2호를 발간했고, G-7과제인 ‘약용식물 조직배양’과 ‘염색체 수준에서의 체세포클론 변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실에서는 게놈 조성이 다양한 한국 무릇을 대상으로 게놈 유형의 세포지리학적 분포를 연구한 바 있으며, 주요 작물인 배추, 오이, 동부속 식물 등 대상으로 분자유전적 기법을 이용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연구실은 앞으로 분자 마커를 이용한 유전자의 염색체상 physical mapping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대외활동으로 관련분야 발전 이끌어

이외에도 방재욱 교수의 프로필은 다양한 직함으로 빼곡하다. 방 교수는 한국유전학회와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많은 학술연구 업적과 충청광역권경제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또한 전국 이공계 대학장 비대협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국내 이공계 살리기에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하였다.
현재 그는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전시 발전협의회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생물과학협회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 오는 9월부터 회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생물과학협회는 한국의 생물학을 대표하기 위해 1957년에 조직된 역사가 깊은 협회이다. 현재 한국유전학회, 통합생물학회, 한국생태학회, 하천호수학회, 한국생물교육학회, 한국동물분류학회 등 총 6개의 학회가 소속되어 있다. 특히 정부는 2007년을 생물학의 대중화 및 과학입국의 기반 조성을 위해 ‘생물학의해’로 지정하였는데, 협회는 이와 관련된 일체의 행사를 주관하여 진행해오고 있다.
방 교수는 “한국생물과학협회가 생물학 관련 학회 연합체의 성격을 띤 만큼 서로 학회의 공통점을 발굴하여, 학회 간의 활발한 소통을 기반으로 국내 생물학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방교수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인명사전 ABI(American Biographical Institute)가 수여하는 21세기 위대한 지성 1,000명에 선정됐으며,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서 발간하는 세계 인명사전인 ‘Who‘s Who in the World' 2010년 판과 2011년 판에 연속 등재되기도 했다.
건강한 대학교육을 위한 방안 제시
방 교수는 자신의 연구 분야뿐 만 아니라 대학교육 전반의 세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진정한 교육’을 강조하며, 진정한 교수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방 교수는 “교수들의 첫 번째 임무는 ‘교육’입니다. 요즘은 교수들이 개인적인 ‘연구’만 치중하는 분위기인 듯합니다. 이보다는 교수들이 교육자의 모습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라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한 목표의식 없이 ‘성공과 출세’만을 좇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모습을 비판했다.
방 교수는 “외국에서도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공통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소신에 맞게 이공계든 인문계든 학과를 정합니다”라며 “국내에선 수능·내신 성적이 학과 선택의 획일적 기준이 되고 여기에 출세주의가 가세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방 교수의 이러한 강한 신념 아래 그는 학생들이 올바른 미래 설계를 돕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꿈을 가져라’라고 강조하며 확고한 비전을 가지기를 당부했다. 그러한 일환으로 2008년에는 인류 최대 관심사인 삶의 이야기들을 에세이집으로 엮어 ‘생명 너머 삶의 이야기’를 발간했다. 책은 ‘생명의 이해’를 주제로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생명과 삶에 관한 내용이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는 방 교수가 지난 2004년부터 교양 강좌로 진행해 온 ‘생로병사의 비밀’이란 강의 연구노트를 정리해 책을 펴낸 것으로 전공학생이 아닌 학생들 또한 사회생활에 적용되고 있는 생로병사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어릴 적 꿈이 교수였다는 방재욱 교수는 오롯이 대학교수로서의 길을 정진해나가며, 우리사회에 더욱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으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기자는 방 교수의 지론을 통해 이공계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