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성체줄기세포 이용한 급성췌장염 치료의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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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성체줄기세포 이용한 급성췌장염 치료의 길 열어
  • 취재_한태윤 기자
  • 승인 2011.06.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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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팀워크로 연구 성과 이끌어내

췌장염 환자의 증상은 참을 수 없는 통증이다. 이 통증은 좌측 상복부에 불시에 나타나며, 통증의 정도가 매우 커서 참고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통증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심한 경우에는 신부전, 호흡부전, 패혈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급한 상황에 이른다. 경증의 급성췌장염에서 사망률은 대개 1~2%에 불과하지만, 전신합병증을 수반하는 중증의 급성췌장염에서는 사망률이 30%까지 증가할 수 있다. 췌장염은 현재까지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모색이 시급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여 급성췌장염의 치료가능성을 연 인하대병원 홍순선 교수팀의 연구는 단연 주목할 만하다.

췌장염 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 제시

인하대병원 홍순선 교수팀은 급성췌장염을 일으킨 흰 쥐에 성체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급성췌장염의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분리 방법보다 순도가 매우 높은 성체줄기세포를 분리해 (송순욱 교수 특허) 급성췌장염에서의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에서 사용한 클론 중간엽 줄기세포는 사람골수에서 채취해 얻은 줄기세포를 층분리법을 이용해 동등한 잠재력을 가진 중간엽 줄기세포로 분리 배양했다. 이렇게 분리한 클론 중간엽 줄기세포는 신경세포, 간세포, 연골세포, 근육세포, 지방세포로 분화가 확인됨으로써 기존의 분리 방법보다 치료 효과가 한 단계 더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순선 교수의 연구는 성체줄기세포가 급성췌장염 모델에서 염증수치를 감소시키고 면역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췌장염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줄기세포를 이용한 췌장염 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홍순선 교수는 “좋은 논문 심사위원을 만난 것과 연구를 도와준 주변 분들의 힘이 컸습니다. 저 혼자의 힘으론 이뤄낼 수 없었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연구 결과도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라고 웃어보였다.
홍순선 교수뿐 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경희 박사와 국가지정 소화기질환 유효성평가센터장인 이돈행 교수, 그리고 호미오세라피㈜의 연구소장이기도 한 송순욱 교수는 각자의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홍순선 교수는 췌장염, 췌장암, 간경화, 간암에 대한 전임상 실험 전문가이며, 이돈행 교수는 국가지정 소화기질환 유효성 평가센터(NCEED)를 유치하여 소화기질환에 관한 전임상 시험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써 간담도, 췌장염과 췌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췌장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정경희 박사는 췌장염 모델 및 메커니즘 실험을 꾸준히 진행 중이며, 송순욱 교수는  고순도 성체줄기세포 분리를 위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작년 12월 미국 특허출원을 완료한 상태이며, 연구팀은 치료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추가연구를 진행 중에 있고, 중증 급성췌장염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계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지(Gastroenterology) 3월호에 발표됐다.

‘처음’이라는 과감한 장벽을 뚫고

전 세계 10만 명 당 40명이 급성췌장염을 앓고 있으며, 미국에서만도 한해에 2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췌장에 염증이 생겨 췌장의 소화 효소 분비가 활성화되어, 췌장 및 주변 조직을 손상시킴으로써 간질성 부종 및 출혈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췌장염의 치료는 약물 및 수술 치료로 실시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 홍순선 연구팀은 아직까지 줄기세포 치료가 췌장염에는 시도된 적이 없었기에 다양한 급성췌장염 모델을 만들어 효능이 높은 줄기세포를 분리해 그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물론 연구를 진행하면서 선행연구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순선 교수는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연구에 임했다. 최종 연구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논문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는 '불합격이지만 희망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 후 홍 교수는 연구에 더욱 매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였다. 그는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정경희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원들과 함께 국내에서는 수행된 적이 없는 수술법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공하여 줄기세포의 췌장염 치료 기전을 해석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능동적인 자세가 이번 연구 결과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라고 전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분야 확대할 터

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 연구는 현재 각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중요 장기인 뇌, 간, 췌장, 폐, 신장 등 여러 질병에서 시도되어 왔으나 질병의 진전정도와 발병 시기, 면역력 등 다양한 인자들로 인해 그 효과가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줄기세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는 어떤 기증자에게서 추출한 줄기세포인지, 그리고 세포의 경로에 따라 줄기세포의 역량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오차를 없애고 최대한 효율이 높은 줄기세포만을 분리하여 균등한 역량을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면 여러 질병에서 줄기세포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순선 교수는 “저희 인하대병원 연구팀은 현재 췌장염 이외에도 간염, 간경화, 류마티스, 패혈증, 아토피 질환에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급성과 만성질환에서 줄기세포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작용하는지 확인하여, 다양한 질병으로의 적용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통한 다양한 질병에서의 효과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암 치료를 위한 약물 개발을 위해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PI3-Kinase inhibitor를 개발하여 췌장암, 간암, 폐암, 대장암 등 난치성 암에서 약물의 효능과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많은 제약회사 및 연구소와 공동으로 다양한 항암 타겟약물 개발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앞으로 홍순선 교수는 그의 주력 분야인 췌장염과 췌장암 치료약물 개발과 암 타겟 그리고 천연소재 추출물을 이용한 치료약물 개발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천연소재 추출물을 이용한 치료약물 개발은 할미꽃에서 추출한 물질로 간암, 대장암 치료에 관한 전임상한 결과로 현재 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신앙으로 다져진 단단한 팀워크를 과시하며 세계 최초의 연구 성과를 낸 인하대병원 홍순선 연구팀. 그들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연구를 통해 국내 질병 개발을 선도하며 국내 의학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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