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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걸어온 밤샘 학업
대구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종안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뜨거운 여름날에는 아이스크림 박스를 매고 아이스크림을 팔아야 했다.
박 대표는 “어린 나이에 그게 어찌나 창피하고 싫던지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 들어서서야 아이스크림 사라고 소리치곤 했어요. 중학교 때는 조겮??신문배달을 시작하며 밤샘 인생이 시작됐죠”라며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인문계 진학을 포기하고 공고에 입학한 그는 새벽마다 우유 배달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학비가 면제되는 기능훈련생이 된 그는 낮에는 수업을 받고 저녁에는 기능훈련에 매진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밤샘 학업’이 평생 이어진 셈이다.
공고 졸업 후 코오롱에 입사한 그는 입사 3년 차에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코오롱 생산성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당시 휴직 제도가 없었기에 그는 퇴사 후 입대를 했고 제대 후에는 영남대 기계공학과에서 만학의 꿈을 이뤘다.
그는 “기본이 없으니 미적분 방정식 등을 이해하고 다시 공부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늘 밤샘 공부를 했죠. 고생 끝에 학교를 다니며 정교사 자격증도 땄습니다”라며 밤샘 공부로 만학의 길을 마쳤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대중금속공고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젊은 교사의 열정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보낸 선배의 마음으로 밤낮 없이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기능과 이론을 지도했다. 그러나 그는 돌연 안정적인 교사직을 그만 두었다. 인정받는 교사였고 보람도 충분했지만 그에게는 기능에 대한 열정과 자신이 받은 도움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기능을 익힌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1992년 직원 2명으로 시작한 기계부품제작 사업은 이후 부품 생산에서 치공구 분야, 자동화설비 제조업으로 보폭을 넓히며 작년도에는 50명의 직원으로 연매출 168억 원을 달성하고, 2011년에는 중국 법인의 부품사업을 포함하여 매출 350억 원을 목표로 삼은 ‘덩치 큰’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선진국 수준의 차체 용접 자동화설비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차의 약진을 견인하는 데 큰 기여를 한 박 대표는 현재 현대와 기아, 르노삼성, 말레이시아 플로톤 등과 거래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중국으로 진출해 자동차부품 및 로봇용접 자동화설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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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는 많지만 개발 기술을 가진 나라는 손에 꼽힌다.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5개의 국가가 세계의 자동차 시장을 선두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의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 신독은 로봇 웰딩 FA 시스템 개발로 한국 자동차의 경쟁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개발은 끝이 없죠. 후발 주자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기술 개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 기아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달리고 있는데 한국 자동차의 성장이 멈추지 않도록 기술 개발 진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며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 기여의 사명감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기술 연구소에 매년 10억 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차체 완성차 조립라인의 핵심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기술개발 제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 자동차 공업 국가로의 수출도 도모하고 있으며 5년 뒤 신독엔지니어링의 매출이 설비사업 1,000억 원과 부품사업 5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과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인간 존중의 경영 원칙
‘인사가 만사다’라는 신념으로 신독엔지니어링을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는 자율과 위임을 원칙으로 직원들의 능력이 200% 발휘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있다. 위임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믿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박 대표의 철학은 평범한 직원들이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는 효과를 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일류 대학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선두 하는 인재들이죠.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강조하며 스스로 일을 해결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벽에 부딪혔을 때는 조언을 아끼지 않죠. 저만의 방식으로 직원 역량 강화에 큰 효과를 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역량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분기별로 직원들이 스스로를 평가 하도록 하고, 개개인의 자기반성을 통해 회사 전체의 역량이 커질 수 있는 ‘똘똘똘(Staff Training)전략’이라는 프로그램을 고안해 직원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독려한다.
한편 박 대표는 한국에서 기능인의 맥이 끊기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산업 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능인들은 지금도 힘든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서두를 뗀 그는 우수한 재원들이 실업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장려정책을 펼쳐주었으면 한다며 의견을 피력했다. 우수 재원들이 기능직을 기피하지 않도록 유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마이스터 제도를 통해 일부 우수한 자원들이 양성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능이 흔들리게 되고 이는 한국 산업의 초석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람은 한국 사람이, 차는 한국 차가 최고”라며 국산 자동차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 자동차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그는 이를 개선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며 한국 차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는 순간 한국 자동차가 세계 골목을 누비며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위상을 더욱 드높일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는 박 대표의 포부는 오늘도 그를 ‘밤샘 학업’에 몰두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