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 토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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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 토대 마련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6.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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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교육! 다양한 문화와 사고방식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는 아직 다문화교육에 대한 이해나 교육자료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주민등록 인구의 2.2%가 외국인으로 구성된 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변모되어 가고 있는 만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이 생기기 전 시기인 유아기는 자신은 물론 타인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이때 다문화교육을 통해 세계의식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이 다문화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보육프로그램 개발, 교육환경조성에 앞장서 온 성락어린이집의 김혜숙 원장을 만나 성락어린이집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 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 보았다.

다문화교육의 중추적인 역할 수행

성락어린이집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교실은 물론 복도, 화장실까지 세계 지도와 나라별 풍습과 의상, 글자로 가득 채워져 있다. 성락어린이집은 2008년 국내 1호 다문화 어린이집으로 선정되어 원생들에게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나라의 문화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외국 전통 옷을 입고 다문화 패션쇼를 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외국의 동화책도 읽어주고 그 나라 전통 악기 연주와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여느 어린이집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 연출된다.

성락어린이집은 다문화교육을 위한 우수한 교재교구개발과 보육프로그램 개발, 다문화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적합한 교재교구 비치, 시설장 및 종사자의 다문화보육 전문성, 다문화 어린이의 발달에 적합한 보육환경 등을 갖추고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2010 전국우수보육프로그램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성락어린이집이 다문화교육에 앞장선 데는 김혜숙 원장의 공이 크다. 김 원장이 어린이집에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해 모집하려고 했을 때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우선 일반 가정 자녀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급선무였다. 김 원장은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사회에 부적응하고 소외되는 문제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문화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공평한 교육적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다문화교육은 단순히 다문화가정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이 아닙니다. 일반 가정 자녀들을 위한 세계 이해 교육이기도 합니다. 즉 다문화교육은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한 행동의 차이나 사고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반 가정 자녀 학부모들을 설득한 뒤 다문화가정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나와 교육받기를 권유했다. 그녀는 오지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다문화교육에 열정적인 이유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유아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태어나 인격을 갖춘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가 마련되는 시기가 유아기입니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편견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유아기 때부터 서로 자연스럽게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문화교육에 대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다문화교육의 저변확대 위해 최선 다한다

   
김 원장은 우연하게 결혼이주여성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들이 한국에 적응하는데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언어소통인 것을 알고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육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6~7개국의 이주여성들을 교육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가슴으로 교육하지 않으면 이들을 교육할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말이 아닌 몸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교육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언어교육에서부터 남편과의 대화법, 갈등해소법, 부모의 역할 등에 대한 교육을 순차적으로 실시했는데 강의 기간 동안 단 한명의 결석자가 없을 정도로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모두가 열성을 다했다.

이렇게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글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그녀의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이들의 2세 교육이었다. 김 원장은 다문화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2006년에 계명대학교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동안 다문화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3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그녀는 다문화교육 분야 국내 1호 박사가 되었다. 
현재 그녀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계명대학교대학원에 출강하여 교직과목과 다문화 교재겚낢맙?대해 강의하고 목요일에는 안동의 가톨릭상지대학에서 다문화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칼럼 및 포럼, 책 출간 등을 통해 다문화교육에 대한 새 지평을 열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성혜원 대표이사, 경상북도 보육정책위원, 경북 법인보육시설연합회 회장, 행정안전부 다문화 전문가 그룹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원장은 “이제 다문화가정은 낯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들을 그 자체로 머물게 할지, 혹은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는 문젯거리가 될지, 혹은 우리 사회를 풍부하게 하는 자원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입니다. 이들을 막연히 도와주고, 배려하고, 챙겨야 하는 복지 의무 대상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이제는 그들이 자활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유능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아이들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은 우리와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펼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 교육에 있어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아 스스로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어떠한 인식을 하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또래집단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이 확고해야 합니다. 다양성, 편견, 신념 등에 차별을 가지면 유아들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보육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다문화사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락어린이집.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통합하고 문화 외교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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