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기는 최소로, 성능은 최고로, 비용은 최저로
강승택 교수가 진보된 설계를 선보인 제품이 각종 RF부품과 안테나, 흡수체 등이 그것이다. 요컨대 ‘저손실 저전력 저자본’의 삼박자를 빠짐없이 갖춘 개발품들을 완성한 것이다. 더불어 그 규모까지 ‘소형화’시켜 실효성을 높이는 데에도 성공해 그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강 교수는 “저희가 개발한 ‘초소형 초광대역 대역통과 여파기’의 특징은 메타재질구조의 0차 공진 특성을 가지는 동시에, 다른 여파기(파장의 0.5~1.5배)에 견주었을 때 크기는 50% 이하-최저 10%(파장의 0.11배)-에 해당되며, 삽입손실과 반사손실 면에서도 각각 0.7dB와 5dB 더 앞서는 우수함을 보인다”며 “차단대역폭 또한 기존의 것보다 3GHz 이상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비주기성 메타전자파구조를 최초로 제안한 이 설계법을 바탕으로 0차 공진 특성을 유지하면서 공진기간 결합조정이 용이한 구조들을 써 ISM, UHF GSM, VHF T-DMB 대역여파기들을 설계한 것. 그래서 동일 대역의 다른 개발품들로부터 크기, 통과대역, 차단대역에 있어서 각기 0.3배, 0.7dB 개선, 3차~5차 불요파 제거 효과를 얻어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초고주파 부문에서 유독 취약한 면모를 보이는 우리나라 업계에서, 이는 눈여겨볼 만한 연구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로 이 모든 개발품들은 간단한 단층 마이크로스트립 공정으로 제작한 것이란다.
국내 최초 실시간 Gbps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소형 무선송수신기’ 개발, 시연

“주파수 선택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적층형 여파기 기술처럼 구조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저희 연구실은 앞서 언급했듯, 통과대역의 주파수 선택도와 인접대역간섭저감 차단대역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파기들을 제안했습니다. 고차(16차 이상) 특성을 0.3~0.5배의 크기만으로도 가능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 설계법과 개발품은 현재 기술이전 절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초광대역 메타재질구조 대역통과 여파기와 마찬가지로, 1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작은 국방용 Ku 및 K 대역신호 억제용 X 대역통과 여파기도 대역폭에서는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강 교수는 “불요신호, 즉 ‘잡음억제용 대역억제 여파기 설계업무’는 단일 초소형 적층평면 구조로는 어렵다는 품질계수 80의 값을 얻는 결과로 이어지죠. 그밖에 RF부품으로 중요한 등화기와 전력 분배기의 분야에서는 각각 선형등화 150% 비율대역폭과 동일분배영역 110% 비율대역폭을 기록하여 국외기술서적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구조들이 전부 값비싼 MEMS LTCC 반도체 공정이 아닌, 저가의 마이크로스트립 구조 공정에 의한 것이라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방사패턴을 가지는 모노폴 안테나는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쓰이고 있기는 하나, 수직 형태인 탓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다분합니다. 편이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는 모노폴 안테나와 유사한 전기자기장 특성을 보이되 적층평면형(부피감소율 70% 이상)으로 구현이 가능한 메타재질구조 안테나를 설계했습니다. 제작과 성능 검증 역시 완벽하게 마친 상태입니다.” 주된 공진 아래에 공진점이 얻어지는 왼손전파법칙을 발생시켜, 재구성형 요소 안테나의 기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 또한 시스템 이식률이 매우 훌륭한 마이크로스트립 공정 제작품으로, 유래 없이 저렴하다는 게 최대의 강점이다.
표현하라! 그렇지 않으면 죽은 것
강 교수에게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필요한 측정 장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했던 데다, 연구를 도와줄 만한 대학원생들도 전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교수진마저 교내에 존재하지 않아 연구는 한동안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곤혹스러웠던 순간이 한두 번 아니었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도 모자라 전파공학을 정보통신분야의 ‘3D 업종’ 쯤으로 간주하는 학생들의 풍토는, 저를 더 지치게 만들었어요. 전파공학이라는 학문이 무엇인지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주위에 난무했던 한때는 절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의 생각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할는지 엄두조차 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강승택 교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전기자기학과 전자회로 수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는가 하면, 창고를 실험실로 꾸며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꾀하기도 했다. 지금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설계로 표출하라고 역설하고 있다.
아이패드 아이폰 등의 소형 단말기와 무선에너지전송 시스템 상용화가 올해 목표
강 교수는 “정보통신계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소들뿐만 아니라 핵심 산업에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연구 집단들에 대한 투자가 아낌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획기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금력이 열악해 개발에 매진할 수 없는 중소형 연구실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애정 어린 시선과 끊임없는 격려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연구자들과 산업체들 간의 적극적인 교류는 물론 연구내용에 대한 기업의 마케팅 시스템이 체계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강 교수는 “저희 연구 내용을 의료용 기기, 차량용 안테나, 아이패드 아이폰 등의 4G 소형 단말기와 무선에너지전송 시스템에 상용화시키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특허 출원 단계에 있으니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