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시메모리(flash memory)는 전원이 끊겨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기억장치를 뜻하는 개념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소비전력이 작고,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은 채 유지되는 특성을 지니며, 곧 계속해서 전원이 공급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이 끊기더라도 저장된 정보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보의 입출력도 자유로워 디지털 텔레비전·디지털 캠코더·휴대전화·PDA·게임기·MP3 플레이어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는 쓰고 지우는 속도가 느린 단점을 안고 있어, 서울대학교 박영우 교수팀과 건국대학교 이상욱 교수팀이 각고의 노력과 연구 끝에 탄소나노튜브와 마이크로 전기역학 시스템 기반의 저전력-초고속 비휘발성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기존 플래시 메모리보다 저장과 삭제 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전력소모 역시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새로운 형태의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선보였다.
스웨덴 탄소기반나노구조 연구센터와 공동연구, 세계 최초의 업적을 이루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과 박영우 교수는 ‘나노전하수송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박 교수의 주도 하에 탄소기반 나노구조의 기초물성 및 응용성 연구를 하고 있다. 이것은 BK21과 관련, 기반이 되는 신소재를 연구·개발하는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이나 스마트 섬유, 그리고 반도체에 있어서 기하학적 성장을 거둘 수 있는 핵심연구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탄소나노튜브와 마이크로 전기역학 시스템 기반의 저전력-초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에 대한 연구는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 셀이 구성하고 있는 COMS 트랜지스터와 플로링 게이트를 탄소나노섬유로 대체함으로 인해 속도와 에너지 소모량, 집적도(용량) 부분에서 경이적인 개선을 보인 것이다.이것은 위에서 언급했 듯 BK21에서 다루는 부분이고 정부에서 발표한 100배 빠른 인터넷을 선보이겠다는 것과 결부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국제공동연구 파트너인 스웨덴 예테보리/챠머스 대학의 나노팹센터와 함께 수행되었다. 박영우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에서의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의 업적이 된 것은 스웨덴과의 상호 보완적인 공동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선진국과의 국제공동 연구가 자칫 상대방 선진국의 주도 혹은 상대방의 연구 업적에 가려질 수 있으나, 이번 스웨덴과의 공동 연구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협동 연구한 결과로써 양국의 위상이 똑같이 높아진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국, 유럽, 일본 등 그 어느 과학 선진국의 연구진들도 이루지 못한 연구 업적에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함께 연구한 양국 연구진들의 공로를 잊지 않았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이 지원하는 해외우수연구소유치사업과 WCU(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저명한 과학 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소개되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과학의 영역에 속해 있다”

박 교수는 “과학은 내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아니 내 삶과 마찬가지이다. 과학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연구를 통해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라며 과학이라는 학문과 함께 해 온 삶을 감사해 한다. 그는 또한 기초과학을 기피하는 젊은 학생들과 사회풍조를 안타까워하며 많은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어 “나도 처음에는 관심과 흥미로 인해 과학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이후는 재미가 붙어서 놓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초과학에 대한 편견과 여러 주변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조금의 관심과 흥미가 있다면 과학을 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과학은 우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나 기계들만이 과학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과학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짧은 근대화 기간 동안 수십 년 만에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 응용과학과 기술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국가 경쟁력과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과 연구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와 국격 향상에 지대한 이바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의 물리학계에 중심인물이 된 박 교수는 그 연구와 업적을 인정받아 두 번의 노벨상 시상식에 초청받을 수 있었다. 과학자로서 그 시상식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박 교수는 “노벨상을 사람들이 왜 원하는지 그 때 알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계속적으로 연구와 교육에 힘써서 꼭 후에 노벨상을 타는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로 탄소기반 나노구조물 기초물성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의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이 발견을 통해 인류 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신개념 소자 개발이 목표라는 그를 통해 대한민국의 과학 수준이 진일보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