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법·지침 등 총망라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 개발 완료

[시사매거진]서울시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걷는 보행로부터 자주 찾는 공원·광장과 보건소, 복지시설 같은 공공건물까지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통합 가이드라인』을 개발 완료했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신체의 다양함, 언어능력, 감각능력, 인지능력 등의 차이와 관계없이 어린이, 어르신, 장애인, 외국인 등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도 하며 제품·건축·공간·서비스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법과 조례, 무장애 건물·공원, 자전거도로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 그동안 흩어져있던 관련 지침 15개를 총망라하고 새로운 지침을 추가한 단일화된 가이드라인이다. 장애인 등 특정 대상뿐만 아니라 어르신, 어린이, 외국인 등 다양한 모든 시민을 고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어르신(2016년 전체인구의 12.5%, 128만 명), 임산부 및 영유아·어린이(2015년 전체 인구의 8.8%, 약 87만 명), 장애인(2014년 전체인구의 3.9%, 약 39만 명), 등록외국인(2016년 전체인구의 2.6%, 약 27만 명), 외국인 방문객(2016년 1,357만 명) 등 서울시민 구성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다양성을 고려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은 필수적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예컨대, 보도는 누구나 걷기 쉽게 평탄한 길을 기본으로, 원하는 곳까지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보행자 안내사인을 출구에 인접설치하고 안내사인 주변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해 가독성을 최대화한다. 경사로나 계단은 사전에 정보를 안내해 우회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보행자우선도로의 경우 바닥을 보도와 유사한 재질로 설치해서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준다.
공원은 출입구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은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평탄한 접근로를 확보하고, 시각장애아동도 즐길 수 있도록 청각을 이용한 오감활용 놀이시설도 설치된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아이를 눕혀서 이용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기저귀교환대뿐 아니라 유아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해 팬티형 기저귀나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접이식 교환대(발판)도 설치한다. 또,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위해 장애인용뿐만 아니라 일반 화장실에도 손잡이를 설치한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당연시 여겨졌던 것을 다양한 이용자 관점에서 충분히 다시 생각해보고, 시설 조성시 적용한다. 예컨대, 에스컬레이터가 1대만 설치 가능한 경우 상향운행이 일반적이지만,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게 더 불편하거나 위험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시간대별로 가변적으로 운행 가능하도록 설치하는 식이다.
〈도시환경 핵심 3개 영역(가로, 공원·광장, 공공건축물) 실용적 디자인 지침〉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이 지향하는 4대 원칙은 '편리' '안전' '쾌적' '선택가능'이다. 시는 이 원칙 아래 도시환경의 가장 기본이 되는 3개 부문(▲가로 ▲공원·광장 ▲공공건축물) 29개 세부항목에 대해 실제 디자인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 가로 : 보행안전구역, 차량진입구역, 대지 안의 공지(공개공지), 자전거도로, 시설물 구역, 국지도로(보행자우선도로 설치), 횡단보도, 속도저감 방안(차도 폭 좁힘, 도로포장 변화 등) 등에 대해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차도는 주택가 국지도로,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차량 속도를 낮추기 위해 덕수궁 돌담길 같이 지그재그 형태의 도로로 설치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보행구역와 안전하게 구분돼야 하며, 자전거 주차장 및 각종 설비를 갖춰야 한다.
▲ 공원·광장 : 진입공간, 이동공간(산책로), 위생공간(화장실), 편의공간, 휴게공간(놀이터) 등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공원 내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화장실을 최소 1곳 이상 있어야 한다.
▲ 공공건축물 : 보행접근로, 주차장, 로비, 복도, 경사로, 계단, 승강기, 방재 및 피난시설, 화장실, 수유실 등 건물 내외의 각종 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주 출입문은 유모차를 끌거나 양손에 짐을 든 사람도 불편함이 없도록 자동문으로 하고, 남성용 화장실에도 기저귀교환대를 설치한다. 로비 안내데스크는 아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높이를 다양하게 하고 지팡이나 장우산을 놓을 수 있는 거치대 등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제시한다.
29개 세부항목별로 법적 기준이나 관련지침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공무원, 건축가, 디자이너 등 실무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참고사진, 그림예시, 권장·지양·참고사례 등을 충분히 수록했다.
아울러, 시는 설계자, 디자이너, 관계 공무원 등 실무자가 가이드라인 내용이 실제로 잘 적용됐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 소책자도 함께 마련했다. 각 평가항목에 대해 적합/부적합/해당없음에 체크하고 체크내용에 대한 의견도 추가로 기입할 수 있어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는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과 체크리스트를 본청, 사업소, 산하기관 및 자치구 등에 배포하고,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디자인서울 홈페이지(design.seoul.g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법률·규칙 등 기존 지침 통합… 도시디자인위원회·건축위원회 심의 및 설계·시공시 적용〉
서울시는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앞으로 서울에 지어지는 공공건물과 가로·공원·광장 등 공공공간에 도시디자인위원회·건축위원회 심의와 실제 설계·시공시에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실제 현장에서 잘 활용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은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TF에서 20차례가 넘는 협의를 거쳐 실행력을 담보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성동구 보건소' 시범사업… 진입로, 안내표지, 주차장 보행로 등 연말까지 개선〉
그 시작으로, 올해 '성동구 보건소'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적용, 진입접근로, 안내표지, 주차장 안전보행로 등을 연말까지 개선 완료한다.
▲ 안내표지 : 무질서하게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시인성과 통일성을 확보하도록 정비한다.
▲ 진입접근로 : 보건소가 있는 곳은 이면도로로 차량과 보행자가 혼재돼있어 보행시 위험이 존재했던 곳이다. 시는 보행자와 차량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도록 보도와 차도를 구분할 계획이다.
▲ 주차장 안전보행로 : 주차장 내 차량 이동 공간과 보행 공간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던 것을 명확히 구분되도록 적절한 안내표시와 유도표시를 설치할 예정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후 평가와 사전 컨설팅 체계도 가동한다. 설계∼시공∼이용 단계별로 종합적으로 평가·관리하는 평가체계를 오는 8월까지 구축하고, 기존 공공건축물이 개·보수시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로당, 복지관, 도서관 등 10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체험을 통한 인성·창의 교육은 올해 시 교육청과 협력해 초등학교 5학년 정규교육과정에 편입해 시행한다.(40개교 총 2,880명 대상)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다양성 존중을 핵심 가치로 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은 다양한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대도시 서울에 필수적”이라며 “서울시가 마련한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이 올해부터 본격 적용됨으로써 편리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시민을 존중하는 인식이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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