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命理)학,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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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命理)학,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학문
  • 취재_남희영 기자/이성희 기자
  • 승인 2011.04.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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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그릇을 알게 해 주는 것도 나의 그릇을 채우는 한 방편’

흔히, 사주풀이로 통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학’은 점차 연구하는 층이 젊어지고 IT기술과 접목하여 인터넷 공간과 스마트폰 공간에서도 사주를 볼 수 있게 되어 더욱 진화할 것이다. 보편화, 일반화하는 것은 명리학 저변확대를 위해 환영할 일이지만 정통성과 깊이를 갖추지 못하고 적중성이 확보하지 못한 탓에 ‘믿거나 말거나’ 그저 재미로 보는 오늘의 운세 심심풀이 궁합보기로 전락하기도 한다. 시사매거진에서는 올바른 정통사주문화가 우리 사회에 바르게 정착 될 수 있도록 하고자 대구에 자리한 명리·풍수연구원 ‘희실재’ 하국근 원장을 만나 명리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우리가 알 듯 진맥만으로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아내는 동양의학은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을 바탕으로 한 의학이다. 명리학 역시 음양오행의 상생상극 원리로 인간의 미래를 관찰하는 미래학문이라 볼 수 있다. 한의(韓醫)집안에서 자라나 자연스레 이런 부류의 서적을 접했던 ‘희실재’ 하국근 원장. 기자의 길을 걸어 온 그는 퇴직 후 자신의 적성을 찾아 파고들며 선택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희실재, 희망을 품고 있는 공동체

‘희실재’의 뜻을 풀어보면 바랄 ‘희(希)’자, 마을이나 고을, 계곡의 고유어인 ‘실’자 그리고 집 ‘재(齋)’자이다. ‘희망을 품고 있는 공동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희실재’는 삶을 함께 풀어가는 공간인 셈이다.
‘희실재’의 하국근 원장은 “내가 하고픈 일도 하면서 남을 위로해 가면서 사는 것도 보람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요즘같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무너져 가고, 월급쟁이 기자출신인 저도 ‘퇴직’이란 말을 비켜갈 수는 없지요. 은퇴 후,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특별히 관심을 가진 분야였습니다.”라며 어떤 소명의식이나 특별한 계기가 아닌 그저 관심이 있어서라고 밝혔다.

“한번은 풍수답산기 명묘(名墓) 취재 길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매서운 겨울 해거름 녘 울진 어느 산 속에 갇혔는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차문까지 잠겨 벼렸었죠. 휴대폰도 터지지 않아 결국 창문을 돌로 깨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눈깨비 섞인 찬바람을 맞으며 집까지 오면서도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그는 이미 외환 대란 시기에 관심분야였기에 풍수지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기자로 일했던 것도 ‘내가 좋아서, 적성에 맞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풍수지리나 명리학 분야는 돈벌이나 심심풀이로 생각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습니다. 운명록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을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도 있고, 한 가정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현대의 이론들은 옛 이론에서 근거한다. 즉 여기에서 자기 나름의 이론으로 정립시킨 것이다. ‘숲은 못보고 나무둥치만 보는 격’인 이론은 편견으로 흐르기 쉽다. ‘풍수지리’나 ‘명리학’은 반드시 직업 정신, 프로 정신으로 접근해야 하는 학문임을 강조하는 하 원장은 나름대로의 체계를 세운 이론들을 폄하하진 않았다. 다만 이런 분야를 찾는 사람은 대게 힘든 사람들이기에 심리를 악용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고난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사람들은 희망을 가슴에 안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 희망이 현실화되든 그냥 꿈으로 남겨지든, 현실에서 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픈 마음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평범한 염원입니다. 어떤 과정을 밟아서 나갈 것인가는 자신이 잘 알고 있겠지만, ‘등잔불이 어둡다’고 자신은 막상 깨닫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필요한 게 ‘사주’입니다.”

삶의 훌륭한 도구로 활용하면 ‘사주’가 자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며, 이는 타고난 성향이나 소질을 계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타고난 성향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흥미, 관심, 소질, 재능, 가치관을 안다는 것이고, 이렇게 해서 좋아하는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다시 말해 천직을 파악할 수 있다면 ‘타고난 사주’대로 살 수도, 나쁜 방향이라면 피해갈 수도 있을 것이다. 명리학은 말 그대로 ‘명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이다.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은 다 다르다. ‘자기가 타고난 그릇이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아는 게 명리(命理)’라는 하국근 원장은 “무엇을 담을 것인가. 관(官)의 그릇을 타고났다면 관직을 담아야 할 것이며, 제물을 담을 그릇을 타고났다면 재물을 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내가 가지고 태어난 그릇을 채우려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나를 찾는 사람에게 그들 나름대로의 타고난 그릇을 알게 해 주는 것도 나의 그릇을 채우는 한 방편입니다.”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하 원장이 명리를 연구하며 모토로 삼는 것은 ‘자신의 본분을 알자’는 것. 또 하나는 ‘나아갈 때와 기다릴 때를 알자’는 것. 뒷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적절히 때를 알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는 나서고, 기다릴 때는 다시 쓰임의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둘을 어렴풋이나마 알아도 성공한 삶이라 하겠는데, 인간은 욕심이 많은 동물이라 그렇게 하기도 사실상 어렵습니다. 나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가급적 그렇게 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욕심과 현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괜찮을 성 싶지 않은가요.”

이젠 전문화 시대, 타고난 성향으로 개성을 살려야

우리는 적성검사라고 하면 흔히 주어진 설문지에 답을 하는 적성검사를 떠올린다. 가령 일반화 된 MBTI 성격유형검사나 이를 적성에 접목시킨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 홀랜드검사, 다중지능검사 등의 설문형 서양식검사법이 널리 알려져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설문지에 답하는 자기보고식 검사로서 기분에 따라 답하게 되므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그 중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는 성격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사례로 사주의 성격에 따른 적성파악과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갖고 있다.

이에 하국근 원장은 “서구의 적성검사는 과학적이고, 동양의 사주에 따른 적성 찾기를 미신이라 치부하는 사람들은 참고로 할 일입니다. 자구(字句)로만 사주의 적성을 해석하면 위험합니다. 예전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수십만 개의 직업군이 존재하는 현대에 옛 방식만을 고집하면 위험 부담도 그만큼 큽니다. 우선 성향분석이 되어야 합니다.”라며 사주의 구조와 운(運)의 흐름, 그리고 부모의 사주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명(命)이 타고난 것이라면 운(運)은 환경적인 변화이고, 자신 마음의 변화이다. 명과 운이 합치되면 그보다 좋을 게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운을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권위의식이 강한 사주의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의 의사를 주입시켜 자녀의 개성을 무시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수용성이 강한 사주를 타고난 자식은 부모의 의견을 쫓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뚜렷한 자기의 가치관이 사라져 두각을 나타내긴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한풀이식 교육관’을 가진 가정의 부모에겐 아이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득권층이나 귄위에 부정적인 사람은 조직 세계엔 맞지 않습니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기 때문에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할 경우엔 자기의 만족감이나 사회적인 성취도 면에서 많은 손해를 봅니다. 불평, 불만이 쌓이기 때문이죠.” 하 원장은 이렇듯 타고난 성향은 직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성향은 사주에도 잘 나타나 있어 유리한 직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리학은 단순한 사주풀이가 아니라 통계에 기반을 둔 학문이다. 그래서 적중률이 매우 높아 오랜 시간동안 연구되고 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삶은 바꿀 수 없지만 나쁜 것은 피해가자는 일종의 관리학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어떤 분야와 인연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서 준비한다면 시간낭비와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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