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자발적으로 통합된 학회
2000년 5월에 설립된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남다른 유래로 창립이 더욱 뜻 깊다. 1994년, 국내 지하수 자원을 오염원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최적으로 개발겴結淪?수 있도록 학술적 및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자 대한지하수환경학회가 창립되어 활발히 활동한 바 있으며, 1996년에는 토양오염의 예방과 오염토양 정화기술의 연구개발을 위해 한국토양환경학회가 창립되어 많은 활동을 해 오던 중 토양오염과 토양층을 흐르는 지하수 오염이 별개가 아니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두 학회의 통합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는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고는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없고,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는 한 토양오염의 확산을 피할 수 없으므로 토양오염과 지하수오염 문제는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통합에는 두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함께 연구함으로써 학문 간의 벽을 허물어 한 차원 더 높은 학문세계로 뻗어 갈 수 있으며, 지식사회의 발전적 통합이 요구되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응할 수 있다는 확신 또한 뒷받침되었다.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의 창립은 우리나라 학술단체 역사상 최초로 학회간의 자발적 통합을 이룬 학회로서 의미가 깊다.
올해 1월에 취임한 이강근 회장은 “우리 학회는 다양한 전공 분야에 학술적, 기술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서로간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융합해서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젊고 활기차고 자신감 있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회 통합의 정신도 이러한 자신감에서 발원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학술단체로서 지하수토양 분야의 학술과 기술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학회는 지하수·토양이 지구상 생명체의 터전이라는 인식 아래 모든 토양은 생명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모든 지하수는 어디서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전되어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학문의 한계 뛰어넘어 국민의 관심 제고

지난해에 열린 ‘토양지하수환경 국제 심포지엄’은 아시아의 토양·지하수 환경기술과 현황을 주제로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몽골 등 동아시아 5개국의 관련분야 대표적인 전문가 10여 명을 초청하여 활발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던 행사였다. 학회의 학술활동도 눈에 띈다. 매년 2회씩 개최되는 춘·추계 학술대회는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의 고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토양과 지하수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주제를 가지고 심도 있는 논의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의 학회지인 ‘지하수토양환경’은 2003년에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등재지’로 선정되었다.
학회는 2003년부터 학술상, 기술상, 공로상 등 연구, 학술활동, 기술개발 의욕 고취를 통한 정부의 지하수·토양환경의 보전, 정화, 지속가능한 개발, 이용 및 관리 등의 목표달성에 기여할 목적으로 학회상을 제정하여 정기총회 또는 임시총회 때에 본상 및 부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건설교통부장관 표창과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상하여 대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강근 회장은 “현재 국내 토양과 지하수환경은 서서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된 영역과 토양·지하수 환경 보전 영역간의 진지한 논의를 통해 토양·지하수 환경오염을 방지해야 합니다. 오염된 대지를 후손에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지하수 자원의 제대로 된 활용도 필요합니다. 저희 학회는 학술활동뿐만 아니라 기술개발과 제언을 통해 토양, 지하수 자원의 가치 있는 활용과 환경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환경에 대한 막연한 관심보다 확고한 목표의식 필요
지구상의 물은 대기 중의 수증기, 비와 눈 그리고 얼음과 같이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끊임없이 하늘과 지표면 및 지하 그리고 바다 속을 순환한다. 순환 과정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수분을 확보하게 된다. 물은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이 고갈되는 자원이 아닌 순환성 물질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지난 세기의 자원전쟁과 같이 물 부족, 물 전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토양과 지하수는 지표수 및 대기와 같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생존에 직결되는 요소이며,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 서식지의 생태학적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들이다.
이강근 회장은 현재 국내 토양과 지하수 환경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지하수와 토양의 오염이 진행되기까지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없다는 점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토양과 지하수 관련 사업효과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나타난다는 특징으로 인해, 등한시되곤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금전적 이해관계가 없는 환경관련 학회들의 활동이 중요합니다. 막연한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보다는 목적이 정해져 있는 환경 기금화를 통해 건전한 지하수·토양 환경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환경전문가들은 향후 환경시장 가운데 토양·지하수 정화 분야가 블루오션 영역으로 부상한다고 예측했다. 외환위기 이후부터 지하수와 토양 정화시장의 중요성이 꾸준히 부각되면서 정부는 제도적 고삐를 바짝 당기기 시작했고, 첨단기술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토양과 지하수 환경 분야의 창조적 융합과 미래를 지향하며, 현재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국내 지하수·토양 환경에 대해 우리에게 더 밝은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