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문에는 언제나 잔잔한 파도가 들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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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문에는 언제나 잔잔한 파도가 들락거린다
  • 송재호 부장
  • 승인 2011.03.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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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에서 밀려드는 희망의 모래들로 이 땅을 풍성하게 하다

해변의 일출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태양이 아니다. 그것은 너무 눈부셔서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조차 없는 법이니까. 오히려 햇빛에 부딪쳐 또 다른 빛을 발하는 모래밭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보석보다 더욱 보석 같은 그 황홀한 광경 앞에서는 누구라도 할 말을 잃게 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거대한 보석의 실체가 쌀알보다도 작은 모래알갱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해변의 모래밭에서는 두 번 놀라게 되는 것이다. 먼저는 해변의 거대함에 할 말을 잃고, 또한 그것을 이루는 모래알갱이가 너무 작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경악하게 된다.

빛나는 해변의 모래밭 같은

서울대학교의 (재)서울대학교발전기금(이하 발전기금)이 그 해변의 모래밭을 닮았다. 학내 구성원은 물론 서울대학교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어우러져 거대한 눈부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발전기금이 내건 기치는 ‘사회와 함께하는 서울대학교, 국민에게 사랑받는 서울대학교’이다. 그런데 그곳은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 아니던가. 그저 이름만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곳이며, 매년 배출되는 인재들이 ‘사회와 함께’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재)서울대학교발전기금이 펼치고 있는 일련의 사업들은 단순히 금품을 모아 기부하는 차원을 넘어 서울대학교가 사회적 책임을 나누고 헌신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명철 부이사장은 ‘사회적 책임과 헌신’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실제 학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기부모임인 ‘SNU 희망장학금’은 이벤트성 모임이 아닌 지속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희망의 모래밭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금을 추진하자마자 교내 보직교수와 교직원을 포함해 170여 명이 흔쾌히 동참했고 현재까지 모은 금액만도 자그마치 5억여 원에 달한다.
이는 어려운 환경을 이기며 공부하고 있는 재학생들을 위해 소중히 쓰이고 있다.

잔잔한 파도가 모래밭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해변의 모래밭은 파도가 만들어낸다. 하얀 포말과 함께 밀려들고 빠져나가는 동안 차곡차곡 쌓여 가는 것이다. 발전기금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희망의 모래알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대학교를 거쳐 간 이들은 물론 잠깐 동안 인연을 맺은 이들이 잔잔한 파도처럼 드나들며 그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몇 년 전 60대 개인사업가로 알려진 이용희 씨가 100억 원 상당의 6층 빌딩을 서울대에 기부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포기하는 인재가 없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래국제재단과의 ‘새싹멘토링’ 장학사업 등 외부 장학재단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사회공헌의 밀도를 더욱 높여오고 있다. 미래국제재단은 정유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인 김선동 전 S-Oil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지난해 12월29일에는 잔잔한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는 협약식이 진행된 바 있다. 그날은 김재익 前 경제수석비서관(외교학과?6입학)의 부인인 이순자 숙명여대 명예교수(불어불문학과?7입학)가 모교에 20억 원을 쾌척했다.

“김재익 前 경제수석비서관은 1983년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수행하던 중 미얀마 아웅산 장군 묘소에서 일어난 북한의 폭탄테러로 희생된 서울대학교 동문입니다. 그 분은 평소 어느 나라건 빈곤에서 벗어나야 국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분이었죠.”
이러한 김 前 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이자, 역시 서울대학교의 동문인 이순자 명예교수는 “과거 선진국의 원조와 장학금 수혜자로서 배워 온 학문과 기술로 나라를 일으켰던 것처럼 우리보다 불우한 나라를 돕는 것이 선의를 갚는 일”임을 강조하고, “이를 시작으로 개방경제와 민주주의의 씨앗으로 넓은 세상에 전파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면 더욱 값진 일일 것”이라는 당부를 남겼다.

올해 1월에는 ‘제16대 총장 이현재 교수 장학기금’을 설립했다. 이는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 존경과 감

사의 마음을 담아 제자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장학기금이다. 국무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이현재 명예교수는 평소 회갑, 칠순, 팔순 등 수연은커녕 작은 선물조차 일체 사양하는 강직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제자들은 스승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방법이 묘연해 애를 끓이던 중 스승의 성함을 딴 장학기금을 설립한 것이다.

뒤이어 2월에는 천재교육의 최용준 회장(수학교육학과?1입학)이 20억 원을 맡기며 ‘천재교육 학술장학기금’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1981년 천재교육을 설립해 수학교재의 양대산맥인 ‘해법수학’을 집필하고 각종 참고서 및 문제집 등 3,000여 종의 학습교재를 개발해 교육출판 전문기업으로 일궈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신양문화재단 정석규 이사장의 지속적인 기부에 보답하는 훈훈한 감사 이벤트가 벌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양할아버지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130억 원이 넘는 기부를 해온 정석규 이사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한 학생의 제안으로 기획되었으며 준비와 진행의 전 과정을 자발적인 학생들의 힘으로 치러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이렇듯 서울대학교 교문을 오고가는 희망과 사랑의 파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발전기금 측은 학내에 머무르는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사랑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글로벌 사회공헌센터를 통해 세계를 겨냥한 ‘통 큰 사랑’을 펼치고 있는 것. 이는 (주)부영 이중근 회장이 기부한 100억 원 상당의 시설을 거점으로 힘 있게 추진되고 있으며 개별적, 자율적으로 이뤄지던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이 보다 통합적이고 전략적이며 계획적으로 운영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벨상 수상자 또는 이에 상응하는 학술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기지로서 초일류인재육성기금(가칭 글로벌 창의선도과학자후원회)이 세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는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 심소일 기부자 등이 참여해 주성한 기금으로 설립됐다.
이에 이명철 부이사장은 이렇듯 서울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파도가 우리 사회, 나아가 인류를 위한 ‘희망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변의 모래밭에 주인이 있던가요? 바다의 소유도,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것도 아니지요. 누구나 마음이 닿고, 발길이 닿을 때마다 찾을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듯이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는 소중한 모래알들도 비단 서울대학교만의 것이 아니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울대학교발전기금 참여안내
전화 접수 02-880-8004(발전천사) / 02-871-8146
ARS 접수 060-700-8004 (한통에 5천원 적립)
온라인겴見事?접수 www.snu.or.kr , gift@sn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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