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한 천년고찰
백양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신라의 천년 고찰 선암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675년 원효 대사 창건 당시에는 견강사(見江寺)라고 불렀으며, 절 뒷산 절벽 선암바위 위에서 화랑들이 무술을 닦으면서 절 이름을 선암사로 바꿨다고 한다.
천년의 시간동안 부처의 가피와 영험한 기운을 고스란히 간직해온 선암사는 그 역사만큼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1957년 간행된 잡지, ‘부산교육’에 따르면 당시 선암사 극락전에 보존불로 철불 석가모니상이 모셔져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그 행방을 알 수 없으나 이는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철불의 하나로 사료되며 당시 선암사의 사격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선암사괘불탱과 선암사금고, 삼층석탑,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일괄 등 천년 고찰 선암사의 문화유적은 불교문화의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 유물이자, 당시 선암사의 위상과 영험 도량으로서의 충만한 가피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선암사 주지 원범 스님은 “오랜 세월동안의 시련 속에서도 그 본래의 불심으로 자리를 지켜온 천년 고찰 선암사가 모든 불자들에게 제석천(帝釋天)이 되어 인다라망(因陀羅網)과 같은 장엄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한다.
선암사, 지역의 교육문화와 추모문화를 선도하다
2005년 11월 원범 스님께서 주지 소임을 맡고 고찰 선암사에 오게 되면서, 선암사에는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였다. 원래 장례식장 용도로 10년 전 완공되었다가 지역민과의 갈등으로 준공 허가를 얻지 못해 그대로 방치돼 있었던 ‘버려진 건물’을 원범스님께서 그 중수에 힘써, 지역민을 위한 고품격 교육문화와 추모문화를 추구하는 ‘문화교육관’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문화교육관의 1층에는 갤러리 시설과 공연장 시설을 갖춘 전시실이 중앙에 들어서 있고 도서관, 추모관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은 삼존불을 봉안한 법당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의 강좌와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문화관, 어린이 도서실 등이 갖춰져 있어, 지역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지난 2월8일 개관식을 가진 문화교육관 전시실에서는 주지 스님이 소장한 6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복도에는 시와 카툰의 만남 전, 지압과 다도 체험, 붓글씨 배우기, 건강검진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 이번 개관 전시회 수익금은 전액 선암사 주지 원범 스님이 대표로 있는 생명나눔 실천 부산지역본부에 성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원범 스님은 “각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고찰이 주는 고즈넉함과 더불어 향기 있는 공간으로 지역 주민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선암사 문화교육관을 개관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대중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과 문화의 장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범 스님은 이러한 장례문화를 개선하고 49제를 지낸 영가들을 편안하게 봉안하기위해 ‘선암사 추모관’을 문화교육관에 개관하게 되었으며, ‘추모가 더 이상 슬픔이라는 단 하나의 감정과 연계되지 않고 새롭게 문화화 될 수 있도록 고인의 뜻을 기리고 추모관이 고인을 위하는 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지향하기에 문화교육관을 음악회, 전시회, 연극 등 추모와 문화행사가 어우러져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호박으로 만들어진 지장보살상이 위패를 안고 있으며, LED등으로 망자의 자비광명을 형상화하고 있는 ‘선암사 위패’는 영가의 영원한 안식을 상징한다. 선암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매달 보름과 명절 천도제를 지내며, 사설 추모관과 달리 항상 부처님의 불음佛音)소리로 영혼의 평안함과 가족의 복덕을 기리는 영가축원을 드리고 있어 많은 불자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세계 속 명찰 선암사, 템플스테이 준비
“온갖 정보와 물질이 넘쳐나는 혼돈의 시대에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찰나(刹那)를 헛되이 보내지 않는 참된 지혜와 참 나를 지킬 수 있는 정신이다”라고 말하는 원범 스님은 현대인들이 세속의 번뇌에서 자신을 직면하는 참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암사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 천년 고찰 선암사에서 직접 불교의 문화를 체험하고, 염주 꾀기부터 발우 공양까지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 속에서 호흡까지도 가다듬는 수행의 깨달음 주고자 하는 원범 스님은 특히 전 세계 인텔리 외국인들을 선암사 템플스테이에 유치하여, 한국의 불교문화와 전통 문화를 세계적으로 전파하고자 한다.
2011년을 맞이하는 현대인들에게,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은 우주의 질서 속에서 몇 만겁의 인연이 만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좆은 인간의 근시안적 시각이 번뇌와 갈등을 만든다. 감(堪)인(忍)대(待), 스스로를 닦고, 불심으로 견디고, 참고, 기다리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좋고 나쁘다’는 감정까지 버리고 자체를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여라”고 설법하는 원범 스님, 스님의 불사(佛事)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 함께하여, 한국의 천년고찰 선암사가 ‘세계 속 선암사’로 우뚝 서고, 한국의 우수한 불교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인정받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