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혈관성 질환 치료하는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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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로 혈관성 질환 치료하는 가능성 제시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02.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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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및 역분화 줄기세포를 혈관 전구세포(VPC)로 직접 분화하는 데 성공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범위는 상상 이상으로 매우 넓을 뿐 아니라 현재 인류가 정복해야 할 난치병 대부분은 줄기세포 연구와 관계가 있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이미 선진국에서는 기술경쟁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때 지난 12월26일 국내 연구진(KAIST 생명과학과 한용만 교수 연구팀)이 배아 및 역분화 줄기세포를 혈관 전구세포(VPC)로 직접 분화하는 데 성공해 혈관질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세포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자맞춤형 세포치료의 가능성 열어줄 것으로 기대

한용만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배아체형성이나 생쥐세포와의 공배양 방식을 넘어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자가 재생산에 매우 중요한 MEK/ERK 및 BMP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해 직접 혈관 전구세포로의 분화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배아체형성 방법과 달리 배아줄기세포의 신호전달체계의 조절을 이용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MEK/ERK 및 BMP 신호전달체계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자가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체계로서, 동물발생 시 다양한 기관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MEK/ERK는 배아줄기세포에 가장 핵심적인 bFGF신호전달체계의 하위물질로써, 자가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BMP신호전달체계 또한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연구팀에서는 MEK/ERK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는 물질인 PD98059와 BMP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시키는 BMP4를 인간배아줄기세포 및 역분화줄기세포에 처리하여 혈관전구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생산된 혈관전구세포는 체외에서 혈관계를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 혈관평활근세포 및 조혈세포로의 분화가 이뤄졌고, 체내에서도 역시 혈관을 형성함을 허혈성마우스모델을 통해 확인했다.

한 교수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래의 혈관전구세포는 하지허혈성질환동물에 주입했을 때, 직접 혈관을 형성하거나 혈관형성에 관여하는 성장인자 등을 분비해, 하지허혈성질환동물의 혈류량이 증가한 반면 허혈성 부위의 괴사는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12월 16일 美혈액학회지인 ‘Blood(IF:10.55)’에 표지논문으로게재되어 세계적으로도 연구의 우수성이 인정되었고, 국내특허 등록 및 해외 PCT출원을 마친 상태이다.

연구팀은 현재 일본의 야마나카 그룹에서 최초로 개발한 세포인 역분화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기존의 배아줄기세포는 환자마다 면역 유형이 달라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역분화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세포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병 치료가 가능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BT전문가 양성과 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 집중

한용만 교수는 국책연구원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에서 20년간 근무했을 당시 주로 포유동물의 착상 전 발생 과정 연구에 주력했다. 1988년에 사람의 성장 호르몬 유전자를 생쥐에 도입해서 체구가 2배로 커진 ‘슈퍼마우스’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에 처음으로 형질전환동물기술을 확립했다. 이어서 사람의 락토페린(lactoferrin)을 우유 중에 생산하는 형질전환 젖소 ‘보람이’를 개발 하는데도 관여했다(1996년).

특히 그는 2001년에는 복제수정란의 불완전한 리프로그래밍이 복제동물 생산에 중요한 실패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동물복제 높은 실패율의 직접적인 원인이 태반 형성에 중요한 영양외배엽 세포의 분자·세포생물학적 이상으로부터 유래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2001년 6월)와 엠보 저널(EMBO J, 2002년 3월)등의 저명 저널에 잇따라 게재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의 우수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02년에 대통령표창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최우수과학자에게 주는 KRIBB대상을 받았으며, 2003년에는 세계적인 번식 및 불임관련 연구학회에서 주는 로얀국제학술상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그는 2004년에는  미국해부학회가 발행하는 동물발생공학 분야의 과학기술저널인‘디벨로프먼탈 다이나믹스’의 편집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하기도 한 실력파 과학자다.
한 교수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2006년도에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카이스트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줄기세포 연구 수준을 이어가기 위해 우선 R&D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R&D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BT전문가를 육성, 우수연구그룹 지원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는 후학양성과 함께 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난자와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 체세포를 추출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기술은 윤리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난치병 원인 규명과 신약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이 가능해 잠재성이 매우 큽니다”라고 설명했다.

발생분화연구실, 인간 및 동물의 발생과정 연구

한용만 교수가 이끄는 발생분화연구실은 인간 및 동물의 발생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인간배아줄기세포는 체외에서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자가재생산능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의 자가재생산능은 배양중 성장인자, 지지세포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궁극적으로는 신호전달체계를 통하여 영향을 받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발생분화연구실에서는 발생학적으로 중요한 신호전달체계의 조절을 통하여 특정세포로의 분화유도를 꾀하고자 실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실은 값진 연구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MEK/ERK 억제제, BMP4, Activin A, BIO(6-bromoindirubin-3'-oxime)와 같은 물질을 인간배아줄기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인간배아줄기세포가 특이적으로 중간엽줄기세포로 분화함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인간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중간엽줄기세포는 다양한 중배엽유래의 세포로 분화하였다. 즉, 신호전달체계의 조절을 통해 분화된 CD34+ 세포는 체외에서 내피세포, 평활근세포, 혈액세포로 분화되었고, 중간엽줄기세포 (mesenchymal stem cells)은 지방세포, 조골세포 등으로 분화하였다. 위의 결과를 토대로,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분화유도에 있어서 신호전달 체계의 조절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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