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과 식품의 근원은 같다라는 약식동원의 기본개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의 유전자는 각기 서로 다른 형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같은 식품을 먹더라도 각자의 유전형질에 따라 식품에 대한 효능이 제각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런 개인별 유전 형질의 특성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적합한 맞춤영양과 식이요법을 제시해 국민모두의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최명숙 교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련을 겪어내야 한다. 타인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끊임없는 연구에 몰두하는 최명숙 연구팀을 들여다본다.
개개인에 맞는 유전자 연구로 맞춤형 식이요법 제시
경북대 식품영양유전체 연구센터(센터장 최명숙 교수/이하 센터)는 식이중재를 통한 비만 및 비만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개인맞춤영양’을 구현하고자 설립되었다. 비만과 비만합병증 발생단계에서 수집한 생체시류(동물, 인체)를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대사체 기술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생물정보학에 적용함으로써 비만 및 비만합병증과 관련된 영양유전체 정보를 구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활용하여 현대인의 생명과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대사성질환의 예방을 위해 체계적인 개인맞춤 식이중재 기술을 제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센터가 주목받는 것은 식품의 성분을 받아들이는 유전자 연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명숙 교수는 “과학자들은 시스템 생물학 기술이 식품영양학연구분야에 도입되기 전에는 특정 식품 성분이 한정된 몇 종류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기법으론 특정 식품성분이 얼마나 많은 유전자들의 작동을 동시에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변화되는 많은 유전자간의 상호작용은 어떤 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센터의 연구가 실질적인 제품으로 일반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산학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수행중인 산학협력연구로는 (주)씨제이제일제당회사와 대사증후군 관련 기능성식품소재들의 효능과 이들의 상호작용을 유전자 수준에서 검정중에 있으며, (주)한국요구르트회사와는 항비만 기능성유산균의 효능과 이와 관련된 유전자 조절작용을 실험동물을 통해 검정하고 있다. 그 외 지금까지 대사성질환 예방기능을 지닌 다양한 기능성식품의 기술정보를 식품관련 산업체에 제공한 바 있다.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연구와 교육 외 행정업무도 동시에 안고 가야하는 한국교수로서 여러 고충과 어려움도 수없이 많았었다.
최명숙 교수는 “연구구상은 머릿속에 많은데 막상 이를 실험으로 옮길 수 있는 연구비가 없을때는 우울해 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연구하며 움직여 갔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힘들 때마다 제자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갔고 그것이 지금의 센터와 수많은 연구성과를 만들어 낸 초석이 되었다고 한다. 최명숙 교수는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이 “연구수행 중 예상치 않은 새로운 결과가 나왔을 때, 대학원생들과 이에 대한 기작을 규명하고 ‘바로 이것이다’하고 제자들에게 용기와 비전을 심어줄때입니다”라고 말한다. 스승으로서 그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치료’하는 시대에서 ‘예방’하는 시대로
생명공학 기술이 현재의 속도로 발전한다면 빠르면 10년 이내에 누구나 원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유전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상도 적지않다. 이렇게 되면 어떤 식품과 의약품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알 수 있는 ‘맞춤형 식품과 의약품’의 개발시대가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지금까지의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시대에서 ‘예방’하는 식품 및 의료분야의 패러다임 변화가 오게 되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저희 센터연구진들은 현재는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비만과 관련 합병증인 당뇨병 및 암 등의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정보를 유전체학(genomics), 단백질체학(proteomics), 대사체학(metabolomics) 등의 시스템 생물학(systems biology) 기술을 이용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2012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연구사업에서는 지금까지 실험동물에서 얻은 결과를 인체유전자 정보에 적용하는 연구와 대사성질환 예방을 위한 유전적 위험요인을 발굴하게 될 것입니다”라며 센터의 활동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센터의 중심축으로 ‘예방’을 통한 새로운 건강법을 주도하는 최명숙 교수. “저는 솔직히 다른 교수님들에 비해 모든 것이 느리고 연구활동에서는 다소 미련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이야기 가운데 연구도 거북이처럼만 하면 자기 인생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줍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문과 연구도 건강이 밑받침되어야 하므로 자기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적어도 한 가지는 개발하라는 당부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모든 생활에 다 적용될 수 있는 철학이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지식인들과의 공동체 생활 속에서는 항상 상대방을 신뢰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지금까지 저의 신념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신념이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결과물로 연이어 생산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