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효과 누적, 경기회복 지연되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치보다 낮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상반기에는 수출둔화와 더딘 내수회복으로 실물경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민간소비와 투자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 이어질 가능성 높아
2005년 한국경제는 상반기 3.5%, 하반기 4.0%로 약 3.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는 고유가 불안과 급격한 달러 가치 인하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감소와 내수침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경제여건이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내수경기 침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감안, 쉽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못할 것으로 민간 연구소 측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 속에서 집값과 땅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대책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강도 높은 처방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03년의 10.29 대책 이후 20여 차례에 걸친 투기억제책에 이어 양도소득세의 시가 적용과 보유세 인상 등 5.4 대책, 그리고 이번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임야는 6개월 이상 거주자에 한해 매입이 허용되는 땅값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정책들이 증명하듯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경기는 거시경제에 후행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신규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가 올해보다 더 낮아짐에 따라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수요자들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투기억제기조 당분간 지속될 것
현재와 같은 내수경기 부진 지속을 타개하기 위해 주택 및 토지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저금리로 인한 자금유동성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가 즉효약이나, 부동산시장의 가격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정부의 투기억제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택경기는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대책과 주택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그리고 내수경기 회복지연 등으로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일부 주택의 경우 역전세난까지 발생되는 심각한 국면까지 전개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건수가 지난 5월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후 2분기?31%, 3분기?42% 각각 급감한 것이 주택가격 하락보다 더 우려되는 사안이다. 이러한 주변환경 악화는 분양시장의 주택청약률 급락으로 이어져 미분양이 급증하는 극심한 침체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향후 주택건설업체의 영업수지 악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부동산 경기는 침체기에 직면하면서 동시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본격 시행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홀로 경기호황을 보여 왔던 부동산 경기는 당분간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침체의 폭과 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책 효과 누적되면 시장 침체 가속화될 가능성
지난 19일 개발이익 환수를 뼈대로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지역 재건축 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새 법이 발효됨에 따라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단지는 그동안 고공비행을 거듭하던 집값이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든 형국이다. 부동산업계는 추진위원회만 구성된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 가운데는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곳도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재건축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물이 없는 가운데 매도 호가와 매수 희망가격 차이만 더욱 벌어지고 있어 당분간 거래는 이뤄지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재건축 집값의 본격적인 조정은 상반기보다는 올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대책이 대부분 시장에서 시행되고 있어 정부 정책에 대한 추가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정부 정책의 효과가 누적되면서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005년에는 부동산 관련 제도가 대폭 개편돼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