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발명’으로 선정된 신성재 교수는 충남대학교 감염신호 네트워크 응용연구센터(MRC) 및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에 소속되어 있다.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 교실은 처음 설립된 이래 지난 40여 년간 줄곧 결핵과 항상균 감염 연구에 매진하며 의학발전에 힘쓰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 staff로 시작해 2007년도 교육과학기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육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충남대학교 감염신호 네트워크 응용연구센터가 선정되면서 1세부과제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 주로 결핵과 비결핵 항상균 감염증에 대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결핵균
‘암이라는 또 다른 강력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내로라하는 항산균 연구자로 명성이 대단한 신성재 교수는 ‘헤파린결합 헤마글루틴(HBHA)을 아쥬반트로 이용한 수지상 세포 암 치료제’ 등 다수의 의학 분야 연구를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충남대 감염신호 네트워크 응용연구센터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하고 있다. 연구 초기에는 병인기전 연구를 주로 수행한 신 교수는 최근에는 항산균으로부터 숙주세포의 면역을 조절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 결핵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결핵균은 WHO에서 정한 3대 전염병 중에서도 현재까지 인류의 보건을 가장 위협하고 있다”며 “부끄럽게도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결핵 발생율, 사망률이 가장 높다”라며 국내 결핵 질병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결핵균 외에도 비결핵 항상균 감염증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항산균의 병인기전과 백신 연구를 통해 항산균이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장점을 보았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러한 연구 목표를 세웠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제 미국 지도교수님께서 저에게 화두를 하나 던지셨는데, 며칠을 잠을 못잘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넌 왜 결핵균을 죽이려고 하느냐, 결핵균이 너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했느냐’하고 물으시는데, 저도 모르게 병원성 미생물을 연구하면서 죽여야, 또는 없애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대학원과 post-doc을 지나왔습니다.” 이후 신 교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 개념을 조금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결핵균은 인류와 함께 진화해 왔기 때문에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균입니다. 이러한 측면으로 본다면 결핵균은 사람의 면역력을 조절하는 다양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핵균의 유일한 숙주인 사람의 면역력이 약해진다면 결핵균보다 다른 세균의 감염에 취약하게 되고, 결국 결핵균이 살 자리가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핵균을 적으로 규정하고 치료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측면으로 생각한다면 결핵균이 갖고 있는 수많은 면역증강 효과가 있는 항원을 백신의 adjuvant로 사용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 교수의 말처럼 실제로 결핵균의 백신으로 사용되는 BCG균을 이용한 당뇨치료라든지 항암치료는 임상시험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었고 실용화 단계까지 도래했다. 하지만 현재 방광암에 사용되고 있는 BCG균, 항암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cell wall skeleton 성분들은 단일 항원이 아니라 항원의 mixture이다. 결핵균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Complete Freund's adjuvant도 숙주의 면역을 비특이적으로 증강시키기 때문에 실험실수준에서는 항체 생산이라든지 백신개발 연구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부작용이 심해서 임상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신 교수는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결핵균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감염 stage에 따라서 우리 몸의 면역을 자극하기도 억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결핵균 성분을 characterization해야 하는 것인데 저는 다양한 tool을 이용하여 이러한 항원들을 발굴하고 생산하고 있습니다”고 말하며 현재 LPS의 signaling에 특이적으로 작용하여 LPS에 의한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결핵균의 성분을 발굴해 이를 sepsis와 복막염 모델에 적용하고 있으며 면역을 활성화 시키는 물질을 이용해 천식과 암 치료, 당뇨, 아토피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항산균의 다양한 항원을 이용하여 조혈모세포로부터 면역세포로의 분화와 활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크론씨병 등 다양한 난치성 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결핵균의 특정 항원이 면역세포의 발달과 분화과정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다양한 phenotype의 큰포식세포와 수지상세포를 만들고 있다.
결핵균 항원을 adjuvant로 이용한 다양한 백신 개발할 터
“결핵균의 HBHA(헤파린결합 헤마글루틴 항원)는 결핵균의 중요한 병원성 인자이면서 가장 강력한 세포매개 면역을 유도하는 항원 중 하나입니다. 결핵균이 폐로부터 다른 장기로 dissemination 될 때 이용하는 병원성 단백질로 알려져 있고, T cell로부터 IFN-gamma의 분비를 유도하여 진단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고 말하는 신 교수는 특히, 동물실험 모델에서는 HBHA를 이용한 암 치료 백신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전했다.
신 교수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연구를 추진하면서 주요특허를 출원한 바 있는데, 이번 특허에서는 HBHA가 수지상세포의 성숙화를 통해 Th1 면역 반응을 특이적으로 증강시킴으로써 항암 면역을 유도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신 교수의 말에 따르면 HBHA가 TLR4의 agonist로 작용하지만 LPS처럼 세포독성이 없어서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데, HBHA로 성숙화된 수지상세포가 CCR7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CCL19와의 interaction을 통해 lymph node로 이동하고, 이곳에서 항암 면역에 중요한 T cell을 교육시킨다.
이 때 교육 받은 cytotoxic T cell이 암세포를 인식해 직접 죽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끝으로 신 교수는 “이러한 과정에서 암 특이항원의 발굴도 중요하지만 수지상 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면역세포 치료 기법에서는 수지상세포를 성숙화시키는 adjuvant도 매우 중요합니다. Adjuvant 시장은 세계 3대 제약회사가 독자적으로 system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큽니다. 모든 백신에는 adjuvant가 들어가게 되는데 앞으로 항산균의 특정한 항원을 adjuvant로 이용한 다양한 백신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고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