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나노 탄소섬유 제조기술개발의 첨병
항공 동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탄소섬유 등의 경우는 나노 크기로 한 가닥씩 뽑아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나노 크기로 실처럼 뽑으면 이 실들이 서로 엉겨 붙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솜처럼 뭉쳐 있거나, 부직포 형태로 밖에 만들지 못하다보니 이를 두루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재락 박사 연구팀은 연구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 끝에 탄소섬유를 가는 실처럼 한 가닥 씩 뽑아낼 수 있는 ‘나노·마이크로급 장섬유 제조 및 가공기술’을 개발해 내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재락 박사는 “이 기술은 자연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낸 것입니다. 어느 날 등산을 하다가 거미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거미의 습성이 궁금해 유심히 관찰하다가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낸 직후 자신의 체중을 실어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당겨 강한 거미줄을 한 가닥씩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미의 습성을 연구에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노 실이 서로 엉겨 붙기 전에 낚아채서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나노 실을 한 가닥씩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을 풀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라고 새로운 나노 탄소섬유 제조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또한 그는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이같은 연구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연구에 불철주야 노력해 준 연구원들이 있었기에 값진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팀의 가장 큰 경쟁력 또한 열정과, 꿈이 있는 연구원들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완성하고자 단결하려는 강한 의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라며 이번 연구성과의 가장 큰 원동력을 연구원들의 노력이라고 말하며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이재락 박사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굵기가 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수준인 섬유를 한 가닥씩 뽑아낼 수 있는 기술로 종전보다 간단한 공정으로 직조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길고, 가는 실 형태로 섬유를 뽑아낼 수 있어 손쉽게 대량생산, 가공할 수 있고 방사된 섬유를 일반섬유, 탄소섬유, 기능성 섬유 등 원하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소비자 또는 생산자의 니즈에 맞춰 시장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전기전자 분야는 물론 인공피부나 인공혈관 같은 생명공학 분야까지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재락 박사 연구팀은 중추적 산업 분야에서의 신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는 경쟁력 있는 창의적인 핵심 연구인력을 양성하며, 산학 협동의 활성화를 통한 산업체 기술이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재락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마이크로급 장섬유 제조 및 가공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기 위해 지난 12월7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술설명회를 가졌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민간기술거래업체인 세종기술거래소와 함께 기술설명회, 기술실사, 기술이전 입찰 및 협상 등을 통해 올해 2월경 대상기업을 확정하고 공장설비 및 시제품 생산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에 기업 이전을 추진하는 기술은 섬유방사 관련 특허 12건, 탄소섬유 관련 특허 10건, 리튬배터리 분야 응용특허 6건 등 모두 36건으로, 패키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원료중합→방사→제직/편직→염색/가공→응용제품 생산에 이르는 섬유소재 생산의 모든 단계를 담당하는 기술이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눈부신 연구성과 거둬’
이재락 박사 연구팀은 그동안 많은 연구를 발표하며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많은 공헌을 해 왔다. 대표적인 연구를 몇 가지 들자면 우선 지난 2001년도에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화학제품 반응용기, 건축자재 등의 특수용도로 사용되는 고기능성 다용도 유리섬유를 주문 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고기능 다용도 유리섬유는 전량 수입해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재락 박사 연구팀의 연구성과는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데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기능 다용도 유리섬유 제조기술 개발연구를 통해 고기능 다용도 유리섬유의 단 섬유 방사장비, 수 백 가닥을 동시에 방사하는 설비, 이의 제어시스템, 유리섬유의 최종 물성을 좌우하는 싸이징제, 커플링 에이전트 개발 등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기술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한 계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방탄용 소재로 사용되고 환경규제에 따라 증가할 천연가스 대형버스의 연료저장탱크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S-유리섬유(S-glass fiber), 레이더 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항공기와 스텔스 함정 등 방산 제품 제작 등에 사용되는 D-유리섬유, PCB 기판에 사용되는 특수 E-유리섬유, 고부가가치 기능성 광통신유리섬유 제조기술의 독자적 개발을 위한 기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 2005년도에는 대형 구조물과 초대형 여객기 동체의 재료나 반도체 부품 등에 적용이 가능한 ‘첨단 고기능성 촉매형 경화제’개발에 성공했다. 이 경화제는 경화물의 부피 수축률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기존 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적은 첨가량으로 주재료와 섞어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일액형으로 열뿐만 아니라 고주파와 자외선, X선 및 전자선에 의해서도 경화가 가능하고 반도체나 정밀화학공업 자동차 우주선 복합재료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경화제는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과 장기 부품공급 계약을 유지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며 한때 곤경에 처했던 대한항공을 구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그가 그동안 일궈낸 교육과 연구성과는 가히 독보적일 것이다. 후배 연구자들은 그가 이뤄 낸 연구성과를 토대로 더욱 눈부신 연구성과를 이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 또한 그렇게 되길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들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재락 박사. 그는 앞으로 후진양성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