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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감은 씨가 없고 즙이 많아 청도반시로 특정하여 불리는 청도만의 명물이다. 청도반시는 정부지원 신 활력 사업으로 지정되어 청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청도군은 청도반시를 활용한 여러 가지 사업의 개발과 보급에 노력하는 가운데 감물을 이용한 자연염색업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자연의 향을 담다
감물염색은 예로부터 전해오던 자연염색법으로 시염(枾染)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특유의 염색법이자 조상들의 슬기가 담긴 염색법이다. 조선 중기 출토면직물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서 350여 년 동안 시신과 함께 관속에 들어있던 면직물이 풋감으로 염색된 것임을 확인하고 감물염색법이 350여 년 전에 이미 한반도의 남부지역에 널리 보급되어 있었다고 한다. 감물염색은 덜 익은 떫은 감(풋감)에 의한 염색법으로 감의 주성분인 탄닌 성분이 공기에 닿아 산화 발색하여 적갈색을 띠며 방수, 방부의 성질을 지니고 있어 노동복으로 사용되어 왔다.
감의 탄닌 성분으로 염색한 옷감은 통기성이 우수해 염색 전에 비해 2~3배가량 높아지며 탄닌 염료 가운데서도 감물염색은 빛, 세탁, 마찰 견뢰도가 좋고 물도 잘 빠지지 않으며 열전도율이 낮아 시원하며, 자외선을 차단해 준다. 또한 코팅효과가 좋아 비를 맞거나 땀에 젖어도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고, 방충효과와 항균성이 뛰어나 곰팡이나 좀 벌레가 슬지 않으며, 경북대학교와 청도군 농업기술센터가 공동 실험한 결과 집 진드기의 활동을 줄여주며 피부병 및 아토피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특히 청도반시는 씨가 없고 즙이 많아 감염색에 적합하다.
운사와 우당이 있는 느티나무공방
“초목염색연구소인 ‘느티나무 공방(zelkova atelier)’은 우리 선인들의 지혜를 이어받아 전통적인 방법으로 손수 물들임을 지향한다”고 느티나무 공방을 소개하는 공방주인 운사 김대균 대표는 자연염색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장인이다. 제직과 화공 등 섬유 계통에 40년이나 종사한 경력자인 김 대표는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자연염색에 있어 특수염색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제직과 화공 등 섬유 계통에서 일하던 김대균 대표가 자연염색을 시작한 것은 15여 년 전의 일이다. “당시 계량한복이 유행하자 자연 염료로 염색된 천이 인기를 끌었는데, 대부분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된 좋지 않은 질의 원단이었다. 그래서 우리 자연의 멋을 담은 고품격의 원단을 만들자는 생각에 당시 국내 자연염색의 메카인 청도로 내려오게 되었다”는 김 대표는 부인 정경옥 씨와 대구에서 운영하던 한성주단을 정리하고 청도군으로 내려와 초목염색연구소를 차리고 자연염색 연구에 몰두하게 됐다.
그러다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세계적인 자연염색의 거장인 야스쿠리 모리 박사로부터 목초염색의 전문화된 기술을 1년간 전수받게 됐으며, 이를 통해 발효 감물을 염료화해서 원단을 생산해 내게 됐다. “염색이란 단순히 색으로 ‘물들이는 것’이 아니라 염료에 에너지를 가해 섬유에 색을 입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뻣뻣한 감물염색 원단의 단점을 보완해 옷감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부드러운 천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목면뿐만 아니라 울, 실크 교직물 등 다양한 소재와 소재의 특징에 따른 전문적인 염색기법으로 자연의 색을 천에 담아내고 있다.
“감물과 햇빛, 바람으로 제 색깔을 빚어내는 감염색, 아토피 치료 등에 특효가 있다는 쪽염색, 황토흙으로 하는 황토염색, 먹염색 그리고 이름 없는 풀꽃 등, 아름다운 우리 자연의 모든 색을 천에 담아내고 있다”고 말하는 운사 김대균 대표는 특히 에코염색의 지존인 옻 염색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장인이다.
자연의 색을 담아 세계로 도약하다
“수수한 듯 하면서도 품위 있는 만족스런 자연의 빛깔이 나올 때까지 호발, 정련, 표백, 염색, 후 가공 등의 정성을 다하는 공정을 거쳐서 수작업하고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자연염색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재의 싸움이다”라고 한다.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소재의 특징에 따라 특수한 염색기법을 만들어낸 운사 김대균 대표는 소재나, 색감, 원단의 무늬에 있어서도 차별화와 전문화를 추구한다.
이는 원재료를 아끼지 않고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해 개선안과 노하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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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는 청도군과 청도군농업기술센터 주최로 이루어진 ‘2010 감물염색 디자인공모전’에서 운사 김대균 대표의 배우자이자 느티나무공방의 안주인인 우당 정경옥 씨가 대상을 받았으며, 느티나무공방의 수강생들이 금상·동상, 입상의 영광을 안아 세계적 장인으로서 운사 김대균 대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얼마나 많이 염색하고, 연구해왔느냐가 중요할 뿐, 연식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영업을 전혀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영업을 하지 않아도 국내외 유명 브랜드사와 디자이너가 직접 찾아와 운사의 원단을 주문하고 있다. 연간 3~4만 야드의 물량이 이미 발주되어 있는 느티나무 공방이다.
건강에도 좋고 자연의 색과,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김 대표의 바람으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느티나무 공방은 자연염색 원단뿐만 아니라, 우당 정경옥 씨의 주단실력이 한껏 발휘된 멋스런 의류와 홈패션 다보, 차받침, 쿠션, 베개, 이불커버 등 생활 침구류 및 패션 소품 스카프 등이 다양하게 있다(청도군 각남면 옥산리 1398-51번지, 054-373-2194). “자연염색은 인간의 예술적 감각과 과학적 기교에 자연의 숨결이 함께 한 결과물이다”라고 말하는 운사 김 대표는 오늘도 한국의 색과 멋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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