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만으로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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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만으로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
  • 정용일 팀장/글_장용준
  • 승인 2010.12.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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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소자 연구의 메카로 급부상…산학협력 만족도 100%

요즘 시대를 광통신 기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량의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나 주고받을 수 있는 현대 사회의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는데 핵심적인 기여를 한 것이 바로 광통신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 트래픽의 증가에 발맞추어 광통신 시스템은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광소자를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의 투자가 자연스레 이루어 졌고, 더불어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 여럿 있는데, 부산대학교 나노 바이오 광소자 연구실(실장 오민철 교수, 이하 연구실)이 대표 격이다.

나노 구조의 광소자 이용한 바이오 미케니즘 연구

연구실은 지난 2003년 오민철 교수가 부산대에 부임하면서 시작 되었다. 연구실을 이끌게 된 오 교수는 부임 전 미국과 한국에서 몸담았던 벤처 회사들에서 연구 개발하던 내용을 더욱 확대 시켜서 나노 구조의 광소자를 이용해 바이오 미케니즘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빛의 특성은 밝기나 색깔 등으로 표현이 되는데, 실질적인 빛의 특성은 편광이나 위상과 같은 숨겨진 성질에 의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빛의 원천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제어하고 이용하기 위한 광소자를 연구 개발하는 것을 연구실의 근원적인 목표로 삼았습니다.”

국내에서 폴리머 광소자 개발을 최초로 시작한 연구진의 한 사람이었던 오 교수의 경험과 노하우에 힘입어 연구실은 일약 광소자 연구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연구실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갖추어야 할 점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고, 이는 외부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하는 과정에서도 상대 기업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이해하고 연구 개발의 방향을 잡는 길라잡이가 되었다.

연구실은 또 현장에서 다져진 오 교수의 마인드를 흡수하면서 차별화된 연구 스펙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광소자를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 기존의 방식과 그 틀을 달리했다. 바로 반도체나 무기물 재료가 아닌 유기 폴리머 재료를 이용하여 광소자를 제작한 것이다. 폴리머 재료를 이용하면 임프린팅이나 몰딩 같은 방법을 이용해 광소자를 손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 교수는 “대학 실험실의 미흡한 연구 환경을 통해 개발된 결과물이 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거쳐 개발하는 내용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는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를 충실히 해야 한다”며 “좀 더 긴 안목을 가지고 실용화의 가능성이 조금 낮더라도 소규모의 투자를 통해 꾸준히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여 온 결과 최근의 결과물들은 몇몇 기업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발전된 형태의 고기능성 광소자 연구 개발에 매진

오 교수의 합류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연구실은 국내 연구진들만으로 광집적회로와 같은 원천성을 지닌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성과를 올리면서, 보다 발전된 형태의 고기능성 광소자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몇몇 기술들은 상용화에 근접한 단계이다.

특히, 연구실에서 제안한 유연성 폴리머 브래그 격자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소형 가변 파장 레이저를 구현했다. 100 nm 에 이르는 파장 가변 특성을 보인 이 기술은 최근 ‘Nature Photonics’紙에 ‘Research highlight’로 선정 되었으며 미국 Newscaletech사와 엑츄에이터에 대한 마무리 연구를 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협의를 (주)켐옵틱스사와 진행 중이다.

연구실은 또 광집적회로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광전류센서를 개발했다. 편광조절 광도파로 소자에 대한 오 교수의 20년간의 연구 경험을 기반으로 광전류센서 구조를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광섬유를 이용한 광전류센서에 비하여 소형화, 저가격, 고성능을 이룩한 혁신적인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주)정관에 기술이전을 하였으며 신뢰성 검증과 상용화를 위한 마무리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광전류센서는 스마트 그리드 전력 네트워크에서 전류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천 특허 부재와 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개발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밖에도 연구실은 용액 속에 미량 함유된 특정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바이오센서의 개발과 최근 들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는 AMOLED 디스플레이의 광출력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기업들과의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타진 중이다.

오 교수는 “미래 사회에 다가올 기술적인 혁신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형태의 발전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공학적 기술 발전의 정당한 방향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오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 개발과정에서 도출된 특허만 30건 넘게 보유하고 있다. 관련 SCI 논문만 해도 60편이 넘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최초의 특허에서부터 최근의 특허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구내용은 폴리머 광집적회로에 관한 것 일색이다. 이는 20년 가까이 한 분야의 연구를 지속해 온 오 교수의 학자적 고집에 기인한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20년 가까이 한 분야만 고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 개발의 결과로서 최근에 연구실에서는 매우 높은 독창성을 지닌 원천 기술들이 탄생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가 미래 위해서는 공학자·과학자 육성해야

학자로서의 사명감이 남다른 오 교수는 좋은 스승이길 희망한다. 그래서 강의를 통해 항상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다가올 다양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세상을 살다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내게 다가오는 기회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생 입장에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현재에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풀어가며 살면서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눈앞에서 어려운 일로 보이더라도 더 높은 가능성이 있다면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필요합니다.”

오 교수는 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공학자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자연적으로 이공계를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 교수 스스로도 이처럼 이공계생들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오 교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실질적 경쟁력 확보를 할 수 있는 공학자와 과학자 같은 인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작은 기술적인 가능성이라도 높이 사서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주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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