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이 경쟁력이라는 말이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에코디자인이다. 제품의 설계단계부터 환경성을 고려하는 친환경제품설계기법인 에코디자인은 대한민국을 친환경 녹색사회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크게 공헌하고 있으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2009년 에코디자인 특성화 대학원을 선정했다. 그 중 월등한 실력으로 단연 돋보이는 학교가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아주대학교 제품환경기술 연구실이다.
에코디자인 분야의 대가로 유명한 이건모 교수를 주축으로 구성된 아주대학교 제품환경기술 연구실(이하 아주대 연구실)은 환경공학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과정에 기초한 제품환경기술에 보다 적합한 사고가 가능하며, 제품생산에 기인한 환경영향의 위기관리가 용이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주대 연구실은 이러한 이점을 발판으로 발생된 오염원을 처리하는 후처리 개념을 포괄해 환경오염을 사전에 예방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환경성을 고려해 제품 사용으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전과정평가 분야에 입문해 1998년에 에코디자인으로 연구범위를 확장한 아주대 연구실은 최근에는 사회가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Sustainable Production and Consumption; SCP)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 구축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앞으로, 어떠한 성과를 도출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의 촉진을 위한 그린 비즈니스
현재 아주대 연구실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의 정량적 환경성 평가 도구인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와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 환경적인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에코디자인(ecodesign)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축산, 철도차량, 전기·전자 제품의 전과정 환경영향을 정량화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 촉진을 위한 그린 비즈니스 모델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린비즈니스란 전통적 방식으로 제품 자체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제품이 갖고 있는 기능을 서비스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제품으로부터 기인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를 말한다.
이건모 교수는 그린비즈니스에 대해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과정에서 환경 부하를 저감하고 기업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복사기의 렌탈 서비스를 꼽았다. “일반 소비자는 복사기라는 제품 자체가 아니라 복사기가 갖고 있는 ‘복사기능’을 원하기 때문에 복사기 사업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며 복사기 렌탈 서비스가 전통적 방식의 복사기 판매에 비해 환경적으로 좋은 3 가지 이유를 설명하는 이 교수.
말에 의하면 첫째, 제품 폐기 단계의 수거가 용이해 짐에 따라 복사기 내 부품의 재사용이 가능해 지고 둘째, 유지관리의 책임이 제품 소유권자인 서비스 제공자에 있기 때문에 제품 자체의 내구성이 튼튼한 제품이 생산되며, 더불어 전문적인 유지보수관리에 따라 제품의 내구연한이 증가하게 되고, 셋째, 복사한 만큼만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복사가 사전에 방지된다.
환경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측면에서 바라보면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제품의 생산단가가 절약되고 제품 판매의 일회성 이익 창출에서 복사기 대여료를 통한 안정적인 형태의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아울러 제품의 소유권은 여전히 서비스 제공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창출된 이익이 곧 순이익이 된다. 환경, 기업의 이익 측면뿐이 아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측면에서도 제품 구입에 따른 초기 투자비가 절약되며, ‘복사기능’을 보다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곧 환경적, 경제적으로 기존방식에 비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아주대 연구실의 최종 목적지인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과 일맥상통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아주대 연구실은 2009년 1차년을 시작으로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그린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은 국내·외 그린 비즈니스 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기업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그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그린 비즈니스 촉진을 위한 정책 도구들에 대한 고려를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 녹색 성장이라는 국가의 비전을 구체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친환경전문가들의 사회활동이 가장 큰 성과
제품환경분야의 국제적 전문가이기도 한 이건모 교수는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한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ISO 14062(에코디자인 국제 표준)와 IEC 62430(전기전자제품 에코디자인 국제표준) 표준화 활동 시 한국대표로 활동하면서 국제 제품환경분야의 표준에 국내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일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자신이 일군 업적에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 덕분에 그는 13년 동안의 제품 환경 표준화 활동을 인정받아 ‘2007 세계 표준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이 교수는 연구 업적뿐만 아니라 제품환경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세계적 출판사인 Springer를 통하여 2004년에는 ‘ECODESIGN Implementation’을, 올해(2010)는 ‘ECODESIGN-The Competitive Advantage’를 세계적인 전문가와 공동으로 발간하였다. 첫 번째 책은 에코디자인의 학문적 접근을 제시하여 대학 및 대학원 에코디자인 교과서로, 두 번째 책은 에코디자인을 기업경영에 접목해서 녹색경영을 구현가능 하게하는 기업의 에코디자인 실무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가 가장 뿌듯한 순간은 따로 있었다. 아주대 연구실에서 배출한 제품환경 전문가들의 사회활동을 볼 때면 가슴 한편이 뜨거워진다는 이 교수는 “그들의 사회활동을 통해 점차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길이 열린다”며 지금까지 아주대 연구실이 배출한 약 40여 명의 제품 환경 전문가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아주대학교 제품환경기술 연구실 이건모 교수
ㆍ1989년~현재 아주대학교 교수
ㆍ2007년 세계 표준의 날 대통령 표창
ㆍ2005년~현재 APEC/SCSC 무역촉진 태스크 그룹(TFTF) 공동의장
ㆍ2005년~현재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전기전자제품 환경표준기술위원회(IEC/TC 111) 한국대표단 단장 겸 국내 미러커미티 의장
ㆍ2001년~현재 국제전기기술위원회 환경자문위원회(IEC/ACEA) 위원
ㆍ2000년~2001년 태평양지역 표준화 기구(Pacific Area Standards Congress) 24회 총회 의장
ㆍ1999년~2002년 ISO/TC 207/WG2 환경을 고려한 설계(Design for environment) 의장
※ 이건모 교수는 에코디자인 국제표준 제정 그룹의 의장으로서 2002년 에코디자인 국제 표준(ISO 14062) 제정을 주도하였고, 전기전자제품의 에코디자인 국제표준인 IEC 62430 제정과정에 한국 측 전문가로서 활약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에코디자인 분야 전문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