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독보적인 ‘동화잉걸호’를 개발한 김해 운당도예 김용득 선생은 만 31년간 전통 가마에 불을 지핀 도예가로, 전통 유약에 구리안료를 넣고 산화동 외 8가지의 재료를 넣어 오묘한 붉은 빛을 띠게 하는 동화기법을 사용해 고려시대의 동화를 재탄생시킨 장인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리안료를 이용해 선홍의 고운 발색을 살린 동화 도자기를 제작한 고려시대 장인들의 얼과 혼을 그대로 계승한 운당 김용득 선생(김해시 진례면 신월리 460-1, 055.345.4826)을 만나보았다.
운당, 동화(銅畵)를 재탄생시키다
동화자기(銅畵磁器)는 고려시대 중엽부터 구리안료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작품과정이 너무 어려워 백자나 청자에 비해 발전하지 못한 영역이다. 조선시대 들어 활발하게 구워지고 만들어졌으나, 그 우수성과 희소성으로, 임진왜란 당시 대부분의 동화 장인들이 일본으로 끌려가게 되었으며, 이는 국내에서 동화 제작의 쇠퇴와 일본에서 진사(辰砂)라는 이름으로 동화자기가 발달되는 계기를 야기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장인들의 기술이 한 재일교포에 의해 김해 진례 지역에 역으로 들어오게 되었으며, 고려시대 순수한 제유 사용법을 그대로 배우는 기회를 가지게 된 운당선생은 ‘전통을 재현해내겠다’는 일념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동화잉걸호’를 구현했고 이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진사(辰砂)란 중국과 일본에서 쓰는 표현으로 20세기에 와서 붙여진 동화의 다른 이름이다. 나는 고려시대 한반도에서 세계 최초로 구리안료를 사용해 동화를 제작해 낸 선조들의 얼과 혼을 계승해 낸다는 의미로 내 작품을 ‘진사’가 아닌 ‘동화’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으며, 이를 고집하고 있다”라고 운당 선생은 말한다.
전통 잿물에 산화동 외 8가지의 물질을 배합하여, 전통 장작 가마 그대로 1,300℃~1,400℃의 온도에서 구워진 동화 자기는 불의 온도와 가마 속의 바람에 따라 맑고 붉은 빛의 영롱한 색깔과 역동적인 무늬를 띄는데, 작품의 성공률이 매우 희박하여 탄생된 작품은 오직 그 하나뿐인 고유 명사가 된다. 운당 선생은 각각의 작품에 애정을 담아 손수 작시하여 이들 동화 자기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 운당선생
대한민국도예대전, 국제미술대전 및 전일본전 등 국내외 28회의 수상경력과 국내외 공모전 62회 중 해외공모전 9회 출품, 제4회 대한민국경찰청 전시를 비롯하여 많은 전시회를 가진 운당 김용득 선생은 2008년 신지식인 인증과 함께 우수 신지식인상을 수여하였으며, 2009년 경남 올해의 최고장인에 선정되어, 현재 도자기분야에 있어 ‘올해 명장’ 신청을 준비 중이다.
“도자기 기술 전파를 위해 후진 양성과 체험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사회봉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운당 선생은 그가 지피는 가마 속 불길보다 더 따뜻한 가슴을 가졌다. 한국통합예술심리치료협회에서 발행하는 도예치료전문가 1호인 운당 김용득 선생은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센터의 회원이자 법무부 소속의 창원 대안교육센터의 지도교수로 비행청소년의 심리치료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해 한얼 봉사회에 참여하여 어려운 이웃에게 쌀을 전달하고 있고, 또한 경남장애인협회에 등록된 4명의 장애우를 위해 매달 20만 원씩 후원금을 내고 있다.
운당 선생의 작품에서 묻어나는 따뜻한 온기는 그의 이러한 봉사정신처럼 삶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한 발짝 다가설수록 백자동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더욱 더 흙을 빚어야 하는 사람이기에 평생을 물레와 함께 호흡하련다”는 운당 선생은 진정 이시대를 대표하는 명장(明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