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금정가(家)를 다녀가며, 보석 같은 곳이라 극찬했고, 자연과 벗하며 동화처럼 살고 있는 주인부부가 부럽다고 했다, 그리고 차마실이 있어 전통차를 마시며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기고 귀한 음식까지 대접받아 감사 하다고 했다. 그곳엔, 쫓기듯 먹고, 바쁘게 떠나가는 그저 모르기만 할 뿐인 타인은 없다. 서로의 귀함을 존중하고 나눔을 사랑하는 소박한 부부가 내어준 아름다운 집에서, 차려준 밥상에 수저를 얹고 맛을 나누고 차를 음미하며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인정을 나누는 문화의 공간이면서 자연 속에서 쉼의 편안함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답게 열린 마당, 그리고 차茶마실
도심의 한 자락, 다녀간 사람은 자연 단골이 되고 만다는, 손님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금정가(대표 강태훈·이경민)가 있다. 전통 음식점으로서 아구찜맛 집으로도 소문났으니 멀리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던 분이 귀국하면서 이곳에 먼저 들러 식사를 하고 서울, 부산 간 KTX를 타고 온 예약 손님들도 식사를 위해 다녀가니, 손님을 사로잡은 음식 맛은 당연히 일품이다.
아름답게 열린 마당으로 찾는 것은 손님만이 아니다. 온종일 햇살이 놀러와 빨갛고 노란 온 갖가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징검 다리를 건너듯 잔디 마당을 지나다 저만치 투명한 통유리 창 너머로 감꽃같이 뽀얀 안주인의 미소를 느낄 때 쯤, 왼쪽 앵두나무 아래로 차마실이 보인다.
기와에 새겨진 이외수 작가의 ‘앵두를 한번 훑고 느긋한 식사 후 볼 양으로 남겨둔 뒤, 오른쪽 작약나무를 돌아 평상을 지나는 담장 한 켠, 석양으로 구운 듯 은은한 자태의 항아리들 위로 주인을 닮은 넉넉한 가을햇살이 반짝인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별님과 달님 얘기를 듣던 유년시절의 그리움이 주절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안주인이 손수 만든 둥근등들이 드리워져 있어 눈은 즐겁고 절로 나오는 환호로 귀마저 신이난다. 잘하는 자는 노력하는 자에게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에게는 이기지 못한다’했던가, 쓱 훑어보기만 해도 구석구석 손길이 이만 저만 가는 것이 아닐 지라 부부를 아끼는 지인들은 염려를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내어주고 나누는 것이 즐거운 이곳의 주인 강태훈·이경민 대표, 자연을 나누고 정성을 나누면서 진정한 풍요와 자유를 얻은 그들은 참으로 지혜로운 자연인이다. ‘여보(如寶)’라는 같은 이름을 나누는 인연을 우리는 부부라 부른다. 힘들었던 시절 보배 같은 서로를 의지하며 통도사 아래 촌집에 자리를 틀고 ‘감꽃’이라는 전통찻집을 손수 가꾸며 시골생활을 했었다. 블러그에 실린 한 폭의 수채화 그림같이 아름다운 ‘감꽃’의 전경이 부부의 생활을 알게 한다.
그 후 자연과 더불어 더 많은 이와 나누며 살고 싶었던 부부는 2년 전 식사와 차라는 나눔의 문화를 위해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고 촌부생활을 하며 소중히 모아온 물건들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내어놓아 즐거움마저 나누고 있다. 건축과 미술을 전공한 남편과 디스플레이를 했던 고운 아내는 일일이 손수 짓고 매만지며 공을 들여 도심 속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인공과 자연을 조화롭게 살린 금정가를 일구었다.
아래채에 마련된 차마실에서는 대추, 메밀, 쑥 구지 뽕잎 및 제주 조릿대 차와 여름에 좋은 솔잎, 칡즙, 오미자차, 겨울에 좋은 유자차, 계피, 생강차 등 계절에 맞는 다양한 차를 준비해 도심에서 자연 체험과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현장학습에다 우리나라 전통 맛의 체험까지, 가족단위로도 손님접대로도 너무나 좋다. 요즘은 파푸아뉴기니의 최고급 그린빈을 직접 로스팅하여 내어놓는 커피까지 선보이고 있어 한옥에 클래식음악까지, 주인장 부부의 지극한 자연애과 인정 덕분에 호사를 누리는 것은 손님들이다.
천연조미료와 생 아귀로 자연의 맛을 담아내다
해류가 차고 센 다대포에서 갓 잡은 생 아귀는 육질이 최상인데 그 생생한 참맛을 자연 친화의 방식 그대로 담아낸다. 바다영양제 아귀는 뼈를 제외하고는 버릴게 없는 영양덩어리이다. 저지방 고단백이면서 비타민 A가 풍부해 어린이 발육을 돕고 저항력을 키우며 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아귀에 다량 함유된 콜라겐성분은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캐비어, 집오리간, 트루플)에 견줄 만큼 질 좋은 영양가를 자랑한다. 거기에 비타민A1,B1,C 등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무기질 등이 풍부한 미나리, 알긴산이 풍부한 콩나물 등 질 좋은 야채가 들어간다.
전라도 전주식 조림방식의 요리를 하는 대구뽈찜은 아이들도 잘 먹는데 싱싱한 자갈치에서 공수해온 해물들을 이용한 해물찜 또한 일품이다. 특히 해장에 더없이 좋은 아구탕을 지리로 즐기면 시원한 맛이 기가 막힐 정도다.
무엇보다도 금정가의 자랑은 천연조미료인데, 전라도 태양초고추가루와 홍합, 새우, 다시마, 소화기관을 좋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여 불로장수한다는 최고의 식품 표고를 그것도 생 표고보다 효능이 훨씬 뛰어난 건 표고버섯을 듬뿍 넣어, 한 달을 재워 숙성 시킨 천연조미료의 감칠맛은 미식가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먹을거리를 나누는 일이 결코 상업적이기만 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이기에 좋은 재료로 가족에게 내놓듯 정성을 담은 음식을 만든다.
“나누면 기쁨이 두 배가 된다구요? 무한대입니다”
“자연, 볼수록 신비롭고 다가갈수록 감사하다”고 말하는 강태훈 대표는 “모두가 함께 가꾸고 느끼며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그 속에서 찾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재단 사과나무’에도 꾸준히 도움을 나누고, 전통 문화를 소중히 알리고 보존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 도예문화도 자연스레 즐길 수 있도록 전시회도 열어 도자기 등 미술 작품을 굳이 갤러리를 찾지 않아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해 가을에는 금정가 열린 마당에서 김무환 선생의 초청연주회도 열었으며, 국악도 초청해 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번거로움이 이만저만 아닐 테인데도, 내어주고도 얻는 것은 기쁨이요, 행복이라며 겸손하게 짓는 미소가 각박하기 까지 한 도심(都心)을 부끄럽게 한다. 도심을 사로잡은 ‘쉼’과 나눔의 미학으로 자연을 벗할 수 있게 한 정성이 금정가로 사람들의 발길을 닿게 한 비결이리라.
좋은 공기와 벗하다 보니 교통이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내비게이션 주소창에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681-2(Tel 051-507-6799)을 검색하거나 온천장중학교를 검색하면 쉽게 갈 수 있다. 내비가 없다면 사직동 산복도로 길에서 달북 삼거리 달북초등학교의 위쪽으로 온천중학교를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면 살짝 왼쪽으로 금정가가 보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 아름다운 금정가.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하늘을 향해 ‘오겡끼데스까’라고 외쳐보고 싶은 영화 속 한 장면 같고, 진분홍나팔꽃이 옹기종기 반기는 유럽풍테라스에서 봄, 여름 그늘을 즐길 수 있는, 지난해, 열린 마당에서 바비큐파티의 샛노랗고 빨간 추억이 단풍처럼 익어 가는 이 가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 햇살이 내려주는 경이로운 향기에 취하고 든든하게 영양까지 가져가는 기쁨의 호사를 누려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