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계는 경제의 전쟁이 아닌 문화의 전쟁 속에 살고 있다. 21세기 가장 큰 키워드는 ‘문화’라 할 정도로 문회예술은 국가 구조의 경쟁력까지 좌우하며 시대의 가치를 창조해 가는 가장 유효한 화두가 되고 있다. 때문에 우수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먼저 ‘문화’가 바로서야 하며 바른 문화를 이끌기 위해선 그 중심의 축인 ‘교육’이 바로서야 한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는 바른 교육으로 전통적인 민족음악에 대한 학문성과 예술성을 높이고 선도적으로 국악계를 이끌어 나갈 여성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전통적 문화의 계승과 보존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악은 우리 민족이 창조하고 계승 발전시켜온 문화유산 가운데 우리 민족의 정서가 가장 잘 배어 있는 문화유산이다. 반만 년 역사 속에 국악은 언제나 우리 민족과 애환을 같이해 왔다. 때문에 우리 국악의 음악적 구성 요소가 세계의 어느 음악보다도 미학적으로 우수하며 세계의 보편적인 음악으로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란 말이 있듯이 가장 한국적인 음악인 국악으로 세계음악문화에 기여하며 한국의 문화를 잘 알릴 수 있는 전문 여성음악인 양성이 필요할 때다.
지식과 실기 체득, 예술적 표현능력 함양
지난 1974년 설립된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http://www.ewha.ac.kr/강영근 학과장/이하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는 국악 분야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1978년 석사과정을, 1988년 박사과정을 신설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문화혁명의 한 가운데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는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여성 음악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는 우리민족의 혼이 담겨져 있는 고유한 전통음악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한국악기 실기를 전문적으로 연마하여 한국음악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전통문화의 재창조를 통해 세계음악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여성음악인 및 음악 교육자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전공분야는 크게 기악, 성악, 이론, 작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악분야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대금, 피리, 아쟁, 소금·단소, 타악의 8개 전공으로 성악분야는 정가, 판소리, 경서도소리, 가야금병창의 4개 전공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보다 폭넓은 지식습득을 위한 다양한 교양과목이 있으며 전공과목인 전공실기, 한국음악시창, 반주법, 실내악, 관현악, 전통음악합주, 한국음악개론, 한국음악사, 한국음악분석, 비평과 감상, 악기론, 악서강독, 문헌연구, 작곡실습, 판소리, 경서도소리, 정가, 단소실기, 컴퓨터 실습 등의 교육과정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세계의 음악예술을 이해하기 위한 서양음악의 제반 이론과목 및 시창·청음, 음악사, 지휘법, 클래스피아노, 교육론 등의 과목도 준비되어 있다. 이러한 수업과정을 통해 지식과 실기를 체득하고 예술적 표현능력을 함양토록 한다.
다양한 학과연주회가 있는데 1학기 때는 각 학년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하는 ‘신입생 연주회’(1학년), ‘창작국악연주회’(2학년), ‘춘계국악연주회’(3학년), ‘졸업연주회’(4학년)가 열리며 2학기 때는 소리극을 공연하는 ‘성악의 밤-성악 4개 전공’과 이대의 역량을 보여주는 ‘정기연주회’, 각전공의 뛰어난 연주자를 발굴하는 ‘협연의 밤’ 등 전공별로 기량을 선보이는 연주회가 열린다.
이 외에도 대강당 채플연주(관현악 실내악 등), 연세대학교 초청 채플연주, 각국 정상 및 국빈 방문 시 한국음악연주를 하는 등 교내외의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서 한국음악연주를 통해 경험과 예술적 표현능력을 향상시킨다.
위와 같은 다양한 과연주회를 위해 매주 개인연주발표와 전공실기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연마된 실력으로 각종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입상 하기도 했다.
졸업생들은 주로 국립국악원 등의 전문연주단체, 다양한 문화단체, 소규모의 실내악단 등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유아나 초중고의 교사 혹은 다양한 문화예술단체의 강사로 진출하기도 한다. 또한 대학원이나 해외유학을 통해 조금 더 깊이 있는 학문세계를 체득한 후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할 수도 있고 음악잡지, 방송, 음악기획사 등 음악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능력을 펼칠 수도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 한 때
국악은 가요에 비해 크게 대중적이지 못하다. 이런 이유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악이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며,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젊은 세대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국악연주를 비롯해 국악과 대중음악과의 만남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이러한 시도가 전혀 낯설지 않다. 강영근 학과장이 참가한 지난 2002년 방송된 KBS-FM 시리즈 51 <젊은 풍류>도 그 예다.
“당시 전통음악 중 정악을 젊은 연주가들이 좀 색다르게 녹음을 하자는 제안에 긴 곡을 짧게 편집하고 악기편성을 다양하게 했었습니다.”
이 외에도 강영근 학과장은 국립국악원과 KBS국악관현악단 재직시절과 정농악회와 창작음악연구회 회원으로 다양한 공연 등을 통해 국악을 널리 알려왔다. 1988년 올림픽개막식과 폐회식공연에 참석했던 일, 김영동 선생과 녹음실에서 수많은 명상음악과 영화음악, 무용음악 등을 작업했던 일, 80년대 초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창작음악연구회 정기연주회로 최초로 가수들과 대중음악을 연주했던 일, 정농악회 회원으로 프랑스 파리국회의사당에서 영상회상 전바탕을 연주하여 기립박수를 받았던 일, <21세기 파리음악연구회>에서 각대학교 피리연주자들에게 젊은 열기를 표현하는 주제(팝송 재즈 가요 등)를 주어 한바탕 흥겨운 피리축제를 가졌던 일 등이다.
“국악은 결코 어려운 음악이 아닙니다.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보면 국악기로 가요를 연주하는 젊은 연주자들의 모습 등이 언론을 통해 비쳐지는 것을 보면서 국악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로 자리매김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강영근 학과장은 국악을 알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스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예술교육강사 중 국악강사를 더 모집하여 초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문화예술회관이나 각 지역에 존재하는 문화센터 등에 파견하여 일반 대중에게 간단한 국악 상식과 단소나 장구 등의 접하기 쉬운 악기를 직접 가르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앞으로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화 작업이 더욱 활기차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더 많은 국악 실내악단이 생길 것이고 대학 국악가요제 등을 통해 많은 노래가 만들어 질 것이며 다양한 방식의 전통음악연주회가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도 대한민국의 문화대표, 사절단 역할을 하는 우수한 국악인을 양성해 우리 조상의 얼이 깃든 민족음악의 보급과 발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음악문화의 창조를 이룰 수 있는 음악인을 양성하는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