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다부진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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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다부진 뜀박질
  • 정용일 팀장/김현진 기자
  • 승인 2010.11.12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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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과 희망을 나누는 그의 이야기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환자들 사이의 입소문만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한의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윤홍일 대표원장과 이진희 부원장이 주축이 되어 꾸려가고 있는 ‘기분좋은 한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울 신대방 2동에 소재하고 있는 이곳은 “지인의 소개를 받아 찾아왔다”는 환자들로 늘 북적거리고 있었다. 최근 한의원이나 병원들이 기업과 같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몸집과 환자를 선점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분좋은 한의원’의 북적거림에는 뭔가 특별함이 감춰져 있는 듯 했다.

강호를 휘어잡는 비결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저희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몸이 편치 않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나을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가지실 수 있도록 마음의 편안함을 드리려고 애쓰는 편이지요.”

윤 대표원장은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둥근 목소리로 그 비결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문이 풀리기는커녕 더욱 큰 궁금증으로 본 기자의 몸이 달아올랐다. 강호를 휘어잡는 비결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법, ‘기분좋은 한의원’에는 진짜 특별한 무엇인가가 숨어있을 것이란 확신을 하게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리고 기자는 집요한 질문공세를 쏟아 부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를 계속하는 중입니다. 이는 곧 환자들의 치료에 직접 적용되는 부분이므로 게을리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그것을 특별하게 여기신다면 비결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그리고 그는 또 한 번 환하게 웃었다.

사실 그가 웃으며 이야기했던 내용이 정답이었다. ‘기분좋은 한의원’의 의료진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가운데 보다 새롭고 효과적인 치료방안들을 끊임없이 창출하고 있었다. 사람과 자연에 친화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진 한의학과 최근 열풍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운동치료의 결합을 시도해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치료효과를 유도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현대인의 만성질환이라 할 수 있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일자목, 측만증 등 근골격계 통증질환의 경우 이러한 병행치료를 통해 통증완화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굳이 수술을 하지 않고 증상을 완화하는 한편 치료 후 재발률이 적어 환자들에게서 큰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다부진 뜀박질

거의 모든 분야가 그러한 것처럼 의료계 역시 대형화, 기업화, 프랜차이즈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골리앗처럼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환자입장에서는 보다 크고 세련된 시설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국 그러한 대형 병원과 한의원에 투입된 자본이 환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까운 곳에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동네병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자본과 결합된 규모의 확대가 의료의 질 향상과 꼭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윤 대표원장은 골리앗처럼 큰 병원이 아닌 다윗처럼 작긴 하지만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퓨전 동네 한의원’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그의 구상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점차 사라지고 있는 지역 한의원들의 활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덧붙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큰 규모로 운영하느냐가 아니라, 의료의 표준화를 통해 서비스의 차이가 나지 않는 의료품질을 향상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는 곧 역량 있는 의료진을 양성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가운데 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는 요즘 탈모에 관한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을 연구 중이라고 귀띔해줬다. 곧 실제 탈모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레는 눈치였다. 그리고 윤 대표원장은 이를 탈모 전문 한의원으로 프랜차이즈를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그가 비판했던 골리앗형 프랜차이즈 한의원이 아니라, 보다 많은 탈모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치료법의 프랜차이즈이라는 점이 다르다 하겠다.

“손자가 어깨를 주물러 주는 것 같아요”

“나이 탓에 어깨가 아파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김모 할머니를 진료대기실에서 만났다. 할머니의 말씀대로 연세 탓에 완치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느끼는 ‘정겨움’이 좋아서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냥 말로만 친절한 게 아니에요. 진료를 받다보면 마치 손자 녀석이 어깨를 주물러 주는 것처럼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이는 ‘기분좋은 한의원’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자 강점이다. 실제 이 한의원은 양방으로 따지자면 정형외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주로 통증클리닉을 주요 진료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말하자면 완치를 목적으로 하되,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점에서 별다른 홍보 없이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결과 까닭에 대한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 같았다. 환자와 의료진이 가족처럼 엮여 있으며 가족의 고통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연구와 공부의 과정, 그 진심이 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료적인 측면에서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저희의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 치료, 그리고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가운데 수술이나 진통제 없이 환자가 고통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그 분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바야흐로 한 사람의 인재가 수천,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책임지고 있는 이 사회와 시대의 사명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일 것이다. 이에 한의학계에서는 윤홍일 대표원장을 명실 공히 한의학 분야의 인재이자, 브레인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윤 대표원장은 수줍은 미소를 띤 채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저는 다만 제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칭찬을 해주신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삶에서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희망을 보탤 수 있다는 점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는 또 한 번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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