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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6월 연임을 통해 향후 3년 동안 회사를 책임지게 됐다. 그는 “이미 온라인증권사와 오프라인 증권사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온라인 주식거래를 중심으로 한 수익모델은 한계가 있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기존 온라인 증권사 모델에 집착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등 파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며 증권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여의도 사무실로 향하는 동안 본 기자가 궁금했던 것은 그가 이뤄낸 성과나 앞으로 이뤄내고자 하는 사업적 비전이 아니었다.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경영행보의 원동력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 때문이었다.
당당한 모습으로 앞서 걸을 수 있는 이유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거칠고 불확실한 길을 개척하는 가운데 앞으로 나아가는 길고 긴 여행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것도 보장받지 못한 채 안개와도 같은 시간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삶의 리스크는 그 험난한 여정 가운데 돌부리처럼 자리 잡고 있기 마련이다.
“저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회사 역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끊임없는 긴장과 경쟁을 통하여 시야가 넓어지게 되고, 눈이 밝아지는 만큼 더욱 당당한 모습으로 앞서 걸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삶에 대한 무모한 도전’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리스크를 선호하는 유형과 회피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는 직원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는 직원들이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너무 돈때문에 고민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돈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실로 막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힘에 급급하게 되면 그 날카로움에 베일 수 있다는 게 남 사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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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이 만들어낼 수 있는 또 다른 가치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결국 돈을 만들어내는 존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일찍이 인재경영에 눈을 뜨고, 지점보다 강의장을 늘이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이 곧 성과의 원천이며, 사람이 가진 잠재적 생산가치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고 믿는 그의 경영철학이 교육마케팅의 집중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리더
결코 녹록치 않은 금융시장에서 남 사장은 “기존 온라인 주식거래 중심의 수익모델의 한계”를 선언하고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런 이유로 그 동안 언론에 비친 그의 이미지는 다소 ‘공격적인 경영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경영철학을 들은 직후에는 남 사장의 이미지가 많이 왜곡 돼 알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제 경영스타일이 공격성향을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적인 공격형으로 봐서는 곤란합니다.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성과주의에 휘둘리는 것을 늘 경계하고 있고, 외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 외형을 넓히는 일은 곧 성과이자 역량으로 평가된다. 그 외형이라는 것은 지점수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지점을 늘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남 사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외로 느긋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지점을 늘이는 일이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법이지요. 업계 내에서의 위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무조건 양적 성장만 추구하다보면 직원도 힘들어지고 회사 역시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을 함에 있어 당당함을 잃지 않되, 무모하지는 말자는 게 저의 또 다른 경영철학입니다. 왜냐하면 이 회사에는 제 개인의 삶만 걸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FX마진거래가 업계의 핫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투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가 다른 시각과 입장에서 FX마진거래에 접근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경영철학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FX마진거래의 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시장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가운데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을 펼친다면 고객에게 얼마든지 효과적이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남사장의 생각이다.
신중함이 가져다 줄 행복
끝으로 남삼현 사장은 소위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자문으로 말을 맺었다. 그는 우선 ‘개미투자자’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개미’가 아니라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당당한 한 축이라는 것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좀 더 신중한 투자를 통해 보다 많은 수익을 거둬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쏟아 붓는 것만이 투자가 아니거든요. 때론 기다리는 것 또한 훌륭한 투자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는 개인투자자가 견지해야 할 ‘신중함’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회는 수시로 찾아오게 되는 것이며, 그것을 붙잡을 수 있는 힘은 신중함과 기다림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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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도권을 잘 활용하십시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업계의 전문가들이지요. 하지만 명심하셔야 할 점은 정보를 많이 가진 전문가일수록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관측을 아울러 설명하기 때문에 은유와 비유를 동원해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일부에서 전문가를 자처하며 개인투자자를 현혹해 피해를 발생시킨 사례를 떠올려 보니, 이야기의 깊은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지 않은 사람들은 적절한 투자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PB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 이트레이드증권이 문턱을 낮췄고, 더욱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비유와 은유의 법칙. 남삼현 사장 역시 진정한 전문가라는 점을 떠올린 것도 이 무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