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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윤활유 재생시장 규모는 유가가 2배 오를 경우 약 10배 이상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의 ‘검은 황금시장’이다. 하지만 다수의 다국적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 또한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력, 뚝심, 그리고 독창성
국내 강소기업인 (주)삼영필텍(대표 구경회)는 지난 2005년 환경부와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3년 동안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자체 기술을 접목한 오일 플러싱 장비를 생산하고 다국적 기업과의 정면승부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주)삼영필텍이 보유한 기술은 기존 해외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필터방식이 아닌 ‘이중진공 전기흡착 방식’의 최첨단 기법으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방식은 필터로만 걸어지던 오일 재활용 장비와 달리 전기력에 의한 입자제거 기술과 진공에 의한 수분 제거 기술이 결합된 신기술이다.
오일 오염입자와 수분제거 비율이 타 제품에 비해 탁월하기 때문에 고품질 재활용 오일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는 사용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한편 장비의 고장률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중진공 전기흡착 방식을 적용한 오일 플러싱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드물다. 더욱이 필터 방식의 폐윤활유 정제 방식은 오일 재생 정도가 이중진공 전기흡착 방식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삼영필텍의 기술력은 현재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미 지난 2007년 한국중부발전의 도움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독일 하노버 국제 전시회를 통해 인연을 맺은 독일 슐러컨설팅과 5년 간 독일 내 바이오 발전소 납품용 오일 플러싱 장비 독점 공급권 협약을 체결했던 것이다. 이는 협약 당시 환율로 약 1,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성과였다.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저가형 제품에 손을 대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또한 국제경제사회에도 상도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에 남의 밥그릇을 빼앗는 식의 공격적인 경영도 지양하고 있습니다.”
구경회 대표의 이러한 정면승부 정신에서는 ‘소신경영’의 극치가 느껴졌다. 그 덕분인지 (주)삼영필텍과 구경회 대표는 군납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적자생존의 법칙이 횡행하는 업계 내에서 적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
큰 그림과 넓은 시장을 바라는 CEO의 자세
독자적인 우리 기술로 세계를 공략하는 제품을 가지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구 대표. 그가 가지고 있는 비전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화려했다. 결국 매출액을 키워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다.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그 과정이다. 그는 매출액 증가를 위한 성장동력 요소로 테마파크 관련 설비 제조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도전장을 내밀기는 무모하다고 판단해 일종의 모델 하우스를 만들어 시범운행을 해보자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구상은 철도박물관을 시범단지로 채택해 관련 테마파크 건설로 이어졌고, 곧 준공을 통해 결실을 보게 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7월에는 전라남도와 영광군 그리고 (주)삼영필텍이 ‘폐오일재생기술과 전동레일바이크에 대한 특허실용화 사업’을 위한 다자간 협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폐오일 재생기술과 전동레일바이크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코레일로 받아 폐오일 정제장비가 합체된 변압기와 전동레일바이크 제작과 판매를 맡게 된 것이다. 레일바이크는 기존 폐광의 레일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관광지를 투어하는 친환경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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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라남도와 영광군은 사업진행에 필요한 각종 행정적 지원을 협조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012년까지 총 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1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구 대표가 뚝심있게 주도한 이 협약을 통해 공기업과 지자체 그리고 민간기업이 공동 협력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지난 10월21일에는 CT&T가 (주)삼영필텍에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자동차 e-ZONE 100대를 공급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주)삼영필텍의 레일바이크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리고 넓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큼 신경 쓰고 명심해야 할 사항들이 참 많습니다. 우선은 인맥이나 혈연, 학연을 이용한 사업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자생력과 경쟁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이 하는 건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우고 늘 새롭운 제품과 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구 대표가 유독 ‘독자적 기술 확보’에 대해 거듭 강조했던 이유를 눈치 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악함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다들 인맥과 학연과 지연을 활용하지 못해 안달인데, 구 대표는 오히려 그것을 피하고 있단다. 그것을 활용한다면 더 큰 이익과 성과를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인맥으로 형성된 성장은 하루아침에 쓰러질 수 있다는 고집스러운 경영철학이 오늘날의 탄탄한 (주)삼영필텍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구경회 대표은 코스닥 상장을 단기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3년 내에 매출액 200억 원을 달성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워 놓은 상태다. 이는 회사의 규모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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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 법입니다. 기업이 나무라면 독자적인 기술력과 자생력은 든든한 뿌리라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현실 속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은 오직 독자적이고 창의적이며, 또한 독보적인 기술력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그렇다. 구경회 대표가 이끄는 (주)삼영필텍의 나무는 뿌리도 가지도 기둥도 모두 튼튼한 나무다. 그가 가진 고집스럽고, 꼿꼿한 경영철학이 그러하고, 세계 시장을 넘나들며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은 기술력 또한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쓰러지는 광풍이 불어도 그와 이 회사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것도 그 즈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