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투명과 합리’가 뜬다

우리 조상들은 물이 흐르는 포석정에 술잔을 띄우고, 한 순배가 도는 동안 시를 읊으며 풍유 가득한 유흥을 즐겼다. 전통적인 의미의 유흥은 결코 부정하거나 퇴폐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고단하고 신산스러운 인생사에서 하룻밤의 흥겨움이 어찌 죄가 될 수 있었으랴.
역시 문제는 왜곡된 형태로 전승된 오늘날의 유흥문화다. 급속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기업을 중심으로 각종 접대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유흥산업은 절정의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 때 형성된 유흥문화는 격조와 운치는커녕 돈과 권력이 빚어낸 그림자 웅덩이였을 뿐이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유흥을 즐기며 삶의 피로를 풀고 접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를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거든요. 수요가 공급을 부른다지만, 이젠 공급단계에서 이 왜곡된 문화를 손 볼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C옥션’ 김성열 대표는 자신의 직함을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남 대치동에서 소위 말하는 ‘업소’를 운영하는 유흥업계 CEO이다. 적지 않은 자본금과 직원들, 그리고 체계적인 조직으로 움직이는 기업이지만, 그의 직함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유흥업소에 대한 인식변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접대문화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분들이 바뀌어야겠지요. 그 출발점은 유흥업소에 있다고 봅니다.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해져야 합니다. 그러면 단순히 술 마시고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품격과 격조를 갖춘 대화의 장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지요.”
김 대표가 유흥문화의 양성화를 위해 애써온 온 세월이 어느덧 10여 년이 되었다. 고객의 월 이용횟수와 지출을 계산해 자주 찾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세트프라이스’를 시도했고, 초고가 유흥업소의 집결지로 알려진 강남에서 합리적인 운영시스템으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퍼블릭 룸살롱’ 시스템을 창안해내기도 했다.
“투명성과 합리성이 유흥업소 시스템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의 파괴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고민하고 연구했던 그 구상들이 이제 점점 현실화 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결과는 물론 고객들께서 판단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투명과 합리’ 유흥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 고객들을 모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의 유흥업계를 보십시오. 온갖 상술과 바가지에 고객들이 외면했고, 유흥업계 전반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김 대표는 서비스의 질은 두 말 할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선의 주무 책임자인 매니저들이 각각 자율경쟁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고객 역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상품과 서비스를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도 못한 채 고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기억이 한 번쯤이라도 있었던 고객들 이 더욱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의 마일리지 서비스를 한 단계 진보시킨 ‘캐시모아서비스’ 또한 고객들이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신개념 서비스 중 하나다. 핸드폰만 있으면 충전과 결제가 가능한 이 서비스는 ‘C옥션’과 연계되어 있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적립된 마일리지만으로도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새로운 시스템이라 생소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용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홈페이지(www.cashmore.co.kr)에서 회원가입하신 후 인증받을 휴대폰만 가지고 있으시면 됩니다.”
김 대표는 “포인트 적립 전문통합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의 어떤 포인트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 수준의 포인트 적립율로 회원에게 포상하며 전국 제휴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며 자랑이 대단했다.
또 다른 유흥(幽興), ‘그윽한 흥취’
세월은 미세한 모래알이 섞인 바람과 같다. 무엇이든 세월에 닿으면 변화하고, 끝내 사라지게 된다. 접대와 유흥의 새로운 문화 창출이라는 굳은 심지로 지난 10여 년의 세월을 뛰어온 김 대표가 음성적이고, 암묵적이었던 우리 유흥문화를 양지로 이끌어 내고 있다.
그는 그저 마시고 노는 유흥(遊興)이 아니라 그윽한 삶의 향취가 밴 유흥(幽興)을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 대표의 노력으로 업계에는 ‘투명과 합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 더욱 우리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세월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 그랬듯이 그가 앞으로 뛰게 될 또 다른 10년 뒤에는 또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져놓게 될 것인가.
비오는 오후 막걸리와 파전을 즐기는 본 기자 역시 유흥업소에 대한 막연한 오해가 있었다. 고액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거니와 왠지 음울할 것 같은 분위기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C옥션’ 김성열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유흥과 접대문화의 혁신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 날이 오면 그와 어느 유흥업소 한 구석에 앉아 지난 날 본 기자가 가지고 있던 숱한 오해들에 대해 토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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