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개시 일 년 만에 수탁고 3조 원 달성한 비결
상태바
영업개시 일 년 만에 수탁고 3조 원 달성한 비결
  • 김득훈 부장
  • 승인 2010.10.13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낀 ‘여유’의 원천을 찾아서

현대자산운용(강연재 대표)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7월 영업을 개시한 후 58일 만에 수탁고 1조 원을 돌파해 한 차례 화제를 일으킨 바 있고, 영업 개시 만 1년 만인 올해 7월에는 수탁고 3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대표 브랜드 ‘드림’ 주식형을 비롯해 총 17개 공모 펀드를 출시한 후 운용성 호조에 힘입어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온 결과다.

영업개시 1년 만에 수탁고 3조 원 돌파
“어느새 임직원이 44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회사의 규모도 커졌죠. 주식, 채권, 혼합형, MMF, 글로벌, AI, 부동산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모 39개, 사모 99개 총 138개의 펀드를 출범시킨 상태입니다. 9월8일 현재 3조 1,331억 원의 운용자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강연재 대표가 제시한 현대자산운용의 단기목표는 오는 2012년까지 수탁고 12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가 의외로 담담하게 들렸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취임 당시 “현대투신시절 ‘바이코리아펀드’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 공언한 바 있다. 실제 대부분의 신생운용사가 특화된 펀드 시장을 노리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했던 것과 달리 현대자산운용의 경우 정공법 돌파를 통해 시장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바이코리아 펀드를 언급했던 것은 대형종합운용사로 키우겠다는 상징적 의미였습니다. 시절의 성과만큼 단기간 내에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분명한 목표 제시를 통해 시장과 고객, 그리고 저를 포함한 회사 임직원들의 신뢰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계기가 된 측면도 있습니다.”
강 대표는 이 같은 원대한 목표를 이루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많은 자산보다 훌륭한 직원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업계에서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운이 좋아서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지만, 인재육성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인재들이 몰리는 이유인 듯싶었다. 실제 강 대표는 신입 직원의 교육보다 기존 직원의 재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운용업계는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현대자산운용에서 이직한 직원은 아직까지 없다.

흑자기조 정착의 원년으로 삼을 것

현대자산운용의 주요 상품은 대표펀드 ‘드림’ 주식형 외에도 녹색산업주에 투자하는 ‘그린’ 주식형, 범현대그룹주에 투자하는 ‘현대그룹플러스’ 주식형, 우량국공채에 투자하는 ‘트러스트’ 채권형, 그리고 ‘드림’ 주식과 ‘트러스트 채권 모펀드에 투자하는 하모니혼합형 등이 있다.
올해 새로 출시한 신상품으로 에너지, 광산물 및 귀금속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GAINS 원자재지수’ 펀드와 중국 본토A주식 ETF에 투자하는 ‘A주 ETF’, 그리고 중국 IPO기업에 투자하는 pre-IPO 펀드 등이 설정된 바 있다.
“출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환매가 줄을 잇는 등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저희는 신생운용사로서 더욱 극심한 악조건 속에서 분투해야 했지요.”
강 대표는 고객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펀드업계가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 확신하고 리스크관리 등 기본기에 충실한 운용에 집중했다. 이 결과 초기 상품라인업 구축 및 운용성과 호조를 보였고, 순조로운 수탁고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위기를 모면한 것에 그치지 않고, 기회로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성과 또한 ‘사람들’에게로 영광을 돌렸다. 전 직원이 일치단결해 회사와 서로를 굳건히 믿으며 노력한 결과였다는 것.
“초기 안정화 단계는 넘어섰다고 자신합니다. 이젠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중입니다. 수탁고 목표도 성장 일변도에서 탈피해 균형 있는 성장을 달성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요. 우선 흑자기조 정착의 원년으로 삼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공략해 나갈 것입니다.”
강 대표는 이를 위해 내부 인프라 정비에 나서는 한편 운용 및 리서치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운용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종합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세상으로 받았던 따뜻함에 보답하는 멘토장학생시스템

강 대표는 서울인창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입학 당시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아 실업계로 진학해야 했지만, 성적이 좋았던 그는 학교 측의 배려를 받아 3년 장학생으로 무사히 졸업한 후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그는 운용업계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는 금융인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것이다. 적지 않은 세월이 흐른 까닭에 당시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 줬던 사람들은 모두 잊어버렸을지 모르지만, 강 대표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제가 받았던 것은 단순한 장학금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이 참 따뜻한 곳이라는 걸 몸과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던 셈이지요. 머리가 기억하는 것은 세월에 휩쓸려 지워질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담은 추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법이니까요.”
최근 그는 마음에 담아 두었던 그 따뜻한 추억을 세상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4명의 금융계 선후배들이 뜻을 모아 뜻 깊은 장학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강 대표를 비롯해 리딩투자증권 박대혁 대표, 이트레이드증권 남삼현 대표이사, 킨베스코 이재형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들. 4명의 금융CEO는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꿈을 잃지 않는 4명의 모교 장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도움은 장학금이 아니라, 제가 당시에 받았던 세상의 따뜻함입니다. 이 일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들은 틈만 나면 학생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학교의 대선배이자, 인생의 대선배인 셈이라 학생들이 어려워할 만도 한데 어느덧 진로문제는 물론 속 깊은 인생이야기까지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들은 ‘세상으로 받았던 사랑에 보답하자’며 소박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만나고 따뜻함을 나누는 동안 이 일이 든든한 ‘멘토장학생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때론 좀 과하게 욕심을 내봐도 좋을 일이 있다. 그들이 부리는 욕심이 세상 밖으로까지 퍼져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