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은 조기를 소금에 절여서 진상하였다. 영광의 굴비가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그곳의 조기가 알을 통통히 밴 곡우 때 잡은 조기에 알맞은 염장 간, 즉 아가미에 소금을 넣는 섶간을 한다. 전통을 지키며 영광 굴비를 연잎을 이용한 염장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여념이 없는 (주)미성영어조합법인의 박상규 대표를 만나 영광굴비의 참맛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참조기로만 만든 영광굴비의 비결
굴비하면 단연 영광 법성포다. 고려 때부터 유래되어 온 영광굴비는 예부터 임금님의 수랏상에 으뜸으로 오르는 법성포 생산의 특산품이다. ‘굴비’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이자겸에 의해 유래된다. 그는 중복되는 인척관계를 맺고 권세를 독차지하고 은근히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게 되었다. ‘이자겸의 난’이 숲으로 돌아가고 영광 법성포로 유배된 그는 유배지에서 굴비를 먹게 되었고, 마침내 칠산 바다에서 잡은 조기를 소금에 절여서 진상하였다. 그리고는 결코 자기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한 아부가 아닌, 뜻을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를 굴비(屈非)라 명명하였다. 그때부터 영광굴비는 임금님의 수랏상에 진상되고 영광의 명물로 등장하여 각광을 받게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서 말린 것이다. 조기류는 모두 민어과에 속하며 한국 연안에서 잡히는 것은 5속(屬) 12종(種)에 달한다고 하지만 영광굴비는 신선한 참조기로만 가공한다. 동지나 해역에서 월동한 조기가 해빙기가 되면 산란을 위해 북상하는데, 4월10일부터 30일 사이 영광 법성포 칠산 앞바다를 지날 때 가장 알이 충실하고 황금빛 윤기가 있어 이 때 잡은 참조기를 가공 건조한 것을 영광굴비라 한다.

영광의 굴비가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그곳의 조기가 알을 통통히 밴 곡우 때 잡은 놈이기도 하려니와 독특한 염장법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알 밴 조기를 소금물로 씻어 사흘 동안 절이는데 타 지역에서는 물에 소금을 타서 절이는 물간을 하는 반면, 영광은 기호에 알맞은 염장 간, 즉 아가미에 소금을 넣는 섶간을 한다. 아가미 안에 소금을 넣어 염장함으로써 내장을 통해 굴비 전체에 간이 고루 퍼져 꼬리나 몸통이나 간이 균등한 것이다.
“염장법은 손이 많이 가고 조기의 크기에 따라 간하는 시간을 조절하는 일이 까다로워 법성포 외 타지역에서는 하지 못하는 특별한 방법이다. 법성포에서는 이를 외지인에게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특히 영광 굴비는 법성포의 특수한 자연환경, 지리적 기상요인, 서해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의 영향으로 자연 건조 시 건조조건이 월등하고, 예로부터 1년 이상 간수가 빠져 유일하게 핵비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천일염으로 염장하여 다른 지역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영광의 굴비’를 지켜오고 있다.
법성포 굴비와 연잎과의 만남, 연애하실래요?
법성포의 영광 굴비가 뛰어나다면 그 중의 화중화는 미성의 ‘연애(蓮愛)’가 아닐까 싶다. (주)미성영어조합법인에서 영광굴비를 브랜드화한 네임이 ‘연애’이다. “다들 무슨 찻집인줄 안다”며 웃는 박상규 대표의 말처럼 쉽게 ‘굴비’를 떠올리기는 어렵지만, 그 의미를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만큼 근사한 어울림이기도 하다.
연잎에는 로메린, 누시페린, 아노나인, 아르메파인, 구연산 및 천연 유기산, 탄닌, 철분, 칼슘, 섬유질 등의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있다. 이러한 연잎을 이용해 조기를 염장하면 굴비를 가공하여도 조기에 풍부하게 함유된 미오신, 아스파라긴산, 글루탐산 등의 영양가 손실이 거의 없으며, 굴비의 저장성을 높이고 육질은 더욱 쫄깃하게 하면서, 특유의 비린내는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미성영어조합은 이러한 연잎을 이용해 굴비의 맛을 더하는 신기술로 ‘연애’라는 새로운 굴비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전남대학 및 남부대학 교수진과 기술개발 및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는 박상규 대표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굴비, 삼치, 고등어를 넘어 다양한 수산물에 이를 접목하고자 하며, 품목의 다변화를 기반으로 나아가 수산물제조 전문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
현재 미성에서 판매하고 있는 ‘연애’ 상품은 크기와 품질에 따라 한 두릅에 1만 원하는 상품부터 300만 원하는 상품까지 다양하며, 법성포 간간한 바닷바람에 말린 최고급 마른 굴비와 마른 굴비의 비늘을 벗겨 자근자근 두드리고 갖은 양념을 해 고추장에 3개월 이상 숙성시킨 고추장굴비, 잘 손질되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낱개 포장되어있는 진공 굴비, 진공 삼치, 진공 고등어도 있다.
HACCP시설로 영광굴비의 전통을 지키다
“기존 영광 굴비 생산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건강 식재료’로 영광의 굴비를 재인지 시키고자한다. 그 선두에 미성의 브랜드 ‘연애’가 앞장서겠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영광굴비는 깨끗한 물로 3-4회 수세과정을 거쳐 자연 건조시킨 무공해 자연식품으로, -40℃이하에서 급속 냉동시켜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급속냉동방법은 신선도에 문제가 되는 냉장보다는 맛의 변화가 없고 현대인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반건조 굴비의 유통을 가능하게 한다.

“법성포 영광굴비 제조업체들은 영광굴비의 전통을 지키려는 자존심으로 품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이점을 대외에 알리기 위해 항상 공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제조과정 전체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이미 ‘영광굴비’를 대외에 알리는 커다란 창구이다. 그는 2003년 (주)미성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할 때부터 이쪽 업계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법인을 설립한 그 해 7월, 미국 시장 진출했으며 2006년엔 서울, 경기, 현대 백화점 4개점에 입점하고, 뉴욕, LA 등 해외 진출시장을 확대해 왔다. 현재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도 수출판로를 개척했으며, 2009년 전라남도에서 9억 원을 지원받아 규모 600평의 HACCP설비를 갖추게 되었다.
“시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말하는 박 대표지만, 시설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상품을 연구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상품의 포장에서 팸플릿 제작까지 남다른 세련된 미(美)를 선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영광 굴비 산업 자체의 질을 향상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끝으로 박 대표가 전하는 좋은 굴비를 고르는 법은 “어체나 표피에 상처가 없고 깨끗하며 크기가 일정하고 고른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깔은 황금색이 아닌 잘 말라서 연한 회색을 띄는 것이 좋으며 윤기가 있고 건조 상태가 너무 심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주)미성영어영농조합법인의 박 대표와 직원들은 ‘연애’를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가장 좋은 먹을거리로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위해 신선한 재료와 위생적인 시설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