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7일 오늘, 김형욱(金炯旭) 전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종적을 감춘다. 그는 한 동양인과 함께 호텔에 들른 뒤 저녁에 카지노에 들른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는 1963년 7월부터 1969년 10월까지 중앙정보부장을 지내다 물러난 뒤 1973년 미국으로 망명했었다. 이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박정희 정권에 대해 고발하는 등 반정부 활동을 벌였다.
1979년 10월 1일 홀몸으로 프랑스로 떠났다가 같은 달 7일 실종된 이래 여러 가지 살해설이 제기됐다. 그러 던 중 지난 2009년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이중(二重) 스파이 출신의 프로페셔널 킬러에게 암살당한 사실이 30년 만에 밝혀졌다.
이 사실은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이 발간한 ‘박정희 시대의 마지막 20일’에 수록되어 있다.
김 전 의원의 책에서 조 씨가 밝힌 암살 정황에 따르면, 암살 실행조는 2명이었고 이들은 중정(中情·국가정보원의 전신) 요원 3명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한 중정 요원은 김형욱에게 한국 성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유인했고, 밖으로 나온 김 전 중앙정보부장은 이들이 안내한 차(캐딜락)을 탔다. 캐딜락에 오르자마자 조 씨에 목이 꺾여 실신한 김 전 중앙정부부장은 파리에서 서북부 방향으로 4㎞ 떨어진 양계장에 있는 닭 사료용 분쇄기에 넣어 처리 됐다.
양계장의 관리인은 알제리 출신 노인으로 조 씨와 한 조였던 곽 모씨는 전날 닭을 구입하는 척하며 노인과 안면을 텄다. 암살 당일, 곽 씨는 노인에게 술을 사준 뒤 취해 잠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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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7일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한 동양인과 함께 호텔에 들른 뒤 저녁에 카지노에 들른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로부터 30년 후 김형욱 실종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