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자연과 함께 몸속까지 개운해지는 약수(藥水) 한모금! 톡 쏘는 물맛도 물맛이지만 약수터가 있는 곳은 경치도 그만이다. 지친 일상,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산행과 몸에 좋은 약수를 마시며 여독을 풀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자연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생명수 '부엉바위 약수'
남산의 산책로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그 산책로를 따라 남산 중턱까지 올라서면 '부엉바위'라고 불리는 큰 바위 밑에서 흘러나오는 약수가 있다. 예로부터 부엉약수터가 남산에서 가장 기가 세고 터가 좋다는 설이 있어서 인지 맛이 좋고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특히 이 곳은 선조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하면서 삶의 기운을 얻었던 곳이다. '부엉바위 약수'는 소화 장애를 없애주며 장관의 유동작용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한다. 특히 빈혈환자가 오래 복요하면 빈혈증상이 해소되는 깨끗한 생명수이다.
강화-석모도의 신비한 '해암약수'
석모도에서 일주도로를 타고 가다가 한가라지 고개를 만나면 근처 바닷가에서 해암약수를 찾을 수 있다. 갯벌 중간에 바위들이 있고 그 중간에 600m 해저에서 솟아오르는 시원하고 달콤한 천연약수가 바로 그것. 그러나 이 해암약수는 밀물때는 약수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물맛을 보려면 물때를 살피는 게 가장 중요하겠다. 예로부터 신비한 약수로 알려진 해암약수는 위장병, 당뇨병, 성인병,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해 옛날 멀리 중국에서까지 이 물을 길으러 수만리 길을 배를 타고 왔다고 하는 얘기가 전해진다.
충북-신효(神效)의 물 '초정약수'
청주에서 동북쪽으로 약 16㎞지점에 위치한 초정약수는 세계 3대 광천 중의 하나로 약 600년전에 발견되었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에 세종대왕이 이곳에서 60일 동안 머물며 눈병을 고쳤으며 세조도 피부병을 고쳤다는 유서 깊은 기록이 있는 신효의 물 ‘초정약수’는 지하 약 100m 석회암층에서 솟아 나오는 라듐성분이 다량 함유된 천연 탄산수이다. 매콤하고 차가운 초정약수는 고혈압, 당뇨, 위장병, 피부병, 안질 등의 치료에 효능이 있어 일찍부터 널리 알려졌으며, 특히 예로부터 7~8월 한여름에는 초수의 약효가 제일 좋다고 하여 복날과 백중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목욕을 하며 더위를 시켰다고 한다.
강원-한국의 명수 '방동약수'
강원도 인제의 방동약수는 방동리 방태산자연휴양림 근처에 숨어있는 약수로 벚나무 아래 암반에서 솟아난다. 탄산 성분이 많아서 '톡' 쏘는 맛이 강하고, 철, 망간, 불소가 들어있어 위장병과 소화촉진이 좋아 '한국의 명수'로 지정될 만큼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비의 물이다. 조선시대에 어떤 심마니가 커다란 산삼을 캤는데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약수가 솟았다는 전설이 있는 방동약수는 주변에 수령 300년의 노송과 엄나무가 무성하여 관광지 및 휴양지로 이용된다.
울릉도-장군의 푸른 용맹 '도동약수'
도동약수공원은 울릉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이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커피를 끓이면 암흑색으로, 하루쯤 지나면 녹물이 섞인 것처럼 변하는데 여기에는 옛날 왜군과 싸우던 장군의 갑옷을 도동약수 근처에 묻었더니 그 갑옷이 녹으면서 쇳물이 약수가 되어 흘러내린다는 전설이 있다. 도동약수가 빈혈, 소화불량, 제산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면서 울릉도를 찾는 이들에게 절대 빠지지 않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도동약수공원 근처에는 울릉도의 민속유물과 선조들의 생활상을 전시한 향토사료관과 독도에 관련된 각종 역사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독도박물관도 있어 한껏 재미를 더한다.
제주-무병장수 기리는 '됏새미 약수'
약수가 흐르는 절 약천사(藥泉寺)에는 혜인스님이 본격적인 불사를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됏새미'라 불리는 수질 좋은 약수가 있었다. 과거 김평곤 거사가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고 있을때 약천사터에 있는 약수물을 마시고 완쾌되었고 출가 후에도 그곳에서 작은 초막을 지어 부처님을 모시고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져온다. 현재도 약천사 회주실 앞에는 그의 부도탑과 수행했던 자연굴이 남아있다. 마을 사람들 역시 이 약수를 마시고 기갈 해소는 물론, 많은 사람들의 병이 낳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도 약천사 연못위에는 사시사철 연못으로 물을 흘러 보내는 약수터가 남아있고 아직도 많은 불자들이 이 물을 즐겨 마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