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내부보고, ‘부지위험’ 자의적 삭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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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내부보고, ‘부지위험’ 자의적 삭제 의혹
  • 정대근 기자
  • 승인 2010.09.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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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정부외압 의혹 제기

경주 방폐장의 지하시설 상세설계를 담당한 S설계용역회사가 8월 17일자로 한국전력기술(주)에 제출한 내부 보고서가 문제가 되자, 13일 만에 ‘부정적 분석 내용’은 모두 삭제한 채 다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승수 의원실은 익명의 제보를 통해, 지난 8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S업체가 한국전력기술에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 경주 방폐장의 ‘부지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므로 사일로의 규모와 형태 등 기본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음을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어제 한국전력기술(주)로 부터, 8월 30일자 보고서를 제출받아 확인 해 본 결과, 8월 17일 제출된 내부 보고서의 양식과 내용이 거의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조승수 의원실이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제기한 부분들, 즉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 ‘사일로 6기 모두 5등급 이하의 암반에 위치’, ‘파쇄대의 영향 범위에 위치’, ‘기본계획에 대한 재검토’ 등 부정적인 분석내용들만 모두 삭제되어 다시 제출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승수 의원은 “정부, 방폐공단에서 용역업체에게 외압을 가하지 않고서야 불과 13일 만에 이렇게 완전히 다른 검토보고서가 어떻게 제출될 수 있는가”라면서 외압 의혹을 제기하였다. 또한 “만약 외압을 통해 검토보고서의 내용을 뒤집도록 한 것이 사실이라면, 장관과 방폐공단은 사실 은폐를 넘어선 범죄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수 의원이 어제 열린 예결산위 종합질의에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을 상대로 외압여부를 따져 묻자 최경환 장관은 “업체가 스스로 알아서” 변경한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하지만, 조승수 의원은 “외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알아서 스스로’ 13일 만에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검토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라면, 이 검토보고서는 객관적 신뢰성을 상실한 것이며, 눈치보기에 연연하는 해당 설계업체는 자격 미달, 부적격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으로 그 용역 계약은 파기”되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승수 의원은 “경주 방폐장의 안정성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의혹을 가지는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명쾌하게 해명하고, 검증해 나가는 것은 의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스스로 문제를 축소시키고 덮고 가려하면 할수록 의혹과 불신만 더 커 질 뿐“, “정부에서 이번 사건의 진위여부를 명확하게 가리고,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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